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 사진=DB |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하이브와 산하 레이블 어도어 민희진 대표 측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은 지난달 22일,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이브가 어도어 경영진인 민희진 대표와 임원 A 씨 등이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정황을 포착하고 감사에 나섰고, 민 대표의 사임을 요구하는 서한도 발송했다.
이에 대해 민 대표는 “하이브의 레이블 중 하나인 빌리프랩의 아일릿이 뉴진스를 카피”하면서 갈등이 생겼다고 반박하면서 “어도어가 카피 사태를 포함해 일련의 행태에 관해 공식적인 문제 제기를 하자 시간을 끌더니 갑자기 해임 절차를 밟는다고 통보했다”고 의혹을 부인했다.
해당 입장문을 두고 본질 흐리기라는 반발이 빗발치자 민 대표는 “회사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어떤 투자자도 만난 적이 없다”며 “제가 가진 18%의 지분으로 어떻게 경영권 탈취가 되냐”고 재차 주장했다.
그러나 이후, 하이브가 감사 과정에서 발견한, 경영권 탈취 계획이 담겼다는 문건을 공개하면서 여론은 민 대표에게 불리하게 흘러갔고, 민 대표는 2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며 눈물과 욕설로 격양된 감정을 여과 없이 쏟아냈다.
민 대표는 경영권 탈취 의혹 증거로 하이브가 제시한 카톡과 메모에 대해 “경영권 찬탈 관심 없다” “사담을 이렇게 매도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서 하이브와 주주간 계약 관련해서 협상할 사안이 있는데 협상이 잘 되지 않았던 상황이 있어 스터디가 필요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민 대표는 오히려 하이브로부터 각종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며 하이브가 배임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하이브를 배신한 게 아니라 하이브가 저를 배신했다고 본다. 써먹을 만큼 써먹고 이제 필요 없으니까 저를 찍어누르기 위한 프레임으로 정확하게 느껴진다. 전 오히려 거꾸로 묻고 싶다. 제가 뉴진스로 엔터업계 30년 역사상 2년 만에 이런 실적을 낸 사람이 없었다. 실적을 잘 내고 있는, 주주들한테 도움이 되고 있는 계열사 사장을 이렇게 찍어누르려고 하는 게 배임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는 12가지의 항목을 나눠 반박에 나섰다. 특히 하이브는 ‘경영권 탈취가 농담, 사담이었다는 주장’에 대해 “여러 달에 걸쳐 동일한 목적 하에 논의가 진행되어 온 기록이 대화록, 업무일지에 남아 있다. 긴 기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제 3자의 개입이 동반되면 더 이상 사담이 아니라 계획과 이에 대한 실행이 된다”고 반박했다.
또한 주주간 계약에 대해 민희진 대표가 회사로선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액수를 제시해 대화를 파국으로 이끌었다면서 “정작 아티스트를 볼모로 회사를 협박하고 있는 쪽은 민 대표다. 보상안이 받아들여지면 좋고, 받아주지 않으면 관계를 끝낼 빌미로 삼으려 하고 있다. 수년간 민 대표의 반복되는 요구를 수용하고 타협해 왔으나 이번엔 이러한 요구가 경영권 탈취를 위한 소위 ‘빌드업’ 과정이라는 걸 알게 됐고, 시기와 상관없이 멀티레이블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감사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후 주주간 계약이 논쟁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민 대표는 어도어 설립 당시인 2021년, 총발행주식의 10%에 해당하는 스톡옵션과 13배 배수가 적용된 풋백옵션(시장 가격과 무관하게 지정된 가격에 지분을 되팔 권리)을 받았다. 풋백옵션을 행사할 경우, 하이브는 어도어의 2년간 영업이익 평균치의 13배에 민 대표 측 지분 비율(15%)을 적용해 지급해야 한다. 현재 기준으로는 약 1000억 원 규모로 추산된다. 여기에 총발행주식의 5% 현금 특별상여도 포함됐다.
이후 뉴진스가 크게 성공하며 민 대표 측은 보상을 요구했고, 하이브는 기존 지분 15%에 5%를 더해 20%(측근 지분 포함)로 지분율을 늘려줬다. 13배 배수가 적용된 풋백옵션은 지분 15%에만 걸려 있었다.
그러나 작년 연말, 주주간 계약 재협상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민 대표 측은 풋백옵션 상 배수를 기존 13배에서 30배로 올려줄 것과 추가된 5%에 대해서도 풋백옵션을 적용해달라고 요구했다. 민 대표 측은 지분 5%에 대해서는 마음대로 되팔 수도 없어 ‘경업금지 조항’ 때문에 노예 계약이라고 주장했다.
하이브는 5%에 대한 풋백옵션 적용은 수용했지만, 30배 배수 적용은 과도하다며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민 대표의 요구대로 30배 배수를 적용하면 풋백옵션 행사가는 기존 1000억 원에서 2400억 원 이상으로 배 이상 오르게 된다.
결국 돈이 문제였냐는 시선이 이어지자 어도어는 “하이브의 주장에 대한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려드린다”며 9가지 항목의 반박 입장을 내놨다.
어도어는 “주주간계약 관련한 억측과 왜곡이 난무하고 있다”며 “하이브는 풋옵션과 관련하여 민희진 대표가 30배수를 주장했다며, 마치 현재의 갈등이 금전적 동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호도하고 있다. 하지만 30배수는 차후 보이그룹 제작 가치를 반영한 내용으로, 여러가지 불합리한 요소를 가지고 있던 주주간 계약을 변경하는 과정에서의 제안 중 하나일 뿐이었으며, 협상 우선순위에 있는 항목도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이브는 작년 3월 주식매매계약과 주주간계약 체결 당시 민희진 대표에게 추가적으로 어도어의 지분 10%를 스톡옵션으로 약속했다. 그런데 법률자문 결과, 스톡옵션은 상법상 주요주주인 민희진 대표에게는 부여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러한 스톡옵션은 민희진 대표가 요구한 것도 아니고, 하이브가 제안한 것이었다.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가 기망했다는 판단을 지울 수 없었다. 하이브는 경업금지의무를 풀어주겠다는 제안을 했고, 민희진 대표가 이를 거절했다고 하지만 이 역시 사실이 아니다. 하이브는 8년 동안 의무적으로 재직하고 퇴직 후 1년간 경업금지의무를 부담하며, 풋옵션은 그 기간에 맞추어 단계별로 나누어 행사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주주간계약 협상이 진행되던 중 아일릿 관련 논란이 벌어졌고 현재까지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하이브 측은 “모든 사실관계는 수사 과정과 법정에서 명백히 가려질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양측의 대립이 첨예하게 맞붙는 상황이다. 반박에 반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하이브와 어도어의 갈등이 어떤 결말을 맞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스포츠투데이 윤혜영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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