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그룹이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지분을 15.89%까지 늘리면서 국내 방위산업 구조와 경쟁 환경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의가 국회에서 활발히 이뤄졌다. KAI가 앞으로 10년간 90조 원에 달하는 매출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화의 경영권 인수 시 방산 역량 집중과 시장 독과점 우려, 그리고 매각 시점의 적절성 등이 주요 쟁점으로 부각됐다.
1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방위사업청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한화의 KAI 지분 확대와 관련해 정부의 입장을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9.90%), 한화시스템(4.98%), 한화에어로스페이스USA(1.01%) 등 한화 계열사가 보유한 KAI 지분은 총 15.89%로, 한화는 현재 2대 주주다. KAI의 최대 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26.41%)이며, 국민연금공단도 8.75%를 보유하고 있다. 정부 측 지분은 국민연금까지 합쳐 35.16%에 달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8월 31일 한화의 KAI 지분 취득을 승인했으나, 이번 지분 확보만으로 실질적 지배력이 형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 한화가 추가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획득할 경우, 인수합병(M&A)에 대한 정부의 공식적 검토와 정책 결정이 필요하다는 점이 강조됐다.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한화가 이미 국내 방산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유한 상황에서 KAI까지 인수하면 지상·해상·항공·우주 등 방산 역량이 특정 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천 의원은 “KAI가 KF-21 양산 등 대규모 연구개발 투자 성과를 거두기 시작하는 시점에 매각 논의가 이뤄지는 것이 적절한지 살펴야 한다”며, KAI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향후 10년간 90조 원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국익 측면에서 살펴야 할 여러 변수가 있다는 데 공감한다”며, “방산업체의 M&A는 산업부 장관의 승인과 방위사업청의 의견 절차가 필요하지만, 현재 한화의 지분율만으로는 의견을 낼 단계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아직 정부의 KAI 민영화 정책이 결정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천 의원은 한화의 KAI 인수가 단순한 기업 간 거래를 넘어 국가안보와 방위산업 경쟁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한 기업이 한 국가 내에서 육·해·공·우주 분야까지 압도적 1위를 차지하는 사례가 드물다”며, 방산 생태계의 건강한 지속 가능성을 위해 정부가 사전에 영향 평가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한화의 KAI 경영권 확보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 청장은 “한화를 위해 정부 방침을 정할 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으며, 향후 공식적인 의견 요청이 있을 경우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KAI가 국내 항공기 개발과 체계종합 능력을 갖춘 핵심 방산기업임을 강조하며, 한화의 지분 확대가 방산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화의 KAI 인수 가능성을 둘러싼 논의는 방산기업의 대형화를 통한 국제경쟁력 강화와 국내 시장 내 경쟁 유지라는 두 가지 과제가 맞물려 있다. 한화의 항공엔진·항공전자 분야와 KAI의 완제기 개발 역량이 결합할 경우 사업 협력의 폭이 넓어질 수 있지만, 방산 역량의 쏠림이 심화될 경우 경쟁 약화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서는 한화의 KAI 지분 취득만 승인된 상태이며, 경영권 인수나 KAI 민영화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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