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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성 아닌 진짜였어? 북한에서 포착돼 난리난 한국 최고 미남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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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하고 싶은 모든이에게 던지는 위로
영화<탈주> 리뷰

10년 만기 제대를 앞둔 규남(이제훈)은 탐험가 아문센을 동경하며 매일 밤 지뢰밭의 동선을 조금씩 그려 탈출 지도를 만들어 갔다. 그러던 어느 날 예정에 없던 동혁(홍사빈)이 계획보다 먼저 탈출을 시도해 부대는 발칵 뒤집힌다. 흥분한 동혁에게 규남은 지금은 때가 아니라며 함께 갈 것을 약속하지만, 졸지에 규남까지 엮여 탈주병으로 체포된다.

두 사람을 조사하러 나온 보위부 소좌 현상(구교환)은 어릴 적부터 알고 지낸 규남을 처벌하지 않고 영웅으로 둔갑시켜 자신의 업적을 달성한다. 거기에 사단장 직속 보좌 자리까지 마련하며 발목 잡지만 오래도록 탈북을 준비해온 규남을 붙잡을 수 있는 건 없었다. 막을 수 있는 거라곤 죽음뿐이지만 이마저도 각오되어 있던 규남은 자유를 향한 갈망을 불태우며 망설이거나 돌아가지 않고 무조건 직진한다.

두 남자의 각기 다른 탈주

영화는 ‘북한’의 리얼리티를 살리지 않아 오히려 신선하다. 글귀, 말투, 복장 등이 북한을 연상케 하나 미세하게 다르다. 꿈속이나 판타지 세상처럼 그려 현실감각을 붕 뜨게 만들었는데 그로 인해 형성되는 분위기가 미묘하게 흥분된다.

눈에 띄는 캐릭터는 현상이다. 러시아 유학을 다녀왔지만 군인이 되어야 하는 현실에 안주한 사람이다. 그동안 매체에서 다뤄진 북한 고위직의 보편성을 버리고 전체적으로 세련된 메트로섹슈얼 코드를 가미해 관능미가 도드라진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다. 보습에 신경 쓰는 립밤과 핸드크림으로 시작해 물티슈, 명품 시계, 전자담배 등 포마드 스타일로 완성된 우아함을 선보인다. 녹색과 적색 군복은 보색 대비를 이뤄 둘의 팽팽한 대립을 완성한다.

둘은 친분 있는 사이다. 규남의 아버지가 현상 가족의 운전사였고 둘은 형제 혹은 친구처럼 서로 의지하면서 자라왔다. 탐험가 아문센에 관한 책을 선물해 준 사람도 현상이다. 하지만 꿈과 현실의 괴리감은 컸다. 전 세계를 돌아다닐 수 있는 자유가 규남에게는 없었고, 제대 후 정해진 운명은 규남을 더욱 부추겼다. 쳇바퀴처럼 돌아가던 군 생활이 오히려 나았을 정도로 국가의 부속품처럼 살아야 하는 고달픈 삶은 탈출을 앞당기기에 이른다.

그는 ‘내 운명은 내가 결정한다’는 일념으로 체제에 항거한다. 구속하는 시스템을 파괴하고 오직 목표를 향해 질주한다. 그 과정에서 많은 부분 희생을 감수해야 했으나, 남한 땅에 정착하고 싶은 작은 소망은 열망으로 커진다. ‘실패하더라도 기회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게 인간의 근원적 욕망’이라는 목숨 건 질주의 답이 된다. 꿈을 향해 탈주를 결심한 규남과 규남을 쫓으며 잊고 있던 꿈, 내면의 탈주를 하게 된 현상의 각기 다른 신념이 부딪힌다.

94분 시간순삭, 리듬감 있는 템포

거침없는 에너지를 담은 <탈주>는 이념을 떠나, 어디론가 가고자 하는 목표, 잃어버린 동력을 일깨우며 오지 않을 것 같았던 내일을 약속하는 영화다. 철책을 넘어가려는 자와 지키려는 자의 팽팽한 대립이 인상적이다. 오랫동안 함께 작업하고 싶은 배우로 구교환을 꼽은 이제훈의 러브콜이 성사되어 화제다.

영화 <삼진그룹 영어토익반>, 시리즈 [박하경 여행기]를 연출한 김종필 감독의 신작이다. 이종필 감독은 밀입국을 위해 아프리카 청년이 비행기 바퀴에 몸을 묶을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주목했다고 밝혔다. 그래서일까. 영화 속 ‘탈주’는 도망이나 회피가 아니라, 무엇이든 해볼 기회를 얻으려 앞만 보고 달리는 철인삼종경기 같다.

94분 러닝타임 동안 앞만 보고 달려가는 목표와 관객의 시간을 빼앗고 싶다는 욕망이 시너지를 발휘한다. 악몽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망으로 무조건 앞만 보고 뛰어가는 짜릿한 이탈이다. 빠른 편집의 템포가 살아있고 긴장감이 쉴 틈 없이 몰아쳐 지루할 틈이 없다.

도파민을 촉진하는 쇼츠가 유행인 시대에 젊은 관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충족한다. 속도감과 리듬감을 두어 관객 니즈에 응하면서도 재미와 메시지, 캐릭터의 매력까지 고루 갖춘, 소위 돈값 하는 영화란 소리다. 송강, 이솜 등 예상치 못한 카메오를 찾는 재미도 더했다. 자이언티의 ‘양화대교’도 적재적소에 잘 쓰였다.

실패해도 괜찮으니, 일단 해봐!

제대 후 국가에서 정해주는 삶을 살아야 한다는 선택할 수 없는 미래. 자유를 빼앗긴 억압은 DMZ 인근 부대에서 희미하게 보이는 불빛과 남한의 라디오 방송을 통해 가시화된다. 남한이 유토피아가 아님을 알지만 마음껏 실패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믿게 된다.

장강명 작가가 말한 ‘미세 좌절의 시대’가 떠오른다. 누군가에게는 헬조선일지라도 다른 한편에서는 목숨 걸고 발붙이고 싶은 땅이다. 미세한 좌절을 반복하며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감독이 하고 싶었던 말은 ‘일단 해봐!’일 거다. 거듭 실패해도 괜찮으니, 다시 회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키우는 건강한 동기부여가 얼마나 중요한지 말해준다. 원하는 게 분명한 사람은 어떤 좌절과 시련이 와도 무조건 살아남는다.

“내 앞길 내가 정했습니다. 죽어도 내가 죽고 살아도 내가 삽니다”라는 규남의 대사는 이념을 떠나 도전할 가능성, 운명을 거스르는 의지, 내일이 있다는 희망의 말일 거다. 치열하게 오늘도 새로운 꿈을 꾸는 사람들에게 작은 위로가, 오늘도 가슴에 사직서를 품고 출근하는 당신에게 바치는 선물이 될 것이다.

평점: ★★★★
글: 장혜령

탈주 감독 출연 이호정,신현지,권성휘,김우근,강대욱,김우성,김성안,이승빈,배정윤,윤정희,김현정,이강희,달파란,최태영,강우경,신진,박의동,박대훈,권귀덕 평점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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