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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겨울에 조직 충성·권위 존중 낮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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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우리나라는 4계절이 뚜렷하다’라고 이야기한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뚜렷하게 구분되던 예전과는 조금 다른 의미의 계절 구분이 된 것 같지만, 어쨌거나 계절 변화가 뚜렷하다는 특징 자체는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듯하다.

계절에 따른 변화라고 하면 우선 날씨 변화가 대표적이다. 최고 기온과 최저 기온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많은 생활양식이 달라진다. 그뿐인가. ‘생활 리듬’도 분명한 변화를 보인다. 이 때문에 기분, 즉 감정적으로도 변화를 겪을 수 있으며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심리학에서는 주의력, 기억력 등 이성적인 능력은 물론, 특정 색깔을 더 마음에 들어하거나 때로는 ‘관대함’까지도 계절적 영향이 있음을 밝혀낸 바 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 심지어는 가치관까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인간의 도덕적 가치관이 계절의 영향을 받는지’를 주제로 조사를 진행했다.

도덕성 원칙, 사람마다 견해와 우선순위 달라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의 연구팀은 웹사이트 ‘유어 모럴스(YourMorals)’를 통해 사람들이 직접 작성한 설문 데이터를 수집했다. YourMorals는 개인의 도덕적 가치와 윤리적 신념을 조사하는 연구 목적의 웹사이트다. 사람들로 하여금 다양한 ‘도덕적 원칙’에 대해 자신이 어떤 견해를 가지고 있는지를 평가할 수 있도록 온라인 설문조사를 설계해 제공한다.

연구팀은 총 5가지 핵심 원칙에 대한 설문 데이터를 확보했다.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는 것 ▲모든 사람을 공정하게 대하는 것 ▲자신이 속한 조직에 충성하는 것 ▲권위를 존중하는 것 ▲조직 내 전통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개인적인 도덕성과 조직 차원의 도덕성을 함께 살펴보고자 했다.

이 다섯 가지 원칙은 비교적 흔한 항목이다. 어떤 항목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옳다고 생각하는 반면, 어떤 항목에 대해서는 찬반이 나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입장을 취하는지와 별개로 사람마다 각각의 원칙에 대한 우선순위가 다르다는 점이다. 이는 두 가지 이상의 원칙이 충돌할 때 무엇을 더 우선시할 것인지를 정하는 기준이 된다.

연구팀은 여기서 ‘우선순위’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고 보았다. 예를 들어, 개인적 도덕성을 우선시하는 사람들은 진보적 정치 성향을 가질 가능성이, 조직의 도덕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보수적이고 배타적인 성향이 강할 가능성이 있다.

조직 도덕성, 봄과 가을에 높은 경향 뚜렷

그렇다면 이 다섯 가지 원칙에 대한 사람들의 견해와 우선순위는 ‘계절 변화’에 따라 달라질까? 연구팀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인 약 23만 명이 응답한 데이터를 분석했다. 그 결과, 개인적 도덕성 항목에서는 계절에 따른 변화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조직 차원의 도덕성 부문에서는 ‘분명하고 일관된’ 계절적 변화가 드러났다.

조직 차원의 도덕성에 관해 나타난 계절적 주기는 ‘이중 봉우리형(biomodal)’이었다. 즉, 연간 두 번의 고점(high point)과 두 번의 저점(low point)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봄과 가을에 응답한 경우 충성, 권위, 조직 전통을 중요하게 본다고 답했으며, 여름과 겨울에 응답한 경우는 이러한 가치에 대한 지지도가 낮았다. 이러한 패턴이 매년 반복적으로 나타남으로써 데이터 신뢰성을 높였다.

미국만 그랬을까? 연구팀의 추가 분석 결과, 캐나다와 호주에서도 유사한 패턴이 나타났다. 조직과 관련된 도덕성 항목은 봄, 가을에 높게, 여름과 겨울에 낮은 지지도를 보였다. 물론 모든 문화권 및 지역에 보편적으로 적용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함이 있다. 하지만 적어도 더 깊게 들어가볼 만한 가치는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여름과 겨울에 ‘불안감’ 증가, 왜?

이러한 현상이 ‘정말’ 계절 때문인 걸까? 만약 그렇다면 무엇으로부터 원인을 찾을 수 있을까? 수십만 명 단위의 불특정 다수에게서 비슷한 경향이 발견됐다면, 이는 결코 변덕이나 개인차에 의한 것이라 할 수 없다. 보편적인 심리에 영향을 끼치는 어떤 요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

연구팀은 그중 한 가지 가능성으로 ‘감정적 불안’을 제시했다. 이를 검증해보기 위해, 연구팀은 ‘불안’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 구글에서 최근 10년 동안의 검색 데이터를 확보해 분석한 결과, 여름과 겨울에 ‘불안’과 관련된 단어를 검색하는 사례가 뚜렷하게 많았다는 결과를 얻었다. 

단순히 인터넷 검색만을 근거로 삼기에는 연결고리가 뚜렷하지는 않다. 다만, 이 현상에 대해 의문을 가져볼 수는 있다. 왜 여름과 겨울에 불안에 관한 검색이 많을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뾰족한 실마리가 없다. 이 지점에서 연구팀은 또 다른 경향을 발견했다. 여름철 기온 변화가 극심한 지역일수록 조직 도덕성에 대한 지지도가 낮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즉, 기후로 인한 환경적 요인이 사람들의 심리를 평소보다 불안한 쪽으로 몰아갔다는 해석을 붙여볼 수 있다. 다만 이는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겨울철에도 똑같이 조직 도덕성이 낮게 나타났지만, 이 시기에는 지역에 따른 특징이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과관계는 찾지 못했지만…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 연구팀이 발표한 결과로부터 우리는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미국과 캐나다, 호주에서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는 것은 꽤 흥미로운 내용이지만, 그것이 우리나라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거라고 보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다만 ‘참고’는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내용을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까? 만약 연구팀이 세웠던 가설대로라면, 기후가 사람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극단적인 기후일수록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는 경향이 나타난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그렇다면 여름과 겨울에 극단적인 날씨가 두드러지는 우리나라에서도 미국, 캐나다, 호주와 비슷한 패턴이 나타날 거라 볼 수 있다.

즉, 우리나라에서도 여름과 겨울에 심리적 불안감이 높아지고, 그로 인해 조직과 관련된 도덕성이 상대적으로 흐려지는 경향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물론,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개인보다 집단에 가치를 두는 문화가 있었다는 점은 변수로 고려해야 한다.

어찌됐건, 조직이나 집단에서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사회적 위기상황에 대응하는 일은 봄과 가을에 더 수월하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혹은 사법적인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서도 계절의 영향이 있을 거라 추정해볼 수도 있다.

인과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만큼, 여전히 비어 있는 조각이 너무 많다. 다만 ‘계절에 따라 사람들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존재한다’라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정신건강 문제가 사회적 이슈 중 하나로 자리잡은 요즘, 쉽게 지나쳐버릴 수 없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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