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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조정석의 엄마로 주목 받고있는 이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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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영화 ‘딸에 대하여’의 오민애 배우를 만나다 -①

세상이 좋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사회적 약자는 존재한다. 그 안에 여성, 노약자, 비정규직, 무연고자 등을 다루며 가족의 의미, 주변을 들여다보는 계기를 만들 영화 「딸에 대하여」가 9월 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8월 27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오민애 배우를 만나 영화에 관한 이야기, 배우가 된 계기, 앞으로 하고 싶은 역할 등을 솔직하게 나누었다.

극 중 ‘엄마’역을 맡은 오민애는 “영화의 에너지를 받은 관객에게 다시 에너지를 받아 힐링 된다”며 영화제 순회를 마치고 어느덧 개봉을 앞둔 소회를 밝혔다. 덧붙여 라운드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무척 들뜬 모습을 보였다. 영화 속 엄마와는 다르게 감정 표현에 솔직하고 활발한 모습이 「윤시내가 사라졌다」의 순이를 보는 듯했다.

「딸에 대하여」는 딸(임세미) 그리고 딸의 동성 연인(하윤경)과 함께 살게 된 나(오민애)가 완전한 이해 대신 최선의 이해로 나아가는 세 여성의 성장 드라마다. 김혜진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여러 번 영화제와 GV를 통해 관객과 먼저 소통해 왔던 경력의 영화다.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 CGV상, 올해의 배우상(오민애) 수상을 시작으로 제49회 서울독립영화제 관객상, CGK촬영상(김지룡)과 제12회 무주산골영화제 감독상을 연이어 수상했다.

데뷔작에서 3관왕의 타이틀을 달게 된 이미랑 감독은 오민애 배우를 두고 “내면 언어를 성찰할 줄 아는 배우고, 그 에너지가 영화 안에 투영되었다”라고 말했다. 원작을 읽었던 감독과 달리 원작을 읽지 않을 것은 권유받은 오민애는 “시나리오가 워낙 섬세해서 원작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내밀한 연기에 갈증이 있었고 중심이 되어 끝까지 이어 나가는 역할에 배우로서도 책임감이 생겼다”고 답했다. 특히 자신도 몰랐던 내면의 또 다른 나를 발견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고백했다.

오민애에게 ‘엄마’는 인연이지 싶다. 어머니와 사이가 좋지 못했는데 화해하는 계기가 되었고, 5-6년 동안 물밀듯이 밀려오던 일이 올해 1월부터 뚝 끊어지면서 외로움과 불안함, 두려움이 복합적으로 밀려왔다고 했다. 촬영 때는 워낙 바빠서 헤아리지 못한 엄마의 마음이 개봉에 앞서서야 이해하게 되는 귀중한 경험이라 말했다. 본인 캐릭터 외의 작품 전반, 감독의 의도를 실감하고 있는 요즘이라며 이제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며 환하게 말했다.

적극적인 평소 성격과 반대인 엄마

-원작의 힘을 받아 영화 자체도 큰 각색 없이 진행된다. 속마음을 들추지 않는 말 없는 ‘엄마’의 시선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응축된 감정 전달이 필요한 캐릭터다.

“답답해서 죽을 뻔했다. (웃음) 이 엄마는 감정을 누르기만 하니까 저와는 정반대의 성격이라 걱정했었다. 당시 5작품을 동시에 찍었는데 휴차 때 쉬지도 못할 정도였다. 차라리 잘 되었다 싶어 쌓인 피로를 엄마에게 실어 버렸다. 경험하지 않은 인물을 연기할 때는 그 인물의 태도나 자세 등 가시적인 것부터 접근해 나가는데, 엄마를 연기하면서 저도 몰랐던 경험치를 발견하게 되었다”

-엄마는 대졸자, 교사 출신이지만 생계를 위해 안 해본 일 없는 인물이다. 현재는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연기하기 위해 직업적인 부분에서 연구한 지점이 있나.

“돌이켜보니 제가 요양보호사 자격증이 있더라. 이모부님이 요양원 운영을 하셨다. 그때 국가 지원도 많아 요양보호사 양성을 많이 했던 시기였는데 시어머니를 모시기 위해 아카데미에서 배웠던 경험을 녹여냈던 거다. 저도 모르게 연기로 연결되었던 것 같다. 대학원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했기도 했고 약자에 대한 공감, 어르신을 상대할 때 태도와 경험도 있었다. 있는 그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이것도 인연이다.

오민애의 자연스러운 모습이 반영되었다. 외적으로는 염색하지 않고 흰머리를 그대로 드러냈고 제 의상도 섞여 있었다. 그런데 스크린에서 보니, 약간 아쉬움이 들더라. (웃음) 아침에 일어날 때 힘겨운 목소리, 아팠을 때 등 더 적나라하게 늙음을 보여주었어냐 했나 싶다”

-제도 안에서 가족을 꾸릴 수 없는 딸, 찬란한 젊은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제희를 보며 ‘돌봄’과 ‘이해’ 키워드를 공감하게 된다. 누구나 노년을 경험해 본 적 없어 두려워하는 막연한 공포가 투영되면서 차갑고 따뜻한 다양한 시선이 교차한다.

“저는 타고난 외로움 덩어리인데 촬영 때는 그걸 담을 시간이 없었다. 장례식장 장면에서 어르신을 잘 보내드린 후 드는 안도감도 그제야 이해되었다. 딸의 친구들이 여럿 와서 웃으면서 이야기하는 데, 그 소음이 엄마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었을 거다. 외로운 엄마의 마음, 텅 곳을 채워주는 건강하고 예쁜 소리가 좋았다.

딸에게 ‘이럴 때 아니야, 네 나이에는 건강한 가족을 이루는 데 신경 써야 해’라며 때를 놓치고 있다며 답답하다는 생각을 가졌던 거다. 엄마는 내 경험을 딸은 피했으면 좋겠는 노파심이 크다. 엄마의 이타적인 DNA가 딸에게 전해진 것도 있겠지만 훗날 돌봐줄 사람 없이 혼자될 두려움이 현재를 채우고 있다”

-영화를 보면서 관계를 생각해 보게 되더라. 부모의 시선, 나의 시선, 나와 가족의 관계에서 공감되는 부분이 많다.

“사실 엄마와 관계가 소원했는데 영화 덕분에 좋은 선물을 받았다. 회피하지 않고 마음을 열고 노력했더니 관계를 회복하게 되었다. 인간이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에는 모성의 결핍이 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니까 행복하고 사랑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이 나이에 얼마나 기쁜지 모르겠다”

-엄마는 딸과 동성 연인을 이해하려 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후반부로 지나며 조금은 변하지 않았을까. 마지막에서 엄마가 보이는 표정에 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이었나.

“잘 산다는 게 뭘까, 행복이란 뭘까, 생각하게 되는 표정 아닐까. 지금까지는 4인 가족이 행복하고 건강한 가족의 기본이라 여겼던 마음이, 미처 생각지도 못한 경험으로 관심 두게 되는 변화인 거다. 요즘 드는 생각이지만 사람은 사랑을 품고 살아야만 하는 존재이거늘.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게 쉽지 않은 세상이다. 식물, 동물, 하다못해 캐릭터, 팬덤도 형성하는데 가족하고는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다. 가족끼리 사랑하긴 어려운지, 다른 쪽으로 사랑을 주고야 만다. (웃음)

‘사랑’이란 것도 이분법적인 시각, 규정을 깰 필요가 있다. 사회에 나가면 학교 교육을 경험으로 체득하게 된다. 진실로 믿었던 여러 가치관의 차이를 실감하게 된다. 그때마다 적대시하기보다,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 주면 좋겠다.

세대 갈등도 나만 옳다는 믿음에서 출발하는 거다. 내가 옳으니 남의 주장을 인정하기 싫은 거다. 내가 배운 게 진실이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의 여지를 두면 타인의 생각을 수용하게 된다. 그래야 사회가 개방적이고 건강한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가족, 직장, 세대 간 대화의 단절이 커지고 있다. 소통을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나와 다름을 인정하고 이해하려는 마음. 낯선 것을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아야겠다. 현대 사회가 너무 바쁜 시스템으로 돌아가서 남에게 신경 쓸 틈이 없다. 우리 영화가 외로움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비로소 ‘고독’과 ‘외로움’은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다. 고독은 자신을 성장하는 시간이고 외로움은 자신을 우울 속에 빠트리는 감정이다.

고독한 시간을 보내면서 내가 누구인지 생각했으면 좋겠는데 요즘 사람들은 고독할 틈이 없다. SNS를 통해 끊임없는 트렌드를 습득해야 하고, 타인과의 소통이 유행하면서 변명처럼 SNS에서 시간을 보낸다. 혼자 있다 보면 자신을 아는 시간이 온다. 두려움, 호불호, 결국 주제 파악이 된다. 나도 알고 남도 알면 이해하기 쉽고 관계의 유연함도 따라온다”

오민애 배우 인터뷰 2부에서 계속..

글: 장혜령
사진: 찬란

딸에 대하여 감독 출연 이학민,이희정,김혜진 평점 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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