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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영화 다시 부활? 기자들이 진짜 재미있다고 언급한 이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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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탈주> 기자간담회

6월 17일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탈주>의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이종필 감독, 이제훈, 구교환 배우가 참석했다.

영화 <탈주>는 10년 만기 제대를 앞둔 북한 병사 규남(이제훈)이 철책 넘어 탈주를 준비하지만 보위부 소좌 현상(구교환)이 바짝 따르며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이는 이야기다. 철책을 넘어가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팽팽한 대립이 인상적인 영화다. <삼진그룹 영어토익반>을 연출한 김종필 감독의 신작이다.

이제훈과 구교환의 조합이 드디어 성사되었다. 청룡영화제 시상식 중 사심 담긴 러브콜을 보낸 이제훈에게 하트로 화답한 구교환의 투 샷을 볼 수 있는 영화다.

이종필 감독은 “이제훈이 구교환과 작업하길 원했고 저도 같이하고 싶었다. 처음에 현상은 단순 추격자였지만 구교환을 설득하기 위해 입체적으로 각색했다”며 캐스팅에 공들였다고 답했다. 이어 “규남은 겉으로 힘든 티는 내지 않는 직진남이다. 신념으로 자기 길을 가는 사람이다. 이제훈이 규남처럼 자기 길을 가는 배우라고 생각했다”며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훈은 “현상은 구교환 아니면 할 수 없는 새롭고 매력적인 캐릭터다. 적극적으로 구교환을 제안했고 시나리오를 건네고 바로 답이 왔다. 왜 이제야 만났을까 싶을 정도로 촬영 내내 행복했고,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기뻤다”며 여전한 애정을 드러냈다.

구교환은 “서로 좋아하는 마음이 통하는 건 기적 같은 일이다. 영화 공부하면서 이제훈을 늘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시나리오를 받으니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촬영 내내 규남과 현상의 전사도 스핀오프, 프리퀄로 만들어졌으면 했다”며 “이종필 감독의 영화도 계속 봐왔고, 욕심날 정도로 특별하게 대해주기 때문에 캐릭터의 톤은 전혀 걱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을 해보고 싶었다” 서로를 향한 신뢰를 내비쳤다.

규남과 현상은 전형적이지 않다. 각자 입체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점을 묻자.

이종필 감독은 “이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면 위험할 수 있지만 고민 없이 떳떳하게 가는 사람이 규남이다. 그래서 장애물을 만나도 당황하지 않고 직진한다. 추격자가 목표물을 놓쳤을 때 아쉬워하는 전형적 모습이 약해 보여 싫었다. 이를 비틀어 보려고 여유를 주고 싶어 현상을 빌드업했다. ‘규남은 명확한 탈주를 하려는 인물인데, 현상도 내면의 탈주를 해보는 게 어떨까’란 제안을 받아들여 현상의 탈주에도 포커싱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티슈로 뜬금없이 무언가를 만드는 장면을 좋아한다. 현상이란 캐릭터를 관통하는 상황이다. 사회적으로는 수행해야 할 일을 하면서도, 어릴 때 놀았던 규남과 더 놀고 싶은 마음을 전하는 행동이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제훈은 “규남은 군 생활을 마치면 정해진 삶을 살아야 하는 인물이다. 본인이 결정할 수 없는 앞길, 꿈을 이루기 위해 실패한다고 해도 벗어날 수 있는 희망을 지도에 세세히 기록한다. 수많은 시간을 오고 가며 방향을 계획했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가 터지면서 우여곡절을 겪고 위기 상황을 맞는다. 그렇지만 기지를 발휘해 위기의 순간을 모면하고 탈주하는 모습을 보인다. 저도 벼랑 끝에 있다는 생각, 이 작품이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자세로 액션에 임했다. 구르고 달리는 액션 녹록지 않았다. 몸이 받쳐주지 못해서 괴로웠었다. 제가 다치면 영화도 완성되지 못하는 상황이 규남의 의지와 겹쳐졌다. 그래서 더 규남을 응원하게 되었고 그의 긴장감이 관객에게 전달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종필 감독은 “극한이었다. 규남이 해 뜰 때 뛰는 장면을 찍기 위해 짧은 시간, 숨 쉬지도 못할 정도로 뛰어야 했다. 드디어 아침이 밝아오니까 인간 자유의 몸부림이 격해지는 게 느껴지더라. 그땐 ‘왜 저렇게까지 할까’ 싶었는데 영화에 진심인 게 느껴졌다. <탈주>를 통해 관객과 나누고 싶은 마음을 극한으로 몰지 않았나 생각하니 다시 한번 감사하다”고 말했다.

구교환은 “영화를 사랑하는 이제훈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매력적이다. 그걸 현장에서 지켜보며 감동했다. 현상은 여유로운 추격자의 모습도 있지만 반대로 보습제를 바르고 가죽 재킷 핏을 다듬으며 불안을 감추려 치장한다. 어떤 인물이라고 딱 잘라 규정할 수 없어 곁에 두고 싶고 아직도 궁금한 캐릭터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피아노 연주 장면에 대해 “피아노를 그럴듯하게 잘 칠 수 없겠더라. 나머지는 피아노 치는 듯한 동선을 만들고, 딱 5초만 잘 쳐보자는 생각으로 임무를 수행했다”며 쉽지 않았던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반가운 얼굴도 여럿이다. 특별 출연한 이솜, 송강 캐스팅에 대해 이종필 감독은 “이솜은 먼저 역할에 상관없이 출연해 주었다. 송강이 연기한 선우민이란 캐릭터는 현상을 입체적으로 만들어주는 데 일조했다. 구교한의 말에 의하면 현상의 내적 욕망을 드러낼 수 있는 팅커벨 같은 역할이 선우민이라고 하더라. 짧지만 임팩트 있는 역할로 적격이었다”고 말했다.

영화는 북한에서 탈출하는 이야기지만 흔한 남북 대립 상황이 없다. 오직 카 체이싱, 달리기 등으로 긴장감이 커진다. 이종필 감독은 “남아프리카 청년이 유럽에 가려고 활주로에 잠입해 바퀴에 매달렸다는 기사를 접하고 그 심정이 궁금했다. 그 시기에 친구의 울먹이는 퇴사 심정을 들었는데 규남과 비슷할 거 같았다. 남한 사람이 등장해 버리면 이데올로기, 휴머니즘으로 흘러가 버린다. 저는 그것 말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인간의 근원을 다루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긴박한 속도감을 높였다. 일부러 셋업샷을 빼면서 몰입할 수 있는 앵글, ‘함경도 명사수 출신’이란 규남의 사격실력을 알릴 대사도 편집했다. 시간 순삭 러닝타임을 성취해 보고 싶었다. 더 줄이기 위해 고민했고 영화 끝나고 또 보고 싶어서 재관람할 영화를 만들어 보자는 바람이 있었다”며 “‘탈주’라는 욕망이다. 꿈에서 북한에 온 것 같고, 북한 사람이 된 것 같은 콘셉트가 중요했다. 시작은 악몽인데 점차 남쪽으로 향하면서 자기 의지로 달려가는 짜릿한 꿈 이야기로 이어지길 바랐다”며 전체적인 콘센트를 설명했다.

구교환은 “동선이 눈에 잘 들어왔고, 게임하듯 몰입할 수 있는 앵글이었다. 규남의 등에 업혀 가는 것 같았다”며 덧붙여 설명했다.

이데올로기나 인권 문제를 다루면서도 현실과 판타지의 경계를 적절히 조절했다. 이종필 감독은 “귀순 병사의 사연으로만 그리고 싶지 않았다. 블라인드 시사 반응 중 ‘최근 고민했던 문제의 답을 찾았다’는 말을 듣고 ‘내 이야기’처럼 보이길 의도했다. 그래도 북한을 배경으로 하니 최근 20대 북한 청년의 어휘, 말투를 철저히 조사해 반영했다. 자세히 보면 눈치채겠지만 북한과 다른 콘셉트를 찾을 수 있다. 꿈에서 본 것 같았으면 했고, 영화적 허용을 반영했다”며 이유를 설명했다.

이제훈, 구교환은 배우이면서도 감독으로 연출 경험이 있다. 경력을 발휘해 한 장면도 허투루 대하지 않은 노력이 전해졌다.

이제훈은 “‘내 갈 길 가겠습니다’는 대사가 인상적이다. 잡힐 게 뻔한 무모한 짓이지만 목숨 걸고 하는 대범함이 느껴졌다. 현상이 등장하는 신은 컷, 호흡, 음악의 조화가 탁월했다”며 “늪에 빠지는 장면은 힘들기도 했지만 진짜 늪이 아니라 자괴감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극장에서 조화롭게 탄생한 장면이다”라며 인상적이었던 대사, 장면을 곱씹었다.

구교환은 “영화 볼 때마다 명장면이 계속 바뀌는데, 이번에는 규남이 선글라스를 쓰는 장면을 꼽고 싶다. 규남은 어디라도 잘 살 사람이다. 능청스럽고 유연한 사람이지만 괜히 울컥했다. 저 사람이 꼭 성공하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며 서로의 연기를 칭찬했다.

한편, 질주하는 에너지를 담은 영화 <탈주>는 이념을 떠나, 어디론가 가고자 하는 목표, 잃어버린 동력을 다시 일깨워 주며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내일을 약속하는 영화다. 개봉은 오는 7월 3일이다.

글: 장혜령

탈주 감독 출연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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