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경영 전략 밝혀
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가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의 국내 시장 공세에 대응해 올해 상품과 고객 투자를 더욱 확대하겠다는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김 의장은 8일(한국시간) 진행한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중소기업을 포함한 국산 제조사 상품의 구매와 판매 규모를 지난해 17조원(130억달러)에서 올해 22조원(160억달러)으로 늘리고,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에 지난해 4조원(30억달러)보다 늘어난 약 5조5000억원(40억달러)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국내 시장) 진입 장벽이 낮으며, 소비자들이 클릭 하나만으로 다른 쇼핑옵션을 선택하길 주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중국 이커머스 업체와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장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객은 구매할 때마다 새롭게 선택하고, 더 좋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소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며 “우린 최고의 상품군과 가격,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이커머스 진출로 국내 유통시장에서 소비자 ‘락인(Lock-in)’이 녹록지 않은 현실을 고려해 고객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투자를 더욱 늘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김 의장은 구체적으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물류 투자를 통한 무료배송 확대 △ 한국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확대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 확대 방안을 제시했다.
김 의장은 “향후 몇 년간 수십억 달러의 자본 투자를 지속해 풀필먼트 및 물류 인프라를 강화, 배송 속도를 높이면서 도서산간 지역 등 오지까지 무료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쿠팡은 2026년까지 3조원 이상을 추가로 투자해 경북 김천, 광주 등 신규 물류센터 8곳을 운영하고 2027년까지 전 국민 5000만명 대상으로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물류 투자 확대가 한국 제조업체와 중소기업의 로켓배송 상품의 서비스 향상을 지원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쿠팡은 올해 한국산 제품의 구매와 판매에 22조원(160억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5조원 늘어난 수준이다.
김 의장은 또 무료 배송과 반품, 와우 멤버십 전용 할인 등에 올해 5조5000억원(40억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보다 33% 늘어난 수준이다. 그는 “지난 3월 MLB시즌 개막전은 물론, 매년 여름 한국에 생중계되는 세계적 수준의 유럽 축구 경기 등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를 무료 시청하는 혜택이 포함된다”며 “최근 전국 와우 회원에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는 소비자가 가장 반복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을 없앴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신선식품 무료 새벽배송 서비스인 ‘로켓프레시’ 사업을 통해 더 다양한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하고, 중소 제조사에 로켓배송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로켓프레시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수량이 70% 증가했으며, 농어촌 산지로부터 직매입을 늘려 농어민들에게 중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시간과 비용 모두 절약하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11달러(1만5000원)의 최소 무료 배송 금액으로 고객에게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식료품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자정까지 주문을 완료하면 아침 6시 전까지 문 앞 배송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로켓그로스(FLC·판매자 로켓)에 대해선 “판매 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0% 성장했다”며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인프라와 기술 투자 없이도 빠르고 무료인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천 명의 판매자에게 중요 지원이 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 등 프로덕트 커머스(product commerce) 사업의 매출은 1분기에 원화 기준 20% 성장했고, 1분기 국내 전체 소매시장 성장률(2%)보다 몇 배 이상 성장세가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1년간 활성 고객이 290만명 늘어난 것은 쿠팡이 다양한 상품을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최저가에 제공하기 위해 지속해서 투자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마켓플레이스) 매출은 8조6269억원(64억9400만달러)으로 전년동기 대비 20% 신장했다. 프로덕트 커머스 활성 고객 수는 2150만명, 고객당 매출은 41만8460원(315달러)으로 전년 대비 각각 16%, 3% 증가했다. 매출 총이익은 2조5625억원(19억29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36% 늘어났다.
김 의장은 “새로운 활성 고객 증가는 향후 비즈니스 성장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지난해 말 인수한 명품 플랫폼 파페치와 관련 “파페치의 여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며, 연말까지 연간 조정 에비타가 흑자에 근접하도록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1분기 파페치 매출은 3825억원, 조정 에비타(EBIT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411억원으로 집계됐다.
쿠팡이츠, 대만, 사업, 파페치 등을 포함한 성장사업(developing offering) 매출은 6억2000만달러(8236억원)를 기록, 전년 동기(1억4200만달러) 대비 4배 이상 늘어났음. 하지만 조정 에비타 손실은 1억8600만달러(2470억원)로, 전년 동기(4745만달러 손실)와 비교해 4배 확대됐다. 아직 초기 단계인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가 가속화됐고 파페치 통합에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거랍 아난드 CFO는 “파페치가 성장 사업에 편입되면서 성장 사업의 조정 에비타 손실은 올해 7억5000만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 의장은 “쿠팡이츠 무료배달을 시작한 지난 3월 전년 대비 고객과 주문 수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대만에서는 지난해 기준 2만1000개 이상의 한국 공급업체가 대만 시장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2024년은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제조업과 중소기업 파트너들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상품과 가격, 서비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새로운 ‘와우’의 순간을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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