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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터뷰!) 넷플릭스 ‘멜로무비’의 전소니 배우를 만나다
넷플릭스 시리즈 「멜로무비」는 사랑도 하고 싶고 꿈도 이루고 싶은 애매한 청춘들이 주인공이다. 서로를 발견하고 영감이 되어주며 각자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는 영화 같은 시간을 그린 로맨스물이다. 각자 저마다의 결핍을 품고 있지만 꿈과 사랑을 향해 나아가는 청춘들, 멜로 인생을 꿈꾸는 ‘서른이’들의 재회 로맨스를 펼쳐내는 성장 이야기다.
그중 7년 사귄 연인과 헤어지고 시나리오 작가가 되어 나타난 ‘손주아’를 맡은 전소니를 삼청동의 한 카페서 만나 이야기 나누었다.
「기생수」 이후 넷플릭스 작품으로 돌아온 전소니는 “많이 떨렸다. 새로운 것을 시도했던 작품이라 기대 보다 두려웠다”며 솔직한 심정을 전 했다. 이나은 작가의 작품에 참여해 보고 싶었다며 “주아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고 답했다. “대본이 잘 이끌어줘서 주아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고 답했다. 다만, 그 노력을 시청자가 잘 알아채 줄지, 그게 조마조마하다며 수줍게 말했다.
전소니는 2018년 드라마 「남자친구」로 인연 맺은 송혜교와 친분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검은 수녀들」을 보고 대화를 많이 나누었다. 혜교 언니는 배우로서 선배는 아니다. 인간적으로 저런 사람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는 사람이다. 함께 보내는 시간도 많고 배우고 싶다. 바라보고 있으면 건강하고 솔직하고 따뜻하고 유연한 사람이라 편하면서도 든든하다. 상투적인 말로 표현하고 싶지 않았지만 자기 행복을 잘 챙기는 모습,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데 정성 들인다”라며 10살 차이의 우정과 존경을 드러냈다.
주아의 진짜 속마음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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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무비」를 선택하게 된 이유는.
“시청자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 딱인 두 커플의 서사가 매력적이었다. 이나은 작가의 대사를 캐릭터 입으로 말해보고 싶었다. 특히 주아와 시준의 서사가 독특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끝을 모르고 읽었었다. 쉽지 않은 관계성이라서 잡고 싶었다. 행복하게 끝난 커플보다 이루어지길 원하면서도 그렇지 않은 여운을 남길 수 있겠다 싶었다”
-시나리오 작가라는 직업 때문에 이나은 작가 본인이 투영된 느낌도 있다. 캐릭터 조언을 얻은 게 있나.
“어쩌면 작가님의 자전적 경험이 어느 정도 들어갔을 수 있겠다. 주아를 만들어 나갈 때 직업과 성격으로 외형을 만들어 나갔는데 이나은 작가님을 참고했다. 작가의 고정적인 외형이 있는데 이나은 작가님은 좀 달랐다. 작가라고 패션에 관심이 없는 것도 아니더라. 작가님을 보면서 착장에 신경 썼다”
-앞서 새로운 부분을 해볼 수 있는 작품이라는 말의 의도가 있나.
“스스로 제 모습을 캐릭터에 투영하는 게 게으른 일이라고 판단하며 살아왔다. 그래서 늘 제 생각과 리액션의 자의식을 빼고 준비했었다. 그런데 손주아는 저를 들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드디어 현실에서 만난 캐릭터였고 또래 배우란 하니까 좋기도 했다. 그동안 제 나이와 비슷하다거나, 현재를 배경이 없어서 참 즐거웠다. 주아는 똑 부러지고 많이 쿨하다. 머리로는 아니라고 생각해도, 구질구질해지는 순간이 있게 마련이고, 후회되는 행동도 하게 되는데 주아는 분명하다”
-주아와 본인과 닮은 부분을 발견했거나 투영한 부분이 있나.
“저를 투영한 건 사소한 거다. 성격, 인격보다 표정, 손짓, 자세 등이다. (웃음) 저와 다른 캐릭터를 기대하고 궁금해하는 사람이라 다른 부분에 중점 두게 된다. 작품 들어갈 때마다 꼭 해내고 싶은 미션인 거다. 캐릭터를 연기할 때만큼은 저에게 없는 부분을 가진 사람처럼 행동하게 된다. 시간이 지날수록 현장의 모든 스태프가 저를 캐릭터로 볼 수밖에 없는 그 눈에 기대서 캐릭터와 가까워진다. 회차가 쌓이면 언제부턴가 그 인물로 서 있게 된다. 그동안 맡았던 인물을 저보다도 더 좋아하고 존경하게 되는 것 같다”
-7주년에 이별 통보한 후 5년 만에 나타나 같이 일하자 연인을 이해하는 사람이 있을까. 주아의 속마음은 무엇인가.
“주아는 고겸의 영화 사랑, 홍시준의 음악 사랑에 비해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알지 못해 괴롭다. 사랑하지만 이기적인 시준에게도 점점 지쳐가고.. 결국 이별을 생각한다. 다시 만났을 때는 행복하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겠지만. (주아답게) 지난 시간을 아름답게 지켜두고 싶은 생각이 클 거다.
주아의 속마음이 자세히 설명되지 않아 설득하지 못할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둘의 서사를 좋아해 주는 분들이 있어서 위로가 되었다. 주아는 시준을 잘 알기 때문에 사랑했던 시간이 소중한 만큼, 재회를 마음먹기 어려웠을 거고 그게 그 선택이다”
이별 후 재결합보다는 좋은 추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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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아와 시준은 좋았던 기억보다, 헤어지고 난 후부터 극복해 나가는 성장 서사에 초점 맞춰 진행된다.
“주아도 시준을 만나지 않았다면 지금의 주아와 다르겠다는 확신을 하지 않았을까. 뭘 나누고 남기고 갔는지가 지금의 저인 거다. 저를 지나간 모든 사람의 합체로 이루어진 존재다.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 성장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잘 담겼고 움직이게 하는 동력을 준 작품이어서 좋았다”
-12년을 알고 지낸 사이로 설정되었지만 작품을 통해 처음 만난 이준영과 호흡은 어땠나.
“준영 씨가 제작발표회 때 「기생수」의 모습으로 각인돼서 다가가기 힘들었다고 했는데 전 몰랐다. (웃음) 저도 에서 무서운 모습을 봐서 선입견이 있었지만 실제는 다를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웃음) 그래서 더욱 잘할 수 있을 거 같기도 했고, 연기 스타일도 궁금해서 기대하는 마음으로 만났다. 전 수줍어서 먼저 말도 못 걸었는데 기특한 고등학생 같은 모습으로 다가와서 ‘걱정하지 말고 날 믿어도 된다. 파트너니까 힘이 되는 쪽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해줘서 내내 의지가 되었다. 그래서 주아가 시준을 사랑했던 모든 게 공감 되었다. 준영 씨가 마음을 열어주기도 했고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을 알게 되니까 저도 다가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주아는 최우식과 박보영 캐릭터와도 접점이 있다. 특히 최우식이 ‘본 투 비 액터’라는 칭찬을 했는데..
“두 분 다 궁금했던 선배였고 존중해 주셨다. 현장에서는 짜증 날 정도로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본 투 비 액터’라는 칭찬은 너무 좋지만 부끄러워서 화답은 못 했다. 우식 선배는 「거인」을 때부터 좋아해서 GV도 다녔던 팬이다. 지금도 연기를 좋아하고 동경하는 배우지만 편하거나 친해지는 게 잘 안된다. 여전히 궁금하고 잘 알고 싶고 연기 방법도 궁금해서 관찰하게 된다. (웃음) 우식 선배는 주아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할지 생각을 공유해 주었다.
보영 선배는 현장에서 언니처럼 행동하는 게 귀엽고 의지가 되었다. 주아의 행동 때문에 누구도 편들어 주지 않을 것 같다고 속상해하는 투덜거림도 진솔하게 들어주고 조언해 주었다. 비슷한 나이의 선배가 있으니까 솔직하게 징징거릴 수 있어서 좋았다. 시준과는 화내고 싸우기만 하니까 사실 무비와 겸의 시간을 기다렸다. 무비의 사무실에 갈 때도 좋았다.
다만 촬영 때 너무 더웠다 무릎 뒤에 땀이 흐르는 경험이 처음이었다. 그때 눈 밑에 점이 생겼는데 자세히 보시면 초반보다 후반 주아 얼굴에 점이 생겼다. 그때의 기억을 남긴 것 같아서 안 뺄 거다. (웃음)”
-주아와 시준이 다시 만날 가능성은 없는 건가. 둘 사이의 애매한 감정을 표현하려 노력한 부분은 무엇인가.
“주아 같은 연애를 해본 경험이 있어서 외로움을 잘 안다. 그때는 저를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사랑받을 만한 사람이라는 걸 믿지 못하는 게 미워서 주아가 이해되었다. 초반에는 주아가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시준 입장에서는 알지 못해야 했다. 속내를 들키지 말아야 했다. 작가나 감독님도 주아의 속마음을 끝까지 말해주지 않았다.
다시 만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다가도 잠깐의 행동 하나, 말투 하나만으로도 ‘아니다’라고 접게 되더라. 좋게 이야기해 보려고 찾아왔다가도 시준의 단어 한 개에도 발끈하게 되는 거다.
또 책임지지 못할까 봐 두렵기도 했을 거다. 익숙한 사람 앞의 편안함이 좋다가도 진심을 알고 막아서기도 하는 갈팡질팡한 마음을 끝까지 결정하지 못하고 시준을 만났다.
그래서 (시준이) 세 번만 데이트하자고 제안했을 때, 시준도 재회의 마음을 알게 된 거다. 주아는 이후 둘의 추억이 담긴 박스를 열어 보면서 순수하고 뜨거웠던 시간을 정리하게 된다. 둘 다 변한 걸 인정할 수밖에 없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되는 거다”
필름 감성 담뿍 「일 포스티노」, 「시네마 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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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무비」는 각 화마다 영화 대사를 활용해 제목을 달았다. 가장 인상적인 문구를 꼽자면.
“9화 ‘우리는 서로를 잘 아는 이방인 같았다’를 좋아한다. 무비와 겸의 상황이 「빅 피쉬」의 수선화밭 같았다. 폰트도 튀는 느낌이 들었는데 그것마저도 좋았다. 영화 같은 폰트랑 그림이 인상적이었다”
-평소 멜로, 로맨스 장르를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시리즈를 촬영하며 찾아봤거나 다시 본 영화나 캐릭터가 있었나.
“어릴 때는 멜로를 별로 안 좋아했는데 요새는 그 장르가 흔하지 않아서 그런지 찾아보게 되더라. 「일 포스티노」를 DVD로 구매해서 봤는데 아날로그만의 낭만과 거친 필름 느낌이 마음을 촉촉하게 해주었다. 또 「시네마 천국」을 사운드 특화관에서 봤었는데, 필름의 소리까지 느끼게 되었다. 필름으로 촬영하면 영상뿐만 아니라 필름 테두리에 사운드가 기록된다고 하더라. 필름에서 나오는 소리까지 전해지니까 다시 어려진 기분이었다”
-배우는 외적으로 풍기는 매력, 이미지가 중요한 직업이다. 자신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평가하나. 혹은 주변의 이야기도 좋다.
“계속 작품마다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늘 새로운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는데 배우에게는 양면성이 있다. 아직도 밖에 돌아다니면 많이 못 알아봐서 신기하다. (웃음) 그래서 저만의 것들을 좋게 받아들이고 있다. 배우로서 가진 것들이 자신 없는 순간이 찾아오는데, 교환 선배가 외모 칭찬을 해줘서 고마웠다. ‘힙하고 고급스럽다’고 말해줬는데 그 힘을 믿어봐도 좋다는 조언이 좀 더 저를 좋아할 수 있게 되었다. (웃음)”
-「멜로무비」는 어떤 작품이 될까,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멜로무비」의 애매한 청춘이란 말에 공감했다. 발렌타인데이에 공개된 게 귀여웠고 홍보활동을 하면서 주아 이야기를 하게 돼 어 행복했다. 함께 한 멤버들과도 더 가까워진 것 같아 기쁘다. 삶을 돌아보면 잘 해왔고, 잘 해오고 있다고 기특하게 생각하다가도 ‘이것밖에 못 하나’, ‘이 정도로 오래 걸리나’ 싶은 양가적 생각이 든다. 조급하다가도 하나씩 밟아가고 싶은 갈팡질팡한 마음이 바보 같다.
하지만 그런 고민도 행복하다. 나이를 한 해 두 해 먹다 보니 흔들리고 고민되는 게 시간이 지나면 지나간다는 걸 예상하게 된다. 어릴 때는 아픈 마음이 힘들었다면 이제는 이러다가 말겠지 싶다. 지금 상황에 만족하고 있지만 여전히 하지 못한 걸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다. 아직 하고 싶은 게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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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장혜령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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