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보식의언론=송영복 기자]
윤석열-이재명 영수회담은 처음부터 서로 합의될 수없는 의제를 놓고 진행된 것이다. 서로 자기 말만 하고 헤어지는 게 예정돼있었다. 하지만 양쪽 다 이를 ‘소통’이라고 포장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영수회담에서 가장 많은 성과를 거둔 쪽은 이재명 대표였다. 비공개회담에 들어가기 전 TV 생중계 되는 가운데 15분간 윤 대통령을 난타하는 공개발언으로 당당한 야당지도자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다. 이재명에게 ’15분’을 준 것은 대통령실의 뼈아픈 실책이었다.
하지만 윤 대통령도 나름대로 만족할 만한 성과가 있었다. 어쩌면 이렇게 면전에서 이재명에게 욕을 먹고도 이를 상쇄할 만한 ‘선물’을 받았기 때문이다.
회담이 끝난 뒤 대통령실은 회담 결과 브리핑의 앞자리에 내세운 것은 이런 말이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총론적·대승적으로 인식을 같이 한 부분은 있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의료 개혁이 필요하고, 의대 정원 증원이 불가피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이 대표가 의료 개혁이 시급한 과제이며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옳고 민주당도 협력하겠다고 했다.”
의대 증원 문제로 외통수에 몰렸던 윤 대통령에게 이 대표는 구원의 손길에 가까웠다. 영수회담은 양쪽 모두에게 정치적으로 이득이 된 셈이다.
양쪽이 윈윈한 영수회담에서 그 자리에 낄 수 없었던 이들이 ‘패자’가 됐다. 영수회담에서 이 대표가 ‘의대증원 원점 재검토’ 등의 발언을 해줄까 혹 기대했을 의사 집단은 이재명의 발언에 뒷통수를 호되게 맞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의사들에게는 여야 정치세력 어디에도 ‘우군’이 없다는 걸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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