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 대량 발견된 수수께끼의 도자기 파편들은 약 4000년 전 실제 사용된 아기 딸랑이로 확인됐다.
다마스쿠스대학교 고고학 연구팀은 최근 조사 보고서를 내고 1930년대 출토된 수많은 도자기 조각이 아기 딸랑이의 파편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 유물들은 덴마크 고고학자들이 시리아 중부 도시 하마에서 지난 1930년대 발굴했다. 이후 많은 이들이 분석에 나섰지만 90년 가까이 정확한 용도를 알 수 없었다.
다마스쿠스대학교 고고학자 조르주 무아마르 박사는 “덴마크 국립박물관에 전시된 유물 중 다마스쿠스 국립박물관에서 이전에 봤던 아기용 딸랑이와 비슷한 모양의 손잡이를 우연히 발견했고, 거기서 재조사가 시작됐다”며 “고대 하마 사람들의 삶을 폭넓게 재조명하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정밀 분석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들여다본 대상은 기원전 2500~2000년 초기 청동기시대 4기(EBIV)에 만들어진 도자기 파편 19점이다. 모두 하마의 주택지에서 나왔는데, 속이 빈 손잡이 부분을 포함해 길이는 4.56㎝, 지름은 2㎝로 유아가 잡기 딱 좋은 크기였다.
특히 원통형 손잡이는 돌기를 넣어 아이들이 쉽게 놓치지 않도록 나름 과학적으로 설계됐다. 유일하게 손잡이가 없는 형태도 1점 확인됐다. 붉은색과 검은색, 황갈색 띠나 소용돌이, 사선 등 다양한 장식이 들어갔다.
조르주 박사는 “비슷한 딸랑이는 레반트 북부에서 고루 발견되는 경향이 있다”며 “아마 내부에는 조약돌이나 구운 점토 구슬을 넣어 아기들이 갖고 놀기 좋은 은은한 소리를 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딸랑이가 출토된 지역은 과거 주택이 즐비한 고대 도시로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가정에는 많은 유아가 존재했고 부모들은 요즘 맞벌이 부부처럼 노동에 많은 시간을 뺏겼기 때문에 어린 자녀들이 아기를 돌보기 위해 딸랑이를 유용하게 썼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학계는 이번 성과가 단순히 선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린이의 삶을 하나의 중요한 연구 주제로 삼았다고 평가했다. 연구팀은 하마 지역의 수장품 중에는 아직 알려지지 않은 어린이와 관련된 유물이 더 있다고 보고 향후 추가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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