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항공전에서 전투기는 한 국가의 공군력을 상징하는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 5세대 스텔스 전투기 시대가 본격화되며 세계 주요국은 첨단 기술을 총동원해 최첨단 전투기 개발 경쟁에 나서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제공권 확보의 중요성이 다시금 부각되면서, 공군력의 질적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항공 전문 매체인 ‘Aviation A2Z’가 발표한 2025년 최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세계 최고 전투기 순위를 살펴보고 한국의 KF-21 보라매가 차지한 위상을 분석해 본다.
F-35 라이트닝 II, 공중전의 새로운 표준
미국 록히드 마틴의 F-35 라이트닝 II는 여전히 전 세계 전투기 시장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한다. 단가 약 8,500만 달러의 이 기체는 5세대 전투기의 기준을 제시하며, 스텔스 기능과 센서 퓨전 기술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F-35는 프랫 앤 휘트니 F135 엔진을 탑재해 마하 1.6의 속도를 낼 수 있으며, 내부 무기창과 외부 하드포인트를 포함한 최대 무장 탑재량은 8톤에 달한다. 미국과 동맹국 간의 상호 운용성을 강화하기 위해 대량 생산 중이며, 이미 17개국에서 1,000대 이상이 운용되고 있다. F-35는 현대 공중전의 판도를 바꾼 기체로 평가된다.
J-20 마이티 드래곤, 중국의 전략적 도전
중국 청두 항공이 개발한 J-20 마이티 드래곤은 미국 F-22를 겨냥해 설계된 중국의 5세대 스텔스 전투기다. 현재 200대 이상이 배치돼 있으며, WS-10C 엔진으로 마하 2.0 속도를 낸다. 향후 WS-15 엔진 탑재 시 초음속 순항 능력 확보도 기대된다.
정면 스텔스 성능을 강조한 설계와 강력한 방공망 돌파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이는 중국의 서태평양 전략을 반영한 결과다. 약 1억 달러 수준의 기체 가격은 첨단 기술 개발에 대한 중국의 의지를 보여준다.
F-22 랩터, 공중우세의 상징
F-22 랩터는 세계 최초의 5세대 전투기로, 여전히 최강의 공중우세 전투기로 손꼽힌다. 1억 5,000만 달러의 높은 단가와 195대 한정 생산으로 희소성을 가진 이 기체는 F119 엔진의 추력편향 노즐을 통해 마하 2.25의 속도와 뛰어난 기동성을 자랑한다.
슈퍼크루즈 기능으로 애프터버너 없이 마하 1.8 초음속 순항이 가능하며, 시리아 등 실전에서 그 성능을 입증했다. 미국 내에서만 운용되며 수출은 금지된 상태다.
KF-21 보라매, 세계 시장에 도전하는 한국 항공력
한국 KAI가 개발한 KF-21 보라매는 7,400만 달러 수준의 가격으로 4위를 차지하며 가성비 최강 전투기로 평가받는다. F/A-18 슈퍼 호넷과 동일 계열의 F414 엔진을 장착해 마하 1.8의 속도를 구현하며, 뛰어난 기동성과 유지보수 효율성을 동시에 만족시킨다.
4.5세대 전투기로 분류되지만, 향후 내부 무장창 탑재, 첨단 센서 통합, 전자전 장비 강화 등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사실상 5세대 전투기에 가까운 성능을 확보할 계획이다. KF-21의 등장은 한국이 단순 무기 구매국에서 첨단 항공기 생산국으로 자리매김했음을 의미한다.
Su-57, 러시아의 기능적 스텔스 실험
러시아 수호이 Su-57은 전방위 스텔스 대신 기동성과 스텔스의 조화를 추구한 5세대 전투기다. 3차원 추력편향 노즐과 강력한 공력 성능을 앞세우며, 경제적 제약 속에서도 70대 이상 생산을 목표로 한다. 가격은 F-35의 3분의 1 수준인 4,000~5,000만 달러로 수출 시장을 공략 중이다. 그러나 서방 무기와의 기술적 격차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FC-31과 F-15EX, 새로운 세대의 경쟁자들
중국의 FC-31 거르팔콘은 J-20에 이어 개발된 수출형 스텔스 전투기로, 함재기 버전인 J-35는 2026년 중국 항모 배치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가격은 7,000만 달러대로, 파키스탄 등 일부 국가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F-15EX는 기존 F-15의 진화형으로, 22발의 공대공 미사일을 탑재 가능하며, 현대화된 전자전 장비와 AESA 레이더로 무장했다. 미국은 144대 도입을 계획하며 2050년대까지 운용할 예정이다.
유럽 대표 전투기, 라팔과 타이푼
프랑스 다소 라팔은 1억 달러에 달하는 단가에도 불구하고 인도, 카타르, 이집트 등지에서 성공적인 수출 실적을 기록하며 유럽 전투기의 자존심을 지킨다. SPECTRA 전자전 시스템을 비롯한 첨단 장비와 다목적 운용 능력이 강점이다. 유로파이터 타이푼은 9,000만 달러 수준으로, 슈퍼크루즈 능력과 강력한 공중전 성능을 기반으로 NATO 국가 표준 전투기로 자리 잡았다.
Su-35S, 러시아 4세대의 최종 진화형
Su-35S는 3차원 추력편향 엔진과 강력한 레이더를 기반으로 스텔스 기체를 제외하면 최강의 공중전 성능을 보여준다. 중국과 이집트에 수출되며 러시아 전투기의 위상을 이어가고 있다. 약 8,500만 달러의 단가는 최신형 전투기 수준이다.
아시아 항공력이 보여준 변화
이번 순위는 단순히 기체 가격과 성능을 비교한 것이 아니라 각국의 기술 발전과 항공산업의 미래를 보여준다. 특히 KF-21 보라매가 4위에 오른 것은 한국이 글로벌 항공산업 강국으로 도약했음을 상징한다. 아시아의 전투기 기술력이 미국과 유럽의 독점을 깨고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 한국의 KF-21이 국제 무기 시장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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