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도입 예정이었던 금융투자소득세가 11월 국회에서 폐지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이 4일 금투세를 폐지하기로 결론을 내리면서다.
지난 6월 금투세 폐지 내용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 등을 당론으로 발의했던 국민의힘은 즉각 환영 입장을 내고 야당에 이번 달 중 법안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사실상 여야가 뜻을 모은 만큼 오는 28일 본회의에서 금투세 폐지법안 처리를 기대하고 있다.
14일 본회의에서는 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처리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라 여당은 28일 본회의에서 다른 민생법안과 함께 금투세 폐지법안을 처리하는 게 낫다는 입장이다.
향후 처리 일정에 대한 여야 합의가 이뤄진다면 금투세 폐지법안은 이달 중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심사를 마치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당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금투세 폐지 협조를 조건으로 다른 법안을 연계할 가능성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종합부동산세 또는 상속세 개편, 자본시장 밸류업(가치 제고) 기업들에 대한 법인세 인하 논의 과정에서 야당이 원하는 방향으로 합의할 것을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 소속 송언석 기획재정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이 금투세 폐지에 진정성을 보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금투세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해야 한다. 이재명 당 대표 명의의 법안이 조속히 발의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금투세 폐지 동의를 조건으로 다른 개정 논의에 발목 잡는 일 또한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입장을 밝힌 만큼 ‘금투세 폐지’를 사실상 당론으로 추진하는 분위기다.
금투세 시행을 주장했던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페이스북에 “당 지도부가 고뇌 끝에 금융투자소득세 폐지에 동의키로 결정했다”라며 “의원총회에서 당 지도부에 결정을 위임했고 지도부가 결단한 만큼 저 역시 당인으로서 따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다만 금투세 폐지를 다른 법안들과 연계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한민수 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금투세 폐지 입장을 알리며 “상법 개정을 비롯해 우리 주식시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이번 정기국회 때 관련된 입법에 박차를 가할 생각”이라고만 밝혔다.
거론된 상법 개정안은 향후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 권리를 확대하며 투명성을 확보한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정부·여당은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르면 이번 주 금투세 폐지 처리 일정 등을 논의하기 위한 비공개 회동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제개혁연대는 4일 논평을 내고 더불어민주당의 금투세 폐지 결정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 단체는 “이번 결정은 사실상 유권자라 할 수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환심을 얻기 위한 결정이었으나 이것마저 오판이었음이 오늘 증명됐다. 금투세 반대론자들에 따르면 코스피는 폭등했어야 하지만 고작 1.83% 상승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또 금투세 폐지가 확정되면 금투세 과세 대상인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대량 매입했어야 하나, 이날 오히려 매도세를 보인 점 또한 민주당이 오판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민주당이 상법 개정 등 증시 선진화 입법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한 데 대해서도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선진화 정책은 금투세 시행과 무관하게, 자본시장 밸류업 또는 부스트업을 위해 반드시 추진돼야 할 정책과제”라고 강조했다.
경제개혁연대는 민주당을 향해 “21대 국회에서도 다수당으로 기업지배구조 개선이나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이를 미루다 금투세 논란 국면이 되어서야 비로소 상법 개정 카드를 꺼내 들었다”고 비판하면서 “금투세 폐지 결정에 따른 당원과 지지 세력의 비판을 무마하기 위한 방패막이로 상법 개정과 증시 선진화 정책을 언급한 것이 아니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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