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이호준의 문화 ZIP] 회화 속의 음악 – 거리의 악기 ‘허디 거디’

위메이크뉴스 조회수  

네 명의 거리 음악가들이 난투를 벌이고 있습니다. 르네상스 오보에(숌)로 상대의 목을 누르려 하는 사람의 오른손에는 레몬이 들려 있네요. 

1.jpg
조르주 드 라 투르(Georges de La Tour)의 작품 ‘음악가들의 난투(The Musicians’ Brawl)’ 이미지 출처=위키피디아

이 사람은 상대방이 거짓 장님 행세를 한다고 확신을 해, 눈에 레몬즙을 짜 넣으려는 것입니다. 고통에 비명을 지른다면 그가 거짓 장님 행세를 했다는 것이 증명되겠죠. 그 장님 악사는 오른손에 칼을 들고 자신을 방어하려고 하는 중입니다. 그가 어깨에 메고 있는 것은 ‘허디거디(Hurdy Gurdy)’라는 악기입니다.

그 뒤에 여인은 기도를 하는지 아니면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지 지팡이를 꼭 쥔 채 울며불며 어쩔 줄 몰라 하고 있네요. 그녀의 시선이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고, 눈동자가 사팔인 것을 봐선 정말 장님 부부인가하는 생각도 듭니다.

바로 뒤에 현악기와 백파이프를 들고 있는 사람들은 앞의 상황을 즐기고 있는 듯 야비한 표정을 짓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들은 좋은 몫을 놓고 다투었거나 동정을 더 많이 받아 수입이 좋은 장님 악사를 질투해 벌어진 싸움 일 것입니다.

11.jpg
라투르의 작품 속 악기 ‘허디 거디(Hurdy Gurdy)’ 이미지 출처=위키피디아

조르주 드 라 투르(Georges de La Tour)의 작품 ‘음악가들의 난투(The Musicians’ Brawl)’는 1620년에서 1630년 사이에 제작한 캔버스에 그린 유화입니다. 예전에는 카라바조(Caravaggio)의 작품으로 알고 있었을 만큼 라 투르의 작품과 빛에 의한 대비를 강조한 부분이 유사한 특징을 보입니다.

하지만 라 투르의 작품은 카라바조의 작품만큼 성서적 스토리텔링이 강하지는 않다고 합니다.

라투르의 작품 속에서 오늘 주목하는 것은 ‘허디거디(Hurdy Gurdy)’라는 악기입니다. 칼을 쥐고 있는 장님 악사의 어깨에 매달려 있는 것은 ‘허디거디’라는 악기로 중세기부터 개발돼 왔습니다. 

111.jpg
‘거지들의 악기’로 불린 ‘허디거디(Hurdy Gurdy)’ 이미지 출처=위키피디아

‘거지들의 악기’로 불릴 만큼 거리의 악사들이 주로 사용하는 이 악기는 한 손으로 휠을 돌리고 그 안에서 현과 마찰된 휠이 화음을 냅니다. 

그리고 왼손으로는 작은 건반을 눌러서 멜로디 음을 내는 형식입니다. 이 악기의 역사는 무려 천년이나 됐지만 그 포지션이 ‘거지의 악기’였기 때문에 그다지 각광을 받지 못했고 지금은 아일랜드풍의 음악으로 많이 애용되고 있다고 하네요. 

1111.jpg
개와 함께 있는 허디거디 연주자 이미지 출처=위키피디아

라 투르는 이 거리의 악사들과 허디거디 악기를 여러 번 작품에 담았는데요. ‘소외된 거리의 최하층민을 표현해서 시대정신을 담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단지 모델로 섭외하기가 쉬웠고 또 소품까지 들고 다니는 일타쌍피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었을까’하고 추측을 해 봅니다. 

귀족 사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음악가들은 이 악기에 관심을 두지 않았을 것은 당연한 이치였겠지만 프란츠 슈베르트만큼은 예외였네요.

그는 여행에서 돌아온 어느 날 추운 거리에서 신발도 신지 못한 채 ‘드렐라이어(독일식 허디거디 표현)를 연주하고 있는 악사를 보고 그 쓸쓸함, 외로움에 동질감을 느껴 작곡을 했습니다.

그 곡이 ‘겨울 나그네(Winterreise, D.911)’ 24 번째 곡 거리의 악사(Der Leiermann)입니다.

lee.png
글=이호준 문화칼럼니스트
위메이크뉴스
content@feed.viewus.co.kr

댓글0

300

댓글0

[AI 추천] 랭킹 뉴스

  • 40대 남자가 유독 예민한 것 3위 인맥, 2위 자산, 1위는?
  • 4억짜리 슈퍼카 색깔 때문에 당근인 줄 오해하고 깨물었다가 '수리비 폭탄' 맞은 당나귀
  • 자기 몸집만한 크기의 오리 인형 품에 '와락' 끌어안고 세상 모르게 곤히 자는 아기 고양이
  • 사고친 고양이 형제 덕분에 남편이 그동안 몰래 숨겨놓았던 '비상금' 찾아서 기쁜 아내
  • 어미 잃고 슬픔에 잠긴 아기 원숭이가 자기 보는 앞에서 밥 뺏어 먹자 강아지가 보인 반응
  • 수영장에 악어 모양의 튜브 띄워놓았더니 '불쑥' 나타난 초대 받지 않은 손님의 정체

[AI 추천] 공감 뉴스

  • 살찐 얼굴로 털기 했을 뿐인데 볼살이 출렁거려서 너무 귀엽다는 '크림 치즈' 강아지
  • 서로의 힘든 가정사 함께 나누다 연인된 연예계 최강 비주얼 커플
  • 너무 예뻐서 삶의 의욕잃은 남자 스타에게 희망을 줬다는 여배우
  • 한국 남자 배우들이 너무 예뻐 밀어주고 있다는 신인 여배우 정체
  • 알고보니 과거 집주인과 가사 도우미 관계였다는 선후배 톱스타들
  • 역대 가장 멋지고 잘생긴 안중근 의사를 완성한 국민 미남 배우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미니멀 끝판왕! 요즘 ‘복층 오피스텔’은 이렇게 좋네요…
  • ‘예술’ ‘레트로’ 테마로 떠난 전주, 고즈넉한 한옥호텔서 하룻밤
  • 구글 “서드파티 쿠키 종료 없다”
  • 아이폰SE 4, 아이폰16 기반으로 만든다
  • 신들린 연애 PD가 밝힌 참가자들의 속사정
  • 미니멀 끝판왕! 요즘 ‘복층 오피스텔’은 이렇게 좋네요…
  • 핫걸들의 마이크로 쇼츠 스타일
  • 수능 상위 0.8%로 서울대 입학 포기했는데, 무려 11년 동안 무명 시절 겪은 명품 배우
  • ‘예술’ ‘레트로’ 테마로 떠난 전주, 고즈넉한 한옥호텔서 하룻밤
  • “몇 수 앞을 내다본 거야?!”..美서 들려온 섬뜩한 소식, 현대차 결국…
  • 인증샷 맛집! 화려한 색상 자랑하는 전세계 컬러풀 스폿 5
  • 11월 ‘아형’ PD와 결혼하는 민경훈의 사내연애.story

[AI 추천] 인기 뉴스

  • 40대 남자가 유독 예민한 것 3위 인맥, 2위 자산, 1위는?
  • 4억짜리 슈퍼카 색깔 때문에 당근인 줄 오해하고 깨물었다가 '수리비 폭탄' 맞은 당나귀
  • 자기 몸집만한 크기의 오리 인형 품에 '와락' 끌어안고 세상 모르게 곤히 자는 아기 고양이
  • 사고친 고양이 형제 덕분에 남편이 그동안 몰래 숨겨놓았던 '비상금' 찾아서 기쁜 아내
  • 어미 잃고 슬픔에 잠긴 아기 원숭이가 자기 보는 앞에서 밥 뺏어 먹자 강아지가 보인 반응
  • 수영장에 악어 모양의 튜브 띄워놓았더니 '불쑥' 나타난 초대 받지 않은 손님의 정체

[AI 추천] 추천 뉴스

  • 살찐 얼굴로 털기 했을 뿐인데 볼살이 출렁거려서 너무 귀엽다는 '크림 치즈' 강아지
  • 서로의 힘든 가정사 함께 나누다 연인된 연예계 최강 비주얼 커플
  • 너무 예뻐서 삶의 의욕잃은 남자 스타에게 희망을 줬다는 여배우
  • 한국 남자 배우들이 너무 예뻐 밀어주고 있다는 신인 여배우 정체
  • 알고보니 과거 집주인과 가사 도우미 관계였다는 선후배 톱스타들
  • 역대 가장 멋지고 잘생긴 안중근 의사를 완성한 국민 미남 배우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미니멀 끝판왕! 요즘 ‘복층 오피스텔’은 이렇게 좋네요…
  • ‘예술’ ‘레트로’ 테마로 떠난 전주, 고즈넉한 한옥호텔서 하룻밤
  • 구글 “서드파티 쿠키 종료 없다”
  • 아이폰SE 4, 아이폰16 기반으로 만든다
  • 신들린 연애 PD가 밝힌 참가자들의 속사정
  • 미니멀 끝판왕! 요즘 ‘복층 오피스텔’은 이렇게 좋네요…
  • 핫걸들의 마이크로 쇼츠 스타일
  • 수능 상위 0.8%로 서울대 입학 포기했는데, 무려 11년 동안 무명 시절 겪은 명품 배우
  • ‘예술’ ‘레트로’ 테마로 떠난 전주, 고즈넉한 한옥호텔서 하룻밤
  • “몇 수 앞을 내다본 거야?!”..美서 들려온 섬뜩한 소식, 현대차 결국…
  • 인증샷 맛집! 화려한 색상 자랑하는 전세계 컬러풀 스폿 5
  • 11월 ‘아형’ PD와 결혼하는 민경훈의 사내연애.story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