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식의언론=신광조 객원논설위원]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일을 잘 못하는 이유는 딱 한가지입니다. 그 일 자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저는 일은 괴롭지만, 재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기어이 찾아내서 도전하고 시련을 겪고 기필코 성공을 시켜서, 다른 이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것, 여기에서 느끼는 희열은 말로 다 못합니다.
우리나라 공무원들은 중간 난이도 일은 잘 합니다. 또 완벽한 수준은 아니지만, 비교적 청렴합니다. 사명감도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문제가 복잡하게 꼬이거나 처음 만나는 일은 잘 못합니다. 왜 그럴까요?
세계에서 일을 가장 잘 하는 사람들은 유대인입니다. 미국에서 유대인들과 어울려 본 적이 있는데, 우월감이 강해서 사람을 기분 나쁘게 하는 것도 있지만, 정말 배우고 싶은 점도 있었습니다. 왜 사느냐고 물으면, 그들은 ‘티쿤 올람’을 말합니다. “To heal and to improve the world(세상을 치유하거나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세상을 만들기 위해 )”라는 뜻입니다.
그들은 삶을 하나님과 함께 창조하는 사역으로 봅니다. 하나님을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백’을 믿지 않습니다. 하나님과 자기가 공동 책임 하에 공동으로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신 가방(백)은 에르메스나 디요르 브랜드가 아닙니다. 자신이 타인을 위해 세상을 낫게 하기 위해 피와 땀을 흘릴 때, “그래 수고한다. 난 너를 믿는다.”는 하나님의 조용한 응원입니다.
유대인, 그들은 일을 신나고 재미있게 합니다. 심지어는 하지 말라고 옆에서 아무리 말려도, 아무도 보지 않는 곳에서 일합니다. 저는 한국의 전통 이념인 ‘홍익 사상’ ‘밝은 누리’ 사상도 ‘티쿤 올람’ 사상 못지않다고 생각합니다만, 우리는 그 의미를 거의 다 잃어버렸습니다.
유대인은 여아는 12세, 남아는 13세 때 ‘바르 미츠바’라는 성인식을 갖습니다. 성인식 때 2가지를 줍니다. 하나는 아이가 세상에서 해야 할 일에 대한 사명감을 심어줍니다. 다른 하나는 사회정착금 8천만원 정도를 친지나 이웃이 모아서 주는 것입니다.
저는 ‘바르 미치바’를, 바로 미치는 것을 시작하는 날로 해석합니다. 그 청년들은 그 돈을 종자돈으로 삼아, 세상을 위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습니다. 공부를 더하고 싶은 이도 있고, 영화를 만들고 싶은 이도 있고, 당뇨병 환자에게 편리한 신발과 음식을 계발하는 이도 있습니다. IT 산업 분야에 뛰어드는 청년도 많습니다.
저는 우리도 이렇게 해야 된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저는 배우고 공부한다는 것이 제 잘 난 척 하거나 아는 척하거나 훌륭하게 보이게 하기 위한 데, 그 목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아닌 다른 이들을 기쁘게 하거나 즐겁게 하거나 건강하게 하거나 돈을 벌게 하는데 기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만들어 기필코 실행하고 싶은 일 중 하나가 ‘사회공공 서비스 확충 5개년 계획’입니다.
국방의무처럼 사회공공 복무를 의무화하는 것입니다. 군 입대 시기가 오면 국방의무 범위를 넓혀, 입영하거나 중소기업이나 중견기업에 근무하거나, 내가 살고 싶은 대한민국 가꾸기 등 셋 중 하나를 택일하여 25개월 근무를 즐겁게 합니다. 근무기간 중 매월 약 200만원을 적립시켜줍니다. 공공의무 서비스를 마치면 적립금 5천 만 원에, 은행 융자 5천 만 원 등을 합쳐 약 1억 원을 손에 쥐게 됩니다. 그 돈이 씨앗이 되어 인생을 활기차게 개척하라는 것입니다.
또 60세가 넘은 ‘젊은 노인’ 계층은 희망에 따라 21세기형 새마을 운동에 참여합니다.보수는 반으로 주나, 보람은 2배가 되는 일을 합니다. 요즘 농촌 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기업 활동 자문도 기술지도도 할 수 있고, 농어촌 콜 버스나 콜택시 운전도 할 수 있습니다. 아직 청춘인 젊은 노인은 젊은이들보다 일 더 잘합니다. 재래시장을 멋지게 꾸밀 수도 있습니다. 해외에 나가 한국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봉사도 할 수 있습니다. 청년과 노인계층들에게 하고 싶은 일만 찾아주어도 이 나라는 행복한 사람들로 넘쳐납니다.
우리나라의 정치 행정 지도자에게 널려있는 정말 못된 망국의 풍조 중 하나는, 자기보다 생각이 깊고 아는 것이 많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절대로 인정하지도 않고 찾지도 않고, 그런 사람을 쓰지도 않고 현명한 자의 말은 절대로 듣지 않는 것입니다.
기껏해야 자기와 비슷한 수준이거나 좀 덜 떨어져 자기가 데리고 놀기좋은 사람만 씁니다.
#유대인성인식, #바르미치바, #티쿤 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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