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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영화 ‘댓글부대’의 김성철 배우를 만나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영화로 각색해 만들었다.

김성철은 그중 돈벌이 수단으로 온라인 여론을 조작하는 댓글부대 팀알렙의 찡뻤킹을 맡았다. 빠른 두뇌 회전과 상황 판단은 물론 여론 조작을 주도하는 리더다. 3월 20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영화와 캐릭터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3월 중순이지만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한창인 쌀쌀한 오전, 김성철은 “오늘의 느낌이자 지적으로 보이고 싶었다”라며 포인트를 준 안경을 뽐내며 스타일링에 신경 썼다는 말을 덧붙였다. 자신의 애장품으로 꾸민 멋스러움을 보이며 <댓글부대>의 찡뻤킹을 설명했다.

그는 2014년 뮤지컬 [사춘기]로 데뷔해 [베르테르], [스위니 토드], [로미오와 줄리엣] 등 뮤지컬 분야에 존재감이 크다. <82년생 김지영>, <올빼미>,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 [아스달 연대기, [그 해 우리는] 등 다양한 역할을 선보였다. 공개를 앞둔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까지 팔색조로 변신하는 배우다.

<올빼미>의 소현 세자를 맡아 짧은 분량에도 선 굵은 존재감을 과시한 바 있다. 2023년 제28회 춘사국제영화제에서 <올빼미>로 신인남우상을 받은 이후 많은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댓글부대>는 이후 주연을 맡은 첫 작품이다. “워낙 작은 역할부터 시작해서 분량에 연연하지 않는다. 다만 역할을 맡으면 그만큼 따라오는 책임감은 크다”라며 경력이 쌓여 갈수록 무거워지는 부담감이 있다고 설명했다.

-댓글부대의 실질적 리더지만 찡뻤킹은 무엇을 하고 싶은 건지 목적이 드러나지 않는 캐릭터다. <댓글부대> 참여 계기가 궁금하다.

“안국진 감독님의 팬이라서 재미있게 작업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선택했다. 원작은 읽어봤지만 감독님이 소재만 가져왔지 영화는 다를 거라는 명확한 관점이 있었다. 그래서 찡뻤킹을 연구할 때 원작을 보면서 만들어 나가지는 않았다. 대신 스타일링에 신경 썼다. 강렬하고 화려한 콘셉트도 많았는데 적당한 선에서 골라 지금의 찡뻤킹이 완성되었다.

(대본에 충실했지만) 찡뻤킹은 궁극적인 목표가 정해지지 않은 인물이라 표현하기 어려웠다. 처음에는 알바로 시작했다가 댓글부대가 된 상황이다. 제가 개인적으로 명확하고 긍정적인 성격이라 감독님께 찡뻤킹에 대해 물어봤었다.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이 부정적이었다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땐 뭐든 부정적으로 봐서 주변에서 왜 이리 화가 많냐고 했던 기억이 난다. (웃음)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애매한 인물의 모호함을 명확하게 그렸어야 했나 싶다. 시간을 되돌린다면 감독님과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찡뻤킹의 모호한 성격을 더 모호하게 그리기 위해 명확한 표현을 했을 거 같다. (웃음)”

-캐릭터의 불분명함 때문인지 결말부에 정의감을 따라가는 것 같이 보이기도 한다.

“찡뻤킹은 평생 만날 일 없는 대기업 임원을 댓글부대를 하면서 만나게 된다. 감당할 수 없는 현실을 이겨내지 못해서,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겠고 혼란스러운 거다. 그래서 팹택이 견고한 자신만의 정의감을 무너트렸다고 핑계 대는 거다. 가만히 두라는 건데 갈등이 깊어진다. 내면의 갈등 때문에 표현하는 게 더 어려웠다. 애매함 속에 다 있다.

처음에는 재미로 시작, 하다 보니 정의감을 찾다가, 죄책감이 드는. 이 말도 안 되는 일들을 이해시키고 정당화하는 것이 이번 작업의 핵심이었다. 정의감에 취해서 점점 현실을 본인이 이겨내지 못하고 그걸 무너트린 동료에게 벌주겠다는 것도 아니다. 정답이 없다. 관객분들이 보시고 주관적으로 해석해 주리라 믿는다”

-‘100% 진실보다 진실이 섞인 거짓이 좀 더 진실에 가깝다’는 대사는 의미심장하다.

“가상의 인물을 완벽하게 구현하기도 허접하게 하기도 어렵다. 어찌 보면 가상의 인물이 아닐 수도 있다. 그 아리송한 중간 지점이 무엇일지 찾는 게 숙제였다. 제보도 누가 할 것인가 여러 버전이 존재했다. 시작과 최종 목표가 개연성에 때문에 계속 변화했다”

-회색인간을 찡뻤킹이라고 생각해도 될까. 매력 포인트를 꼽자면 무엇인가.

“명석함을 강조하고자 했다. 눈알 굴러가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계산적으로 보였으면 했다. 핸드폰을 보면서도 귀가 열려 있고, 상황 파악을 하면서 뭔가 계속하고 싶어 하는 친구로 보이게끔 설정했다. 열심히 준비했었는데 영화를 보니 표현 방식을 더 공부해야겠다고 느꼈다”

-팀알렙의 팀워크가 좋아야 했던 영화인만큼 케미스트리를 위해 많은 시간을 가져야 했을 것 같다.

“셋이 모이는 신을 재미있게 만들어 내기 위해 리허설을 자주 했고 그 과정 자체가 즐거웠다. 애드리브도 있었다. 저 혼자만 말을 많이 하면 팀처럼 안 보일 것 같아서 서로 적절히 1/3로 나눈 것 같다. (웃음) 포지션이 있지만 한 팀인 축구처럼 팀알렙도 역할 분담이 있다. 저는 일거리를 물어오고, 찻탓캇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팹택은 글을 퍼 나른다. 성격도 제각각이다. 팹택은 적극적이고 찻탓캇은 관망하며 큰 그림을 본다”

-다양한 작품을 꾸준히 해오며 열일 이미지가 확고하다. 작품마다 선구안이 탁월한데 선택 기준이 궁금하다.

“저를 찾아주는 분과 일하고 싶다. 그래야 제가 원하는 게 뭔지, 추구하는 연기 방향성을 잘 알아주니까. 작품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같은 뜻을 품은 사람이라는 거다. 물론 캐릭터도 중요하지만 함께 하는 배우, 감독, 스태프와 만났을 때 같은 방향으로 보느냐가 중요하다. 아무리 캐릭터가 좋더라도 방향성이 다르면 선택하지 않는다. 영화를 만드는 과정도 재미있어야 연기에도 분위기가 담긴다”

-김성철하면 ‘티라미수 케이크’가 연관 검색어로 뜬다. 뮤지컬 배우기도 해서 가수 제안도 올법하다.

“벚꽃 연금 정도는 아니고 밥 한 끼 먹고 커피 사 먹을 정도다. 봄 되면 그 노래가 알고리즘으로 뜨더라. 드라마 [투제니]에서 박정민이란 역할로 부른 노래인데 마치 그걸 김성철이 부른 것처럼 돼서 꼭 정정하고 싶었다. (웃음) 뮤지컬도 하니까 가끔 노래 요청이 온다. 음악을 좋아하지만 노래에 자신은 없다. 아직도 노래 부르라고 하면 손 떨리고 심장도 터질 듯하다.(웃음)

뮤지컬은 자신 있게 하겠지만 김성철로 노래하는 건 힘들다. 뮤지컬도 연기의 일환이라고 생각하니까 하는 거다. 고은이가 <영웅>때 제가 조언해 줬다고 말했나 본데 과장된 거다. (웃음) 조언까지는 아니고 뮤지컬 넘버는 표현 이유가 있다고 설명해 줬을 뿐이다. 음가가 붙어 있는 대사고 의미가 들어간 악기와 멜로디라고 말해줬다. 의미를 파악해서 노래하면 좋다는 말은 해준 정도였다”

-[지옥 2]에서 교체 투입되었는데 부담감은 없나.

“어차피 시즌 2 고 다른 이야기라서 부담감은 없었다. 지금 보다 9kg 정도 감량한 상태였는데 재미있게 촬영했다. 공개된 스틸에 대한 여러 코멘트는 사진 한 장으로 판단할 수는 없으니까 일단 공개되어 봐야 할 것 같다”

-영화 <댓글부대>의 개봉을 앞두고 있다. 볼까 말까 망설이는 분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댓글부대>는 일단 신선한 영화다. 저도 라인업을 보고 이 조합이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합류하게 되었다. 오프닝과 전개 방식도 심상치 않다. 특이하고 처음 보는 장면도 많을 거다. 내용 자체도 재미있어서 지루함 없이 볼 것 같다”

글: 장혜령

사진: (주)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댓글부대 감독 안국진 출연 손석구, 김성철, 김동휘, 홍경, 안국진 평점 정보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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