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라인 침공전]⑥정부 “국내 기업에 불이익 발생하면 양국 협정에 의거해 공식 대응”
네이버가 공들여 키운 글로벌 메신저 ‘라인’이 일본 정부의 먹잇감이 될 위기에 놓였다. 미국의 틱톡 강제매각법처럼 각 나라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넘어 외국 플랫폼 사냥에 직접 뛰어드는 시대, 한국 IT산업이 처한 상황과 대처 방안을 짚어본다.
정부가 일본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 일본 현지 투자에 대한 우리 기업의 권리가 지켜져야 한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우리 기업에 대한 불이익이 가해진다면 양국 협정에 따라 적극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현재까지는 일본정부가 해당 기업에서 발생한 문제에 대한 보완·개선을 요구한 상태인 만큼 기업 단위에서의 대응책 마련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외교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일본 정부가 행정지도 차원에서 접근한 상태인데, 일각의 우려대로 ‘지분을 팔고 나가라’는 수준이 된다면 우리도 정부 차원에서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 내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불이익이 발생하거나 자본적 통제 등이 가시화되면 양국이 맺은 협정 등에 의거해 공식적으로 대응하고 국제사회 등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 그런 단계는 아니다”라고 했다.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사이버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하며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에 나섰다. ‘자본 관계 재검토’라는 부분이 포함돼 네이버에 지분을 팔고 일본에서 떠나라는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됐다.
당장 논란이 가속화되면서 일본 정부가 진화에 나섰다. 일본 총무성 관계자는 행정지도의 목적이 ‘적절한 위탁관리를 위한 거버넌스의 재검토를 요청한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매각에 따른 철수가 아닌 경영·조직 관리 등에 대한 강화를 요청했다는 의미다. 자본의 재검토를 ‘특정’한 것이 아니라는 부연 설명도 있었다.
이에 정부는 아직 적극적으로 개입할 단계가 아니라는 것.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일본 총무성의 라인야후 행정지도는 한일 외교관계와는 별개의 사안으로, 과기정통부는 네이버와 협의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네이버 편에서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겠다는 의미다. 이어 “행정지도가 7월1일까지라 계획을 제출해야 하는 등 네이버 입장에서도 고민할 부분이 많다”며 “네이버 입장을 생각해서 행동해야하기 때문에 (일단) 계속 소통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과 일본은 여러 협정으로 경제 관계가 얽혀있다. 2003년 1월 투자협정(BIT)이 발효됐다. 한일 투자협정은 양국 투자자가 상대국에 투자를 하는 단계에서부터 내국민대우(자국투자자와 동등한 대우)를 부여하도록 규정한다. 2020년 11월에는 한·일·중을 포함해 호주, 인도네시아 등 15개국이 역내 무역자유화를 위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을 최종 타결했다. 현지 투자에 대한 기업의 권리 보호 구제책이 다양하다는 의미다.
정부 관계자는 “양국은 경제 협력을 강화하고 공급망 안정화 등의 부분에서 상호 협조해야 하는 관계”라며 “아직까지 양국이 맺은 협정을 검토하거나 일본 정부에게 공식 항의할 만한 단계가 아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긴밀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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