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다는 이유로 매일같이 차를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커피 대신 건강을 챙기겠다며 결명자차, 우엉차, 옥수수수염차 같은 전통차를 선택하는 경우도 흔하다. 실제로 이런 차들은 항산화 성분, 이뇨 작용, 혈압 조절 효과 등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으며, 시중에서도 ‘신장에 좋다’, ‘독소를 배출한다’는 문구와 함께 판매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문제는 이들 차의 대부분이 ‘이뇨 작용’에 기반한 효능을 지녔다는 점이다. 일시적으로 몸이 가벼워진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소변을 과도하게 배출시키면서 신장에 부하를 주는 구조다. 특히 장기간 다량으로 섭취하면 신장 기능에 직접적인 부담을 주거나, 미세한 조직 손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건강을 위해 마신 차가 오히려 신장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 지금부터 소개할 세 가지 차를 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몸에 좋다고 알려졌지만, 매일 다량 섭취할 경우 절대 방심해선 안 되는 건강차들이 있다.
첫 번째 – 옥수수수염차: 이뇨가 아니라 탈수를 유발할 수도 있다
옥수수수염차는 붓기를 빼는 데 좋다고 알려져 있어 다이어트 목적이나 부종 완화를 위해 자주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실제로 옥수수수염에는 칼륨과 플라보노이드 계열의 이뇨 활성 성분이 들어 있어 일시적으로 체내 수분과 염분을 배출하는 효과가 있다.
문제는 이 기능이 지나칠 경우다. 옥수수수염차를 하루 1~2L씩 물 대신 마시는 사람도 많은데, 이런 습관은 탈수와 함께 전해질 불균형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신장이 이미 피로하거나, 고혈압·당뇨로 인해 신장 혈관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이런 이뇨성 음료가 조직 내 미세 손상을 유도할 수 있다. 수분이 빠르게 배출되면서 체내 전해질 농도에 급격한 변화가 생기고, 신장은 그 균형을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작동하게 된다.
즉, 이뇨는 가벼운 효과처럼 보이지만, 신장에는 ‘작동량 증가’라는 부담이 된다. 신장이 쉬지 못하고 계속 필터링을 해야 하는 구조다. 옥수수수염차는 하루 한 잔 이하, 150~200ml 이내로 제한하고, 장기 섭취보다는 일시적 사용이 적절하다.
두 번째 – 결명자차: 간에 좋다지만, 신장에는 이중 부담
결명자차는 눈 건강과 간 해독에 좋다는 이미지가 강한 차다. 실제로도 결명자는 간세포 내 항산화 효소를 자극해 간 보호 효과가 있다는 연구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결명자에도 함정이 있다. 바로 사포닌과 안트라퀴논 계열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성분들은 간뿐 아니라 신장에도 작용해 해독 효소의 활성을 유도하는데, 이 과정에서 신장의 사구체(=여과 필터 조직)에 부담을 줄 수 있다. 특히 장기간 고용량 섭취 시에는 사구체 여과율을 떨어뜨리거나, 요단백 수치를 높이는 경향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결명자는 한방에서는 ‘독성을 가진 약재’로 분류되기도 하며, 열성 체질, 신장 질환 병력이 있는 사람에겐 섭취를 피하라고 권고한다.
간은 독소를 분해하는 기관이고, 신장은 그 분해물을 배출하는 기관이다. 결명자차를 자주 마시면 간이 처리한 대사산물이 신장으로 몰리게 되고, 결국 이중 부담이 생긴다. 만성 신장질환자가 결명자차를 마신 뒤 소변검사에서 수치 이상을 보이는 사례는 드물지 않다. 적정량은 하루 100ml 이하, 간헐적 섭취가 바람직하다.
세 번째 – 쑥차: 몸을 따뜻하게 하지만, 신장에선 경계 대상
쑥은 한방에서 기를 보강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약초로 여겨진다. 쑥차는 특히 여성 건강에 좋다는 이미지 덕분에 생리통, 냉증, 소화불량에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일부에서는 매일 따뜻한 물 대신 쑥차를 권하기도 한다. 그러나 쑥의 독성 성분은 무시할 수 없다.
쑥에는 툰시톤(Tujone)이라는 휘발성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은 신경계를 자극하고, 신장에 미세한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물론 티백 형태로 우린 쑥차에는 함량이 낮지만, 매일 다량으로 섭취하면 장기적인 신장 기능 저하를 유도할 수 있다. 특히 쑥의 종류나 채취 시기, 우려내는 방식에 따라 독성 성분의 양이 달라질 수 있어 섭취량 조절이 쉽지 않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쑥은 이뇨 작용과 함께 혈류순환을 강하게 자극하기 때문에, 신장 혈류량이 불안정한 사람에겐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가벼운 부종 완화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만성 신부전이 있거나 고혈압약을 복용 중이라면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신장에 좋은 ‘차’는 따로 없다, 과용을 경계해야 한다
몸에 좋다고 알려진 전통차들은 대부분 단기간 섭취하거나, 특정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효능을 발휘하는 것들이다. 문제는 ‘건강차’라는 이유만으로 매일 물 대신 마시는 경우다. 신장은 우리 몸에서 가장 민감한 장기 중 하나이며, 수분, 염분, 독성 물질의 균형을 조절하는 섬세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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