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찬물 샤워’가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는 그리 낯설지 않다. 이를 뒷받침해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찬물에 반복적으로 노출됨으로써 세포의 자가포식이 증가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찬물 노출 효과에 대한 연구 내용을 자세히 살펴본다.
찬물 노출로 자가포식 활성화
캐나다 오타와 대학과 인간&환경생리학 연구소(HEPRU)는 지난해 11월 「어드밴스드 바이올로지(Advanced Biology)」에 발표한 연구를 통해 ‘추위에 노출될 경우, 세포가 스트레스로부터 회복하는 능력을 강화할 수 있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연구에서는 젊은 남성 10명을 대상으로 7일 연속으로 약 14℃의 차가운 물에 1시간 동안 몸을 담그는 실험을 진행했다. 찬물 노출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냉수욕을 하기 전후의 혈액 샘플을 각각 채취해, 세포 반응에 어떤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반복적으로 추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은 세포의 자가포식 기능을 유의미하게 개선한다. 연구팀은 찬물 노출 효과의 핵심이 ‘세포의 스트레스 저항력’에 있다고 보았다. 자가포식을 활성화시킴으로써 건강 및 수명 연장에 중요한 영향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냉수욕 이후의 혈액 샘플에서 일어나는 세포 반응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서, ‘지속적인 노출이 중요하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처음 냉수에 노출됐을 때는 세포의 자가포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지만, 일주일간 지속적으로 노출됐을 때 자가포식 활동이 증가하고 세포 손상이 감소했다는 것이다.

찬물에 관련된 건강상 이점들
찬물로 씻거나 찬물에 몸을 담그는 등 찬물 노출 효과가 건강상 이점으로 작용한다는 이야기는 기존에도 있었다. 2014년 「생리학 저널(Journal of Physiology)」에는 찬물에 노출됨으로써 면역 체계가 자극을 받고, 백혈구 수치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게재된 바 있으며, 같은 해 「임상 내분비학 및 대사 저널(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에는 찬물 노출 효과로 대사율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운동선수들의 근육 회복 및 염증 감소에 찬물 노출이 효과적이라는 내용이 2015년 「스포츠 의학(Sports Medicine)」에 게재되기도 했다. 2016년 「심리학 프론티어(Frontiers in Psychology)」에는 찬물에 노출됨으로써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용이 게재됐으며, 찬물로 세안하는 것이 피부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내용도 발표된 적이 있다.
이러한 연구들에서 세포의 자가포식과 찬물 노출 효과가 어떤 연관이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세포의 자가포식은 세포가 손상된 구성 요소나 노폐물을 제거하고 에너지를 재활용하는 과정이다. 즉, 세포의 자가포식은 전반적으로 신체 조직 및 시스템의 기능을 긍정적으로 바꿔가는 결과로 이어진다. 연구팀이 내놓은 ‘찬물 노출의 자가포식 활성화 효과’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추가 연구의 필요성
물론 이번 연구는 단 10명의 대상자, 그리고 젊은 남성들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섣불리 일반화할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2018년과 2020년에 여성과 노인을 대상으로 찬물 노출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가 발표된 적은 있다. 당시에도 건강상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결론이 나오긴 했지만, 보다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위해서는 찬물의 온도, 노출 시간, 노출 빈도 등 세부적인 조건을 통일한 상태에서 좀 더 확대된 표본을 대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번 연구에서는 ‘세포 자가포식 향상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노출이 필요하다’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연구에서 기준으로 한 노출 기간은 7일이며, 그보다 오랜 기간 찬물 노출을 지속했을 때 어떤 변화가 있는지에 대한 내용은 빠져 있다. 명확한 찬물 노출 효과 및 부작용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보다 오랜 기간에 걸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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