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 장충고와 시합으로 에이스를 거의 다 써 버린 몬스터즈.
남은 투수 중에 선발을 써야 하는데요.
다들 특별한 일이 없다면 23년 2번째 에이스였던 재영이 선발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생각지도 못하게 유희관이 선발입니다.
최근에 유희관은 선수보다는 어딘지 코치처럼 활동했는데 말이죠.
자기 객관화가 완벽한 유희관은 외야 수비를 뒤에서 해 달라고.
지난 1년만 놓고본다면 온갖 예능프로에는 다 나오던데요.
얼마나 몸을 만들었는지 궁금하기도 하네요.
전날 시합에서 악송구로 점수를 줬던 정근우와 이대호.
죄인이라는 닉네임으로 정근우가 안타 후 2루 훔치고 단타에 3루까지 가고요.
이대호가 적시타를 날려 1회에 먼저 1점을 얻네요.
유희관은 장충고 41기 졸업한 선배기도 하고요.
현재 장충고 송민수 감독과는 사제 지간이면서 선후배 사이네요.
꽤 묘한 인연으로 뭉친 오늘의 시합이네요.
구속 116키로니 확실히 프로 출신이라도 느리긴 하죠.
이 정도 속도면 다들 욕심갖고 치고 싶겠죠.
첫 타자가 친 공이 안타성으로 빠져 나갈 때 유격수 상우가 멋지게 점프해서 잡습니다.
아마도 이 공을 놓쳤다면 유희관은 주저앉았을 수도 있었을 듯해요.
무려 120키로를 던지니 감 잃어버렸다는 말까지 듣습니다.
너무 구속이 빠르다는거죠.
지난 겨울에 노력한 게 빠르게 느린 공이라는 요상한 명칭이던데 말이죠.
여기에 누구에게도 볼 수 없는 뽕커브
88키로로 들어오는 공이니 분명히 눈에는 보입니다.
사람이란 체감이라는 게 있어 빠르고 느리게 들어오는 공에 적응을 못하는거죠.
장충고 선수들이 거의 대부분 정신 못차리고 공을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이유고요.
심지어 커브 낙차가 얼마나 큰지 던 진 후에 화면에도 잡히지 않을 정도입니다.
속도마저 찍히지 않을 정도고요.
그래도 정확하게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가는 놀라운 마구죠.. 마구!!
KBO에서 무려 100승을 넘긴 투수 중 한 명이 바로 유희관입니다.
빠르지 않은 구속으로 완급조절과 컨트롤로 이뤄낸 결과죠.
실제로 속도보다 완급조절과 컨트롤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이야기를 하죠.
물론, 왼손 파이어 투수는 지옥에서라도 데리고 와야 한다고 하지만요.
심지어 5회 원 아웃일 될 때까지 노히트였거든요.
엄청난 기록을 달성 중일 정도로 각성한 유희관은 대단한 선수네요.
공을 치기 힘들면 그게 대단한 투수인거죠.
아쉽게도 안타를 하나 맞았지만 5회말까지 깔끔하게 매듭짓고 마운드를 내려옵니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고 하는데요.
유희관이 투수에게 무엇이 중요한지 보여준 시합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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