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염으로 오인하기 쉬운 상복부 통증이 반복될 때, 실제로는 쓸개에 생긴 돌인 ‘담석’이 원인일 수 있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왔다. 세란병원(병원장 조성용) 복부센터 고윤송 센터장은 “위염과 담석증은 모두 상복부 통증, 속쓰림, 특히 기름진 음식 섭취 후 증상이 심해지는 공통점이 있지만 통증 양상과 부위에 차이가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쓸개, 즉 담낭은 간 옆에 붙은 작은 기관으로, 담즙이라는 소화액을 저장하고 있다. 담즙은 지방 소화에 관여하는데, 이 속의 콜레스테롤이나 담즙산이 침전돼 칼슘과 결합하면 돌처럼 굳어지는 ‘담석’이 형성된다. 이를 담석증이라고 하며, 음식 섭취 습관이나 비만, 급격한 체중 감소, 임신이나 여성호르몬 변화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전체 담석증 환자 중 약 60~80%는 자각 증상이 없다. 하지만 담석이 커지거나 담낭관을 막는 경우, 담낭에 염증이 생기면서 오른쪽 윗배 통증이 심해지고 등, 어깨로 통증이 퍼질 수 있다. 또한 구역질, 구토, 황달이나 췌장염 같은 2차 합병증도 유발할 수 있다.
고 센터장은 “환자 중에는 위염으로 진단받고 약을 복용했음에도 증상이 낫지 않아 병원을 다시 찾는 경우가 있다”며 “명치 쪽의 통증이 주된 위염과 달리, 담석증은 통증이 등이나 오른쪽 어깨까지 번지는 특징이 있어 이런 경우 반드시 초음파 등 검사를 통해 담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담석증 치료는 증상이 없을 경우 경과 관찰을 하기도 하지만, 돌이 1cm 미만으로 작아 담관으로 빠질 위험이 높거나, 2~3cm 이상으로 커졌거나, 담낭벽 석회화 등 위험요인이 있는 경우에는 예방적 담낭절제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담낭을 제거하면 소화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하는 환자들도 있다. 그러나 고 센터장은 “담낭이 없더라도 간에서 생성된 담즙이 그대로 십이지장으로 배출되며, 총담관이 늘어나 담즙을 저장하는 기능을 보완하게 된다”며 “수술 후에도 소화 기능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반복되는 복부 통증이 위염으로 오인되기 쉬운 만큼, 위장약 복용에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담석증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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