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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종말 코앞인데 태평해서 더 무서운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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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워지는 날씨, 물난리, 전염병, 그로인한 농작물 작황 부진, 물가상승 등등 살기 팍팍해지는 지구다. 기후변화, 전염병, 불식, 혐오, 전쟁. 이대로 갔다가는 모두 망한다는 위기의식이 불러온 게 아닐까. 그래서 준비해봤다. 최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종말의 바보]를 기념해 지구 종말을 주제로한 두 편의 영화와, 시리즈를 모았다. ‘지구 종말’을 위기로 한 웃지못할 슬픈 작품이다. 씁쓸한 웃음, 황당한 미소, 당황스러운 마음이 든다면 제대로 본 게 맞다.

[종말의 바보] 남은 시간 200일, 무엇을 할 것인가?

지구와 소행성 충돌 D-200일부터 극의 시점이지만 미국의 발표는 300여 전이다. 두 시점이 교차되는 형식이다. 100일 정도가 지나고 보니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은 상황부터 시작한다. 하필이면 한반도가 충돌 지대에 들어간다는 뉴스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대한민국의 상황이다. 하필이면 한반도가 충동 지대에 들어간다는 뉴스로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된 대한민국의 상황이 그려진다.

사람들은 패닉에 빠져 도망, 약탈, 살인, 방화, 폭동, 자살 다양한 사회 혼란이 벌어졌고 계엄령이 선포되었다. 충돌을 믿는 사람들과 불신하는 사람들의 갈등, 범죄자들의 탈옥, 사이비 종교의 선동, 안전지대로의 이민 등 혼란에 빠진 세상이다. ​

그중 중학교 기술가정 교사 ‘세경(안은진)’은 제자의 죽음으로 극심한 트라우마를 겪게 되지만 끝까지 남아있는 제자와 웅천시 시민과 함께하려한다. 그 안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의 사연이 소개된다.

재난 블록버스터가 아닌 감정의 스펙터클이 터지는 인간 사이의 감정, 대립, 협력을 마주하는 진한 휴머니즘, 마지막까지 인간성을 지키려는 사람들이 고군분투를 담았다. 혼란과 불신이 가득한 사회를 웅천시 시민들만 질서정연하게 유지하고 있다는 게 아이러니지만 한정된 제작비 때문인지 전 세계의 실상은 다뤄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일을 하지 않고 종말까지 텃밭을 일구고, 닭을 키우며 자급자족하고 있다. 한국 돈은 무용지물이다. 달러나 배급권이 통용되며 슈퍼마켓에서 부족하지만 소량 식재료와 생필품을 구매할 수 있다. 시청 방송이나 해적 방송도 송출되며 온라인 서버가 먹통이라더니 통신 장비나 컴퓨터 사용되는 아이러니다.

신기하게도 각자의 욕구와 사정에 따라 간신히 균형이 유지되고 있다. ​사람들은 차분하게 담담하게 죽음에 가까워지는 때 의미 있는 일을 각자 해나간다. 미사, 추도 예배, 성탄절 등은 꼭 챙기며 실종된 아이들을 찾는 전단, 귀환 신고 등도 유지되는 등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종말의 바보]는 총 12부작으로 ‘이시카 고타로’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했다. 유아인 사건으로 공개가 잠정 보류되었다. 유아인은 안은진이 맡은 세경의 남자친구 윤상을 연기했다. 생명공학 박사이자 종말 세계관에서 인간을 재건할 중요한 열쇠로 보인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유아인의 편집 방향의 문제가 아니었다.

첫 단추 (기획)부터 잘 못된 느낌이다. 이야기는 지루하며 다음 화가 전혀 궁금하지 않아 집중력도 떨어진다. 전체 시리즈를 공개하며 시리즈 정주행 문화를 만든 넷플릭스도 쉽지 않은 시리즈다. 다음 회차로 넘어가는 손가락도 힘겹다. 누구 하나라도 공감하며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는 캐릭터도 부재하기 때문. 납작한 캐릭터, 기대되지 않는 결말, 종말 앞둔 디스토피아 설정은 전체적으로 밋밋하다

하지만 주연 배우의 문제로 편집된 분량은 이야기를 더욱 흐트러놓기 충분하다. 주연의 책임 막중함을 증명한 사례가 되기 충분하다. 주연의 편집으로 이야기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맥없이 늘어진다. 유아인 개인 분량(서사)이 전혀 공개되지 않아 의문만 낳는다.

이를 메우기 위해 쓸데없는 서사를 집어넣어 분량만 늘린 패착이 허점으로 지적된다. 세경의 의협심과 정의감, 교사와 어른으로서의 책임감을 부각하기 위해 안은진의 서사가 늘어난 것 같다. 추가 촬영했는지 알 수 없지만 그로 인한 피로감은 한도 초과에 기인한다. 편집으로 시작된 나비효과는 말로 다 나열하기도 벅차다.

‘종말의 바보’란 종말 앞에서 무너지는 나약한 인간을 빗댄 은유적 표현인데 소행성 출동이라는 불가분의 상황 앞에 누구나 바보가 되는 무기력함이 제시된다. 결국 돌고 돌아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삶의 방식을 되묻고 있는 작품이다. 죽음을 불러오니 삶을 진지하게 탐구하게 되는 거다. 시한부를 떠올려 보면 좋다.

최근 재개봉한 <남은 인생 10년>처럼 죽음까지 시간이 정해져 있다면 의미 있는 일에 쓸 수 있을 것이다. 삶의 자세, 고결한 최후를 맞이하는 방법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죽음의 순간 가족, 연인, 혹은 낯선이와 마지막을 보낸다면 어떨까? 다양한 상상과 철학적 고찰을 돕는다.

<돈 룩 업> 지구 종말 6개월, 작정하고 만든 약 빤 풍자극

천문학 용어 하나도 몰라도 영화 이해하는데 지장 없다. 오직 한 가지만 알면 된다. ‘지금 막 혜성을 발견했는데 곧 망하게 생겼다는 것’. 그게 바로 지금 우리의 현실이고 눈 감고 귀 막고 싶지만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이다. 지구 종말을 앞두고 <딥 임팩트>, <아마겟돈>처럼 미국이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해먹는 지구방위대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

아담 맥케이 감독 작품 중 전문 용어가 가장 적게 나오는 영화이며, 연진이 가장 많이 나오는 초호화 캐스팅을 자랑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제니퍼 로렌스가 앞에서 끌고 뒤에서 매릴 스트립과 조나 힐이 민다. 그밖에 케이트 블란쳇, 타일러 페리, 롭 모건, 론 펄먼, 아리아나 그란데 등 말로 다 읊기도 어려운 배우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시한부 6개월을 받았다. 당신은 무엇을 할 것인가? 남은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고 투덜거릴 시간조차 아깝지 않을까. 지금까지 쌓은 인류 문명은커녕 꿈꾸었던 미래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사람들의 반응이 태연하다. 아니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미국 대통령과 언론, 재벌이 천하 태평하다.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내 이야기가 아닌 것처럼 행동한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이게 바로 미국 스타일인 거다.

멸망마저도 정치적 이익을 위해 계산기 두드리는 상황이 연출된다. 대통령과 측근이 다 같이 뭘 잘 못 먹었나? 곧 죽게 생겼다는데 코앞으로 다가온 중간 선거 생각만 한다. 어디서 많이 본 상황 같지 않나? 그렇다. 코로나 사태에 선거 때문에 미온적 대응했던 트럼프 정부가 떠오른다. 거들먹거리며 아무 말이나 하는 태도하며, 주요 인사에 가족을 대놓고 낙하산으로 앉힌 행보, 히어로를 자처하는 보여주기식 정치와 명품과 돈에 환장한 속물적 근성까지 닮았다.

발견한 과학자 케이트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와 담당 교수 랜들 민디(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시청률 최고의 TV 쇼에 출연해서 심각성을 알리려고 했지만, 톱스타 결별설 때문에 묻히고 고군분투하다가 화를 내고 나가버린 케이트는 인터넷에서 밈이 되어 떠돈다. 그 사이 속수무책으로 시간은 흐르고 다시 백악관 콜을 받고 가보니, 혜성의 궤도를 수정해 보자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혜성에 돈이 되는 광물이 발견되었다며 끼어든 IT CEO 때문에 무너진다.

누구도 지구 멸망이란 진실을 믿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불편한 진실을 애써 손바닥으로 가리고, 눈 감고 귀 막는 상황이다. 진실은 감출 수 있는 대로 감추고 진짜가 아닌 환상을 쫓으려고만 한다. 믿고 싶은 것만 믿는 인간의 무지한 선택이 불러온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영화는 세울 수 있는 대립각을 끝도 없이 세우기만 하다가 끝난다. 룩 업 파와 돈 룩 업 파. 다시 말하자면 하늘에 떨어지는 종말을 직시하자는 자와 무시하자는 자의 날 선 대립이다. 당신은 이런 일이 일어난다면 누구와 무엇을 할 것 같은가? 러닝타임이 짧아질수록 그 질문이 떠나지 않는다. 씁쓸한 웃음이 입안가득 피어난다.

돈 룩 업 감독 출연 조나 힐,마크 라이런스,타일러 페리,티모시 샬라메,론 펄만,아리아나 그란데,키드 커디,히메쉬 파텔,멜라니 린스키,마이클 치클리스,토머 시슬리,폴 가일포일,로버트 조이,아담 맥케이,아담 맥케이,케빈 J. 메식,스콧 스투버,제프 G. 왁스맨,니콜라스 브리텔,리너스 산드그렌,행크 코윈,프랜신 마이슬러,클레이튼 하틀리,엘리엇 그릭,브래드 리커,카이라 프리드먼 커시오,타라 파보니,수잔 매더슨,줄리 르셰인 평점 3.72

글: 장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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