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폐기물이 학자들 예상보다 훨씬 빨리 암석으로 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폐기물이 암석화하는 시간은 최소 수천 년으로 생각됐지만 실제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화학 및 환경학 연구팀은 20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산업폐기물이 암석으로 변해 자연계
sputnik.kr
산업폐기물이 학자들 예상보다 훨씬 빨리 암석으로 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폐기물이 암석화하는 시간은 최소 수천 년으로 생각됐지만 실제 속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화학 및 환경학 연구팀은 20일 조사 보고서를 내고 산업폐기물이 암석으로 변해 자연계에 자리잡는 속도는 학계의 계산을 크게 벗어난다고 경고했다. 이들의 조사 내용은 국제 학술지 지올로지(Geology)에 먼저 소개됐다.
연구팀은 인간의 산업활동이 지구의 지질에 미치는 다양한 영향을 조사해 왔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잉글랜드 제철소에서 배출된 산업폐기물이 불과 수십 년 만에 바위로 변화한 것을 알아냈다.
영국 제철소에서 나온 산업폐기물이 불과 35년 만에 암석으로 변했다는 충격적인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인공지능(SORA) 생성 이미지」
글래스고대 아만다 오언 연구원은 “잉글랜드 해안의 폐기물은 용광로 찌꺼기인데, 해수나 공기의 영향을 받아 급속히 굳어 진짜 암석이 돼 버렸다”며 “변화에 걸린 기간은 길게 잡아도 35년으로, 산업폐기물의 암석화는 수천에서 수백만 년 걸린다는 학자들 예상을 우습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연구팀이 조사한 산업폐기물 암석은 영국 잉글랜드 북서부 더웬트 하우의 연안부에서 불과 수십 년 만에 발생했다. 과거 이곳은 철강업이 번성한 지역으로 지금도 폐쇄된 제철소들이 남아있다.
아만다 오언 연구원은 “수많은 제철소에서 배출된 산업폐기물 가운데 슬래그(제철 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불순물 덩어리)가 들러붙은 불규칙한 구조가 확인됐다”며 “총 13곳에서 샘플을 채취해 전자현미경과 X선 회절 등으로 분석하니 칼슘과 철, 마그네슘, 망간 등 활성 원소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제철소의 슬래그가 엉겨붙어 암석화한 잉글랜드 더웬트 하우 연안부 「사진=글래스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연구원은 “이들 원소는 탄산칼슘으로 이뤄진 방해석 또는 가장 일반적인 산화철 광물인 침철석, 수산화 마그네슘 암석인 수활석 같은 천연 시멘트 성분을 형성하고 광물을 서로 연결했다”며 “해수 및 공기가 암석화에 속도를 붙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확인된 더웬트 하우의 산업폐기물 암석은 특수 환경이라는 점을 고려할 만하다. 그렇다고 해도 산업폐기물이 무서운 속도로 자연 환경에 흡수되는 점을 알게 해준 점에서 다른 환경도 재조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역설했다.
더웬트 하우의 암서화한 슬래그 단면. 1989년 알루미늄 캔이 확인된 점에서 최단 35년 만에 암석화됐음을 알 수 있다. 「사진=글래스고대학교 공식 홈페이지」
이번에 조사된 슬래그 안에는 영국 윈저 왕조를 연 조지 5세 치세인 1934년 동전과 1989년에 만든 알루미늄 캔이 나왔다. 슬래그는 더 신속하게 굳었을 가능성도 있어 산업폐기물의 암석화는 35년 이내에 이뤄졌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아만다 오언 연구원은 “암석은 자연계에서 수천~수백만 년이라는 긴 세월에 걸쳐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인간의 활동에 의해 생긴 폐기물은 단기간에 바위가 되는 새로운 암석 형성 사이클이 출현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윤서 기자 lys@sputni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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