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체코 정부가 신규원전 건설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을 선정했다.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성과다. 대통령실은 “원전의 본산 유럽에 우리 원전을 수출하는 교두보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성태윤 정책실장은 전날(17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에서 대한민국의 손을 들어준 체코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 실장은 “체코 정부는 한수원의 입찰서가 모든 평가 기준에서 우수했다고 밝혔다”며 “계약 금액은 향후 협상을 거쳐 최종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업은 체코 투코바니와 테믈린 부지에 대형원전 4기를 건설하는 것으로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 프로젝트다. 이번에 선정된 우선협상대상자는 일단 2기 건설을 대상으로 한다. 예상 사업비는 약 24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번 사업 수주를 위해 한수원은 프랑스전력공사(EDF)와 막판까지 경쟁을 펼쳤다.
유럽원자력동맹을 주도하고 있는 프랑스의 강력한 영향력 아래 유럽 원전사업 경험이 많은 EDF가 유리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으나 체코 측은 한국 원전의 경쟁력과 신뢰성을 높이 평가하며 한수원을 최종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이번 성과가 한수원과 협력업체, 원자력 학계와 연구기관, 정부 부처 및 지원기관들이 합심한 ‘팀 코리아’의 노력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UAE 바카라 원전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경험을 살려 가격, 품질, 납기 등 3박자 경쟁력을 모두 갖춘 사업계획을 제안했다. 뿐만 아니라 체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이 구축해 온 우호적 협력 환경도 이번 성과의 밑거름이 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을 만나 “민간이 하나가 돼 원팀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한 결과”라며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 대통령께서 직접 원전 세일즈 정상외교를 추진한 부분, 그리고 선정 마지막까지 팀 코리아를 지원한 부분이 있었다”고 했다. 이어 “총리, 산업부, 외교부, 국토부 장관이 체코를 방문하는 등 범부처적인 고위급 교류가 이루어졌다”며 “원전 파이낸싱 산업협력, 원전 규제 협력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우선협상대상자 선정과 관련해 “팀 코리아가 되어 함께 뛰어주신 우리 기업인들과 원전 분야 종사자, 정부 관계자, 그리고 한마음으로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팀 코리아 정신으로 최종 계약을 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성 실장은 전했다.
정부는 이번 원전 수주 최종 계약이 성사될 경우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 효과를 미칠 것이란 기대감이 역력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향후 매우 큰 규모의 원전을 수주하게 되면 전체 일감이 그간 상승 회복세보다 매우 큰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국내 원전 생태계의 완전한 정상화, 그리고 원전 최강국으로의 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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