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기름은 고소한 풍미와 더불어 건강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해 예로부터 식탁 위 건강기름으로 자리 잡아왔다. 나물무침, 국밥, 밥 비빔용 기름으로 자주 사용되고 특히 중장년층 사이에서 ‘몸에 좋다’는 인식이 뿌리 깊다. 하지만 잘못된 방식으로 보관하거나 조리하면 들기름은 되려 건강을 해치는 물질로 변질될 수 있다.
최근 식품안전 전문가들은 들기름의 산화와 발암물질 생성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들기름을 제대로 먹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조리법과 안전수칙을 정리했다.

1. 높은 온도에서 가열하면 ‘발암물질’ 가능성 증가
들기름은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매우 높은 식용유다. 그만큼 열에 약하다는 특징도 갖는다. 특히 160도 이상으로 가열할 경우 들기름 속 불포화지방이 산화되며 유해 산화물질이 생성되기 시작하고, 이를 반복 사용하거나 장시간 노출시키면 ‘과산화지질’, ‘벤조피렌’과 같은 발암 의심 물질이 생성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들기름으로 볶음요리를 하거나 고온에서 튀기듯 조리할 경우, 영양보다는 해로움이 더 커질 수 있다. 고소한 향은 살지만, 들기름 본연의 기능과 건강 효과는 거의 사라진다.

2. 공기·햇빛·시간에 쉽게 산패된다
들기름은 보관만 잘못해도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개봉한 뒤 공기나 햇빛에 오래 노출되면 산패가 빠르게 진행되며, 산패된 기름은 독성을 띠는 지방산을 다량 포함하게 된다. 특유의 고소한 향이 사라지고, 약간 비린내가 느껴지거나 쩐내가 난다면 이미 산패가 진행된 상태다.
산패된 들기름은 간 기능을 손상시키고, 세포 산화를 촉진시켜 염증 및 만성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기름을 주방에 장시간 두거나 상온에서 보관하면 여름철엔 일주일 내에도 변질될 수 있다.

3. ‘생기름’ 그대로 먹을 때 가장 효과적이다
들기름의 주요 영양 성분은 알파 리놀렌산, 즉 오메가-3 지방산이다. 이 성분은 체내 염증을 억제하고 혈관을 튼튼히 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고온에 약해 가열 시 거의 파괴된다. 때문에 들기름은 열을 가하지 않고 그대로 먹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나물무침, 밥에 살짝 비비기, 두부 위에 뿌리기 등의 방식으로 활용하면 풍미도 살리면서 건강 효과도 제대로 누릴 수 있다. 하루 섭취량은 1~2티스푼 정도가 적당하며, 지나치게 많은 양을 섭취하는 것도 칼로리 과다로 이어질 수 있다.

4. 냉장보관과 소용량 구매가 기본 원칙
들기름을 안전하게 섭취하기 위해선 구매부터 보관까지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되도록이면 냉압착 방식으로 짜낸 신선한 제품을 고르고, 유통기한이 짧은 소용량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개봉 후에는 반드시 뚜껑을 밀봉하고 냉장고에 보관해야 산패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들기름은 한 달 안에 모두 소비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며, 냉장 보관 중에도 냄새나 맛에 변화가 느껴진다면 폐기하는 것이 현명하다. 또한 유리병보다는 불투명한 용기를 고르면 햇빛에 의한 산화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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