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신기한 생물들이 남극 해저에서 여럿 발견됐다. 쇄빙선을 이용한 호주 학자들의 이번 조사는 극지방 생물 다양성의 이해를 크게 높일 것으로 평가됐다. 호주남극연구소(AAD) 등 호주의 4개 연구기관 해양학자 약 60명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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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영화에서나 볼 법한 신기한 생물들이 남극 해저에서 여럿 발견됐다. 쇄빙선을 이용한 호주 학자들의 이번 조사는 극지방 생물 다양성의 이해를 크게 높일 것으로 평가됐다.
호주남극연구소(AAD) 등 호주의 4개 연구기관 해양학자 약 60명으로 구성된 공동 연구팀은 이런 내용을 담은 탐사 보고서를 18일 발표했다. 이들은 지난 3월 초 쇄빙선 누이나(RSV Nuyina)를 이용한 남극 해저 조사를 이어오고 있다.
동남극 심해에서 확인된 해삼 프로텔피디아의 근연종. 민무늬에 주황색 체색이 특징이다. 「사진=AAD 공식 홈페이지」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급속히 녹아내리는 빙하 주변의 해수 분석과 심해생물 샘플 채취를 위해 이번 탐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신종을 포함한 다양한 극지방 해양생물과 마주했다.
AAD 관계자는 “호주에서 남쪽으로 약 5000㎞에 위치한 동남극 덴만 빙하 주변에 초점을 맞춘 이번 조사는 기후변화로 급속히 진행되는 빙상의 융해와 해양환경 변화를 들여다보는 것이 핵심”이라며 “해수온, 염분, 산소 농도, 금속 농도의 정밀 측정과 더불어 심해생물의 샘플 채취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심해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다거미 콜로센디스 메가로닉스 「사진=AAD 공식 홈페이지」
탐사 과정에서 연구팀은 남극해 해저에 서식하는 심해 해삼 프로텔피디아(Protelpidia)의 근연종을 확인했다. 바다거미로 알려진 콜로센디스 메가로닉스(Colossendeis megalonyx)도 촬영했다. 바다거미는 해저의 소형 무척추동물을 사냥하며 심해 생태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클리오 피라미아타(Clio pyramidata)도 포착했다. 화려한 날갯짓을 하는 나비를 닮은 이 고둥은 배 위에서 막 산란을 시작해 부화는 물론 새끼의 성장 과정도 관찰할 수 있었다. 이 밖에도 무지개색을 띠는 해파리와 남극 고유종 문어 등 다양한 생물이 발견됐다.
나비같이 생긴 고둥 클리오 피라미아타 「사진=AAD 공식 홈페이지」
AAD 관계자는 “덴만 빙하는 1996년부터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다. 2017~2018년까지 약 5㎞의 후퇴가 확인됐을 정도”라며 “5월까지 계속될 동남극 해저 조사를 통해 빙하의 후퇴를 막을 기본적인 아이디어를 얻고자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미션은 온난화로 인한 극지방의 환경 변화를 파악하는 동시에 미지의 해양생물과 대면하는 중요한 작업”이라며 “2021년 건조된 누이나는 얼음 밑의 해저를 자세히 탐사할 수 있고 채취한 다양한 샘플을 선내에서 바로 분석할 수 있는 바다 위의 실험실”이라고 언급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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