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은 여름철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과일 중 하나다. 하지만 수박을 잘라 랩으로 싸서 냉장 보관하는 습관이 오히려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표면이 거칠고 넓은 수박 껍질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세균이 서식하고 있으며, 이를 잘라낸 단면과 접촉하게 되면 세균이 증식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만들어진다.
특히 여름철 높은 기온과 냉장 보관 시에도 지속되는 습기는 세균이 급격히 번식하는 데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이번 글에서는 수박 보관 시 랩을 사용하면 왜 세균 증식이 급격히 증가하는지 그 과학적 이유와 올바른 보관법을 보다 상세히 살펴본다.
1. 수박 껍질 표면 세균과 단면 오염
수박은 재배, 운송, 판매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과 기구를 거치기 때문에 껍질 표면에 다양한 세균이 묻게 된다. 이를 자를 때 칼날을 통해 단면까지 세균이 옮겨가고, 랩으로 밀폐하면 세균 증식에 유리한 습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냉장 보관하더라도 세균 증식은 멈추지 않으며, 연구에 따르면 랩을 씌운 수박 단면의 세균 수는 48시간 만에 최대 3000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
특히 단면이 공기 순환이 되지 않는 상태로 밀폐되면 미생물이 빠르게 번식하며 부패가 시작된다. 이를 섭취하면 식중독 같은 위장 질환을 유발할 위험도 커진다.
2. 수박 단면의 고당도와 수분이 세균 번식 촉진
수박은 당도가 높고 수분 함량이 90% 이상으로, 세균이 자라기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랩으로 싸면 공기 순환이 차단돼 단면에 습기가 고이고, 이 습기와 당분이 결합해 세균 증식을 더욱 가속화한다. 당분과 수분은 세균의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분을 제공하며, 수박 단면은 그 자체가 세균의 배양접시처럼 변할 수 있다.
따라서 랩 보관은 오히려 위생적일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세균 오염을 심화시킬 수 있다. 단면이 끈적이거나 변색되었다면 이미 세균이 번식했을 가능성이 높으며, 이 상태에서 섭취하면 복통,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3. 올바른 수박 보관법
잘라 놓은 수박은 랩 대신 깨끗한 밀폐용기에 담아 보관하는 것이 좋다. 밀폐용기는 외부 공기와 세균 접촉을 줄이는 동시에 단면의 습기를 최소화한다. 또한 잘라낸 직후 바로 먹을 만큼씩 소분해 두는 것이 가장 위생적이다. 수박은 냉장 보관하더라도 단기간에 먹는 것이 중요하며, 보관 기간은 1~2일 이내로 짧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
조금이라도 이상한 냄새나 색 변화가 보이면 섭취를 피하고 바로 폐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은 수박을 냉동 보관하는 방법도 고려할 수 있지만, 이 경우 해동 시 식감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4. 보관 전 철저한 세척과 관리
수박을 자르기 전에는 반드시 흐르는 물에 껍질을 깨끗이 씻고, 필요한 경우 식초물이나 베이킹소다수를 활용해 표면 세척을 강화하는 것이 안전하다. 껍질에 남아 있는 미세한 흙이나 농약 성분까지 제거하는 데 도움이 된다.
칼과 도마도 깨끗하게 세척해 교차 오염을 방지해야 하며, 자를 때와 보관 시 손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기본적인 관리만 잘해도 세균 번식을 크게 줄이고 수박을 더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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