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지혈증은 단순히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다는 걸 넘어서, 심혈관질환, 뇌졸중, 심장마비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경고 신호다. 특히 자각 증상이 거의 없어 더 위험한데, 혈관 내에 기름때처럼 쌓인 중성지방과 LDL 콜레스테롤이 혈류를 막고 염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지혈증을 식단으로 예방하거나 개선하고 싶다면 어떤 음식이 도움이 될까?

1. 병아리콩 – 지방 흡수를 막고 LDL 수치 낮춰주는 콩
병아리콩은 지중해 식단의 필수 식재료 중 하나로 꼽힌다. 그 이유는 단순히 단백질과 식이섬유가 많아서가 아니다. 병아리콩의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과 사포닌이 장 내에서 담즙산과 결합해 콜레스테롤 재흡수를 막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병아리콩은 포만감을 오래 유지시켜주기 때문에 과식을 예방하고, 총 지방 섭취량을 자연스럽게 줄이는 효과도 있다.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아 인슐린 저항성과 연관된 고지혈증 위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섭취 방법으로는 삶은 병아리콩을 샐러드에 곁들이거나, 올리브오일과 마늘을 넣고 살짝 볶아 반찬으로 활용하면 좋다. 병아리콩을 믹서에 갈아 만든 ‘후무스’는 식빵 대신 통밀빵에 곁들이면 혈관 건강식으로 훌륭하다.

2. 자색양파 – 콜레스테롤 산화 억제와 혈관 이완 작용
양파 중에서도 자색양파는 케르세틴이라는 강력한 항산화 성분이 더 풍부하게 들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케르세틴은 LDL 콜레스테롤이 혈관 내에서 산화되는 걸 막아주며, 산화된 LDL이 동맥에 플라크를 형성하는 걸 차단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또한 자색양파에 들어 있는 유화프로필 성분은 혈소판 응집을 억제하고 혈관을 확장시키는 효과도 있어, 혈류 개선과 고혈압 예방에도 긍정적이다.
섭취 팁으로는 생으로 먹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단, 위장 장애가 있다면 식초에 절이거나 레몬즙에 버무려 매운맛을 줄인 뒤 샐러드에 활용하면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열을 가하면 항산화 성분이 일부 파괴되므로, 최소한의 조리가 권장된다.

3. 들깨 – 오메가-3 지방산으로 혈중 중성지방 조절
들깨는 흔히 나물무침용 고명 정도로만 인식되지만, 사실은 식물성 오메가-3 지방산인 알파 리놀렌산(ALA)의 보고다. 이 ALA는 체내에서 DHA와 EPA로 전환되며, 혈액 내 중성지방 수치를 낮추고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실제로 ALA 섭취량이 높은 사람일수록 고지혈증과 심혈관 질환의 발병률이 낮다는 연구가 다수 보고되어 있다. 특히 생선 섭취가 어려운 사람에겐 들기름이나 들깨가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들깨는 갈아두면 산화가 빠르기 때문에 필요한 만큼만 소량씩 갈아 즉시 섭취하는 것이 핵심이다. 국이나 죽에 넣거나, 나물 무침에 들기름 대신 활용하면 혈관 건강에 유리한 식단으로 탈바꿈할 수 있다.

혈관이 맑아지는 식사는 선택이 아니라 전략이다
고지혈증은 단순히 기름진 음식을 줄이는 걸로 해결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지방의 종류와 그에 따르는 대사 작용, 그리고 항산화 시스템의 유지다. 병아리콩, 자색양파, 들깨. 이 세 가지 식재료는 단순히 ‘몸에 좋은’ 수준을 넘어, 직접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와 중성지방, 혈관 염증에 작용하는 구체적인 메커니즘을 가진 식품들이다.
이제부터는 식단을 짤 때 ‘무엇을 뺄 것인가’보다 ‘무엇을 더할 것인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혈관 건강을 되찾기 위한 전략은 우리의 식탁 위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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