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강우 기자 정부가 최근 2년간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을 발표하고 있으나 현실은 계획 수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이하 건정연)이 17일 발표한 브리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주택공급 현황을 점검한 결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공급은 부족하며, 지방은 최근 10년간 미분양 주택이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 정부 주택공급 확대 정책… 현실은 계획에 못 미쳐
정부는 지난 2022년 7월 ‘120대 국정과제 자료를 통해’ 수요에 부응하는 충분한 주택공급 계획을 언급했다. 이어 한 달 뒤인 8월 국정과제가 구체화돼 ‘국민 주거안정 실현계획’ 계획안을 발표했다.
당시 계획엔 향후 5년(2023년~2027년)간 전국에 270만가구를 공급하고, 이 중 158만 가구를 수도권에 공급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수요가 가장 높은 서울엔 50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해당 계획이 수립되고 발표된 이후, 고금리·고물가의 영향으로 인해 건설 자재비, 공사비 인건비가 상승하고,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부동산PF 부실 사태 발생 등 주택건설 사업성이 악화돼 시장이 위축됐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월 ‘주택경기 확대 및 건설경기 보완 방안’을 발표, 주택공급 확대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공표했다. 이에 건정연 측은 올해 상반기까지의 주택 공급 현황을 점검했다.
건정연 측의 준공 실적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주택준공 실적은 43만6,055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의 평균 실적 45만4,082가구와 비교했을 때 약 1만8,000가구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의 주택준공 실적은 지난 2018년 62만6,889건을 기록했으나 2022년 41만3,798건을 기록하며 계속 떨어진 후, 2023년에 43만6,055건을 기록해 약간 반등했다. 허나 중점적으로 주택공급 부족 우려의 핵심이 되는 수도권 주택준공 실적은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고 건산연 측은 전했다.
수도권도 전국과 같은 흐름세를 탔다. 지난 2018년 가장 높은 기록을 달성한 후 2022년까지 계속 하락한 다음, 지난해에 이르러서야 2022년 대비 1.88% 소폭 상승했다. 다만 이 중에서 유일하게 서울만 2022년 대비 준공실적이 26.7% 감소했다고 건정연 측은 밝혔다.
공급이 부족한 것만이 문제는 아니다. 분양되지 못한 미분양 주택 또한 문제로 꼽히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미분양 주택은 7만2,129가구로 집계돼 최근 10년(2014년~2024년)간 최고 수준이다.
더 큰 문제점은 지난 2014년부터 2023년까진 해당 연도 1년 동안 축적된 값을 나타냈지만, 올해는 5월까지 물량만을 집계한 것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수도권과 지방의 미분양 양극화도 심각하다. 전국의 미분양 주택 중 5만7,368가구가 지방에 쏠려있다.
◇ “정부 노력하고 있어… 단기간 내에 해결 힘들 뿐”
이 같은 상황을 두고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현 주택공급 상황은 정부가 계획했던 것보다 부족한 상황이다”며 “서울의 인구가 유출된다 해도 그 인구는 수도권으로 가지 지방으로 가지 않아 수도권 공급 현상은 계속 부족함과 동시에 지방 미분양도 해소되지 않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그린벤트 해제 등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며 “그린벨트 해제는 주택공급 방안에서도 계속 밀고 있는 주제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여러 방안이 활성화돼 주택공급이 이뤄지면 좋은 시그널이 아닐까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고 선임연구원은 “너무 단기적으로 보지 말고 장기적인 측면에서 정부의 기조를 살펴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정책 수립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지금 주거가 필요한 사람들은 당장 필요로 하는 만큼 오는 2025년의 어떻게 전망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고 선임연구원은 “현재 서울의 경우 전세가와 매매가가 따라서 올라가는 추세이고, 금리 수준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며 “지금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지고 있어 금리 인하가 이뤄진다면 주택공급이 활성화될 것 같다”고 전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