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식의언론=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장]
우리는 차가운 보수가 아니라 따뜻한 보수요, 강자/부자가 아닌 약자와 동행을 중시하는 보수라는 것이 오세훈 시장의 지론이다.
그런데 기존에 진보가 만들어 널리 유포시킨 프레임이 있기에, 따뜻함을 강조하면 보수가 차갑다는 것이 연상된다. 약자와 동행을 강조하면, 보수는 강자/부자편이었다는 것이 연상된다.
상대가 유리한, 그것도 허구적 프레임에서는 싸우지 말아야 한다. 진보가 짠 프레임을 보라.
보수는 차갑다/비정하다/시장원리만 너무 강조하는데, 반해 진보는 따뜻하다/온정적이다/시장 폭력을 완충한다 프레임이 있다.
보수는 권위주의적인데, 진보는 탈권위주의적(민주적)이다는 프레임도 있다. 보수는 승자독식/각자도생 지향적인데, 진보는 함께/더불어 사는 세상을 지향한다는 프레임도 있다.
보수는 냉전과 전쟁을 불사하지만 진보는 평화와 화해협력을 중시한다는 프레임도 있다.
보수는 5.18 북한군 개입설과 부정선거론을 떠벌이며 역사와 상식을 부정하지만 진보는 5.18이 한국 민주화운동의 금자탑임을 믿는다는 프레임도 있다.
보수는 수구, 진보는 개혁 이라는 프레임도 있고, 보수는 강자/부자/기득권편, 진보는 약자/빈자/노동자/비기득권 편이라는 정말로 위력적이고 강고한 프레임도 있다.
오세훈 시장 식으로 얘기하면 보수는 따뜻한 보수, 약자와 동행하는 보수,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지향하는 보수, 탈권위주의적 보수, 한반도 평화를 중시하는 보수, 부자/기득권과 싸우는 보수, 5.18 정신을 높이 숭상하는 보수 등이 된다.
한마디로 진보가 정략적으로 제기하는 보수의 ‘허물 줄이기’가 오세훈의 비전이 된다. 진보에게 심판관 지위를 부여하고, 보수는 시험/심판을 통과하려고 노력하는 심판대상이 된다. 뭘 해도 어떻게 해도 낙제점을 받을 것이다.
조지 레이코프의 “코끼리는 생각하지마” 까지 갈 것 없다.
보수의 포지티브한 가치와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보수는 개항 이후 개화파의 맥을 잇는, 한반도에서 150년 간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서 근대화와 발전을 추구해 온 세력이라는 것, 지금 8부 9부 능선에서, 이씨조선, 김씨조선, 중국 공산당, 시대착오적 운동권과 포퓰리즘이라는 반근대화, 반발전 세력과 싸우는 세력이라는 것 등 거대 서사와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는 얘기다.
트럼프가 제시했다는 “Make America Great Again”의 한국 버전이 필요하다. 경제, 산업, 과학, 교육, 스포츠 등에서 2류 3류 국가로 전락하는 조짐이 역력한 나라, 부모 세대보다 자식 세대가 확실히 더 못 살고 팍팍한 세상에서 살 것 같은 나라에서 우파 보수 정당이라면 “Make Korea Great Again” 같은 느낌을 주는 포부와 비전이 필요하다. 당연히 이를 뒷받침하는 담대한 변화와 개혁 비전이 필요하다. 저성장, 저활력, 저출산, 고비용, 고갈등, 저열한 사회문화 등을 획기적으로 뒤엎을 비전을!
오세훈 시장은 좌파 프레임에서 뛰쳐 나와야 한다. 새로운 서사-정체성-비전을 통해, 보수의 가치비전과 진보의 온갖 패악질을 대비하고 부각시켜야 한다.
#오세훈따뜻한보수, #힘든토끼, #조지레이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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