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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공개되자 전세계에 진짜 무서운 한국여성으로 알려진 여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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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넷플릭스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의 고민시 배우를 만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에서 유성아 역을 맡은 고민시 배우를 8월 26일 삼청동의 카페에서 만났다. [서진이네] 인턴과 「마녀」의 해맑은 고등학생 명희가 떠오르는 고민시와 작품, 캐릭터, 앞으로의 행보 등을 묻고 답했다.

8부작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모텔을 운영하는 상준과 혼자 펜션을 운영하는 영하가 20년 후 뜻밖의 사건을 마주하며 벌어지는 미스터리하고 스릴 넘치는 이야기다. 고민시가 맡은 유성아는 고요한 숲속에서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는 인물이다. 화가답게 화려한 스타일링뿐만 아니라 영감이 떠오르는 영하의 펜션에 집착한다. 1년 전 아이와 함께 보낸 펜션이 매료되어 1년 후 다시 찾아 영하를 괴롭힌다.

유성아는 다 가진 듯 보이지만 결핍되어 보인다. 경악스러운 행동의 이유 또한 명확하지 않아 회차가 거듭될수록 궁금증이 커진다.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캐릭터 각자의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이야기로 맞춰지는 퍼즐 같은 구성과는 다르게, 성아의 아름다운 외모가 극대화할수록 캐릭터를 질리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좀처럼 한국에서 나온 적 없는 새로운 시도와 차원의 시리즈다. 이날 본체로 만난 고민시는 그 나이 또래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당차고 똑 부러지는 말투로 전무후무한 유성아를 직조한 프로의 모습을 보였다.

노력이 통한 걸까? 해외 팬의 반응 중 “‘보기 드문 코리안 비치’ 댓글이 기억난다”며 국내 호불호 반응의 다양성도 쿨하게 인정했다. 「밀수」를 함께 한 류승완 감독이 “예고편 죽인다”며 스펙트럼에 놀란 칭찬을 했다고 수줍게 고백했다. 그러면서 “다른 캐릭터의 대사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며 “모두가 잘못되었다고 인지하는 일을 숨기고 싶어 할 때도 있는 법이다”라며 남겨진 피해자의 입장에 집중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름다운 괴물 유성아

-‘코리안 비치’라는 말은 큰 칭찬이다. 쉽지 않은 캐릭터지만 배우라면 탐낼 매력적인 캐릭터가 유성아다.

“오디션 비슷한 2번의 미팅으로 선택받았다. [오월의 청춘] 빼고 지금까지 모두 오디션을 봤었다. 오디션은 인정받은 느낌이라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8부 중 5부의 시나리오를 읽었는데 합격해도 문제였다. 한국 작품에서 처음 보는 캐릭터고, 외국 작품에서도 만나기 쉽지 않아 데이터가 없었다. 최대한 시나리오 안 답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감독님과 논의하며 만들어갔다.

성아를 필모에 남기는 건 욕심이면서도 두려움이었다. 비슷한 장르는 일부러 피하면서 여러 장르를 열어두고 다양하게 참고하며 캐릭터를 만들어 갔다. 전체 리딩 준비하면서 시나리오의 서늘한 기운, 몸이 차가워지는 기분이 묘했다. 민폐가 되지 않게 잘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아저씨 도대체 펜션에는 언제 올 거예요!!’를 외치며 ‘아저씨!!!’라며 (팬들이) 3단 아저씨라고 부르시던데 에너지를 제대로 표출하는 신이었다. 어려 버전을 준비하며 임팩트를 강조했다. (저도 모르게) 호흡과 3단 고음이 나와서 저도 놀랐다.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왔던 거 같다. (웃음)”

-앞서 유성아 캐릭터의 어려움을 토로했는데 혹시 캐스팅 이유를 물어봤나.

“평소 편한 캐주얼 복장으로 가는 편인데 그날은 블랙 하이힐이 그냥 신고 싶었다. 스트랩에 큐빅이 박힌 블랙 샌들을 착용했다. 오디션장이 신발 벗고 들어가는 장소였는데 착용 이유를 물어보셨다. 제가 ‘특별한 날에만 신는 거예요’라고 답하면서 구두를 3초 동안 보는 찰나에서 유성아를 느낀 거 같다”

관심받고 싶은 유성아

-유성아의 특별한 전사가 드러나지 않는다. 표정과 눈빛으로 말해야 했기에 지금까지 맡은 역할 중 가장 어려웠지 않았을까.

“유성아 빌드업 과정의 포인트는 초반 등장 이후부터 쭉 ‘무슨 생각 하는지 모르게’였다. 텅 빈 디렉션이라고 할까. 후반부에 감독님이 작두 타야 한다(?)고 했을 정도다. 1년 후 펜션에 다시 왔을 때는 본성을 천천히 빌드업해서 후반부 폭발했으면 하셨다. 그 지점을 찾아내는 데 오래 걸렸다. 영하가 스파게티 접시에 얼굴을 처박고 나서 내면을 이야기할 때 한 껍질 벗기 시작했다고 생각했다.

중후반부에 전사가 조금씩 드러난다. 전남편 재식과 마주하는 주차장 장면이나 미술관에서 아빠와의 통화, 후반부 아빠와 통화를 들어보면 유추할 수 있다. 부유한 가정환경, 화려한 겉모습, 인정받지 못해 공허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와는 다르다. 남편을 무서워하는 건 실질적으로 해칠 수 있는 사람임을 감지했기 때문이기도 한데 영하도 일방적으로 도발하고 반응하다가, 순간 도끼를 들고 대치하는 상황에서 (이 사람이 나를 해치겠다는) 두려움을 느낀다”

-유성아는 왜 이리 지독하게 영하와 펜션에 집착하나.

“지향철의 대사처럼 ‘내가 가는 길에 네가 있어서’라는 말과 맞닿는다. 내가 가는 그 길에 흥미로운 부분이 있기 때문 아닐까. 펜션이 곧 영하인 거다. 둘을 동일 선상에 두고 그것을 쫓기 위해 사력을 다하고 있다. 영하 말고는 성아랑 대립하지 않는다. 무척 외로운 인물이라 놀이같이 상대해 주는 영하와 애증 관계로 무언가를 갈구했던 것 같다”

-전남편 재식의 아이를 해친 이유는 무엇인가.

“아빠와 관계, 즉 성아의 결핍과 연결된다. 지능은 높은데 유아의 감정을 느낀다. 작가님 왈, 아이가 있는 전 남편과 결혼할 만큼 (유성아는 남들과) 다른 부분에 흥미를 느낀다고 하더라.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상황에 큰 흥미를 느꼈는데 살다 보니 사랑이 아이로만 쏠려 나쁜 마음을 결심한다. 자기 연민이 센 소시오패스적인 인물이다. 치밀하게 계획하고 상대를 도발한다. 손님이 락스로 청소하고 간 것도 이상하고 LP에 핏자국을 남긴 것도 의도했던 거다. 그랬는데.. 1년 동안 아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호기심이 들어 다시 펜션으로 찾아온 거다”

고민시가 만든 유성아

-외형적인 부분에 공들인 흔적이 분명하다. 메이크업, 헤어, 패션 등 성아는 아름다운 괴물 같아 보인다.

“연기, 액션보다 아름다워야 한다는 과제가 어려웠다. 캐릭터의 전사가 거의 없고 서사도 약하다 보니 악한 행동 하나로 다음 행동이 궁금하게 만들어야만 했다. 어떤 이유로도 납득 가지 않는 인물이라 보는 즐거움이 있어야 했다. 빌런은 1대 다수와 다투다 보니 늘 외로워진다. 스쳐 가는 장면이라도 악인으로서도 저만의 희로애락을 느껴야 한다는 데 집중했었다”

-펜션 사장님 영하와는 말과 몸으로 여러 번 싸운다. 그때마다 근육이나 뼈마디 척추가 보이는데 의도한 건지 궁금하다.

“워낙 [스위트홈] 으로 단련된 액션감이 있어 힘들거나 어렵지 않았다. 잘 나오기만 한다면 소모되는 체력적인 건 상관없었다. 동물처럼, 날것의 느낌으로, 몸 날리는 데만 매진했다. 근육이 더 드러나길 원해서 후반부로 갈 때는 체중 감량을 더 해나갔다. 노출이 많은 옷을 입을 때 척추가 보이도록 의도했다.

강점이라면 현장에서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는다는 건데 김윤석 선배님과 촬영할 때는 전날까지 떨었다. 칭찬 잘 안 하는 선배로 알려진 선배님이 ‘수고했다’고 토닥여 주셨던 게 큰 힘이 되었다. 여러 말보다 더 큰 촬영장의 에너지다. 조언보다는 믿고 바라봐 주는 스타일이다. 수영장 액션신을 찍고 처음으로 가까워진 기분이었다. 캐릭터로서 믿음을 주고 천천히 다가가고 싶었다.

특히 윤서 배우와 액션 대결이 인상적이었다. 워낙 몸을 잘 쓰니까 오히려 힘이 많이 들어갔다. 제압하면서 움직여야 했다. 젊은 여성 배우의 액션은 흔치 않아서 즐겁게 촬영했다”

-한국에서 처음 보는 캐릭터를 창조한 과정, 노하우를 조금만 나눠 달라.

“시나리오 안에서 얻으려고 한다. 제 분량은 물론이고, 다른 캐릭터의 대사에서 유성아를 만드는 포인트를 찾아낸다. 어떤 방법을 써야 성아를 세심하게 빚어낼 수 있을지 고민해 봤다.

모완일 감독님의 초반 디렉팅은 날카로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후반으로 가니까 제가 어떻게 하든 그냥 놔두더라. (웃음) 저는 리허설 때 100%를 보여주지 않는 스타일이다. 리허설 때 잘하면 기대를 만들어 주게 되는데 슛 들어가서 거기서 다 보여주고 싶다. 리허설로 힘 빼고 싶지 않다. 감독님이 제 스타일을 인식하시고 슛 들어가고 자유롭게 놓아 주셨다. 작품도 많이 보신다. 영화 드라마 안 가리고 보는데 디렉팅 줄 때도 그게 느껴졌다. 마냥 천재가 아닌, 노력하는 천재라고 생각했다”

-작품 선구안도 좋고 성과도 따라온다. 예능, 작품을 두고 봤을 때 또래 배우 중 활발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원동력이 궁금하다.

“촬영 마친 작품이 연달아 나오게 되어 더 바빠 보이는 거다. (웃음) 다들 쉴 새 없이 일하고 있다. 작품 사이에 텀이 있으면 오히려 잡생각이 들어와 괴롭다. 일이 연달아서 몰아칠 때가 행복하다. 쉬고 있으면 연기 감이 떨어질 것 같은 불안함이 들고 계속 쓸모에 대해 생각한다. 아직 온전하게 쉬는 데 불편함이 있다. 오히려 현장에서 움직일 때 살아 있음을 느낀다.

역경이 찾아오면 개선점을 찾아내서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 고쳐나가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결국 작품에 진심을 다하는지, 그게 답이지 않을까. 진심은 언제나 통한다고 생각해 현장에서 후회 없이 하고 있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여러 사람의 협업하는 게 너무 멋진 일이다. 다만 급한 성격이 단점이다. 여유를 찾기 위해 요가도 해봤는데 조절이 잘 안되었다. (웃음)”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는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나.

“20대의 마지막 30대의 처음이다. 현장의 기운을 얻어 연기했고 애착 가는 작품, 작품 자체로도 지표가 될 거 같다. ‘다음이 궁금해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살짝 이야기해드리는 거지만 다음 작품을 위해 요리를 배우고 있다. 스스로 질리지 않도록 노력해 갈 것이고, 만약 질리는 시간이 온다면 쉬는 시간이라 생각하고 쿨하게 쉬어야겠다. (웃음)”


글: 장혜령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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