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尹-李 회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선 당시 윤 후보 관련 보도가 있었는데 대선 이후 명예훼손 혐의로 언론인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가 이뤄진 것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고 한다. 민주당을 통해 전해진 대통령의 반응은 두 갈래였다. “보고 받지 않았다”와 “조작일 경우 국가 업무 방해 행위”였다. 실제 이렇게 답했다면 심각한 문제다.
보고 받지 않았다는 건 무슨 뜻인가.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뉴스타파‧뉴스버스‧경향신문 기자 등 언론인들이 대대적인 압수수색과 검찰 조사를 받았는데 이걸 모른다는 말인가. 검찰이 대규모 특별수사팀까지 꾸려 현직 대통령에게 불편한 기사를 썼던 언론인들만 탈탈 털고 있는데 정작 명예훼손 피해자는 이 사실을 모르고 있다는 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일인가.
이제라도 알았다면 윤 대통령이 조치해달라.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다. 대통령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 수사를 멈출 수 있다. 대통령은 가장 명확한 공인이며, 대통령 후보자에 대한 언론의 의혹 제기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자유롭게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는 대한민국 정도의 국력을 갖고 있는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조작일 경우 국가 업무 방해라는 입장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당장 ‘내가 곧 국가’라는 메시지를 줄 수 있고, 대선후보를 향한 언론의 검증 보도를 ‘업무 방해’로 바라본다는 점에서 최근 언론자유 위축을 우려하는 유권자들의 인식과 큰 괴리감을 드러내는 꼴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참모들에게 제대로 된 보고도 받고, 대통령 명예훼손 수사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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