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타민 D를 보충하기 위해 가장 손쉬운 방법은 햇빛에 노출되는 것이다. 일조량이 부족해지는 겨울에 비타민 D 부족으로 인한 건강 문제가 흔해지는 이유다. 일조량이 부족할 때,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체내 비타민 D 수치를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제기됐다.
비타민 D의 특성과 공급원
비타민 D는 대표적인 지용성 비타민 중 하나다. 지용성 비타민은 물이 아닌 지방 성분에 녹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 우리 몸의 지방 조직에 저장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해 지용성 비타민은 평상시 체내에 잉여분을 저장해두었다가 필요에 따라 혈류로 방출하기도 한다.
물론 영양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매일 적당한 양을 꾸준히 보충해주는 것이다. 다만 지용성 비타민의 경우 그 특성상 어쩌다 한 번씩 섭취가 다소 부족하더라도 기존에 축적된 양이 있다면 그것을 활용해 신체 기능을 이상 없이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약간의 유연성을 가지고 있는 셈이라 할 수 있다.
익히 알려져 있듯, 비타민 D를 보충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햇빛을 쬐는 것이다. 파장이 짧은 자외선 B(UV-B)를 받으면 피부에서 비타민 D를 스스로 합성할 수 있다. 일부 음식을 통해서도 비타민 D를 얻을 수 있지만, 효율성 면에서는 햇빛을 쬐는 것이 압도적으로 높다.
이 때문에 일조량이 크게 줄어드는 겨울에는 종종 비타민 D와 관련된 문제가 생긴다. 일조 시간 자체도 짧아지고, 햇빛의 강도도 약하며, 추운 날씨 때문에 피부를 노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비타민 D 합성량이 크게 줄어들어 결핍 문제를 겪을 우려가 높아진다.

체내 비타민 D 수치 유지
이와 관련해 영국 바스 대학, 버밍엄 대학, 케임브리지 대학 등이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가 이번 주 초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에 게재됐다. 핵심 내용은 중강도 수준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별도의 보충제 없이도 체내 비타민 D 수치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지용성인 비타민 D는 평소 체내에 저장돼 있다가 필요한 만큼씩 방출된다. 음식을 통한 섭취에는 한계가 있고, 햇빛을 쬐는 시간마저 부족해진다면 언젠가는 저장량이 고갈될 수밖에 없다.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때 중강도 수준의 운동을 하게 되면 체내에서 비타민 D가 떨어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연구팀은 특히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에게서 혈중 비타민 D 농도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흔하다는 점에 착안해,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 50여 명을 모집해 10주 간의 실내 운동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했다.
햇빛에 의한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실이 위치한 지역에서 일조량이 가장 적은 10월~4월 사이에 실험을 진행했다. 또한, 체내 비타민 D 수치의 변화를 명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모든 참가자들로 하여금 비타민 D 보충제를 섭취하지 않도록 했다.
실험은 운동군과 대조군으로 나눠 진행했으며, 운동군은 1주일에 4회 중강도 운동을 진행했다. 트레드밀 걷기 2회, 장거리 자전거 타기 1회, 고강도 인터벌 자전거 타기 1회로 구성했다. 10주 간의 프로그램을 마친 뒤 컨디션을 측정한 결과, 운동군의 비타민 D 감소율은 15%, 대조군의 감소율은 25%로 나타났다. 운동을 통해 비타민 D 소모량을 줄인 것이다.

‘체내 비타민 D 수치 부족’을 예방하는 대안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운동 그룹에 속한 사람들은 ‘활성 비타민 D’가 건강한 수준으로 유지됐으며, 대조군에서는 활성 비타민 D 수치가 15% 감소했다는 점이다. 햇빛이나 음식, 보충제를 통해 섭취하는 비타민 D는 기본적으로 ‘비활성 상태’로 저장되며, 필요에 따라 활성 상태로 바뀌어 작용한다.
그런데 위 실험에서 활성 비타민 D의 수치가 감소했다는 것은, 저장돼 있던 비타민 D의 활성화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또는 체내에서 비타민 D가 담당해야 할 생리적 기능에 이상 또는 장애가 발생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도 있다. 대조군에서 전체 비타민 D의 저장량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든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한편, 연구팀은 10주의 연구 기간 동안 참가자들의 체중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비타민 D 수치의 변화가 체중 감소로 인한 결과가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짚은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계절이 아닌 ‘비타민 D 부족을 예방하는 대안’이다. 우리나라는 곧 여름을 앞두고 있지만, 계절적으로 환경이 다르더라도 이 연구 내용은 충분한 의의를 가진다. 여름에도 너무 강렬한 자외선으로 인해 바깥활동을 자제하는 경우가 많고, 실내생활 위주로 하게 될 경우 자칫 비타민 D 관련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원한 실내 공간, 또는 해가 진 후 다소 쾌적한 환경에서 중강도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게 되면, 계절에 관계 없이 비타민 D 부족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크게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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