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 해 동안 국내에서 후두암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약 8,900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94%가 남성이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에서의 발생률이 높고, 초기 진단 시 치료 성공률이 비교적 높아 조기 증상에 대한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건국대학교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임영창 교수는 “목소리가 쉬는 증상은 계절성 감기나 일시적인 피로로 생각되기 쉽지만,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단순 염증이 아닐 가능성도 있다”며 “특히 흡연자나 고령층은 후두암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후두는 발성기관인 성대가 포함된 구조로, 종양이 생기면 목소리 변화가 가장 먼저 나타난다. 후두암 초기에는 쉰 목소리 외에도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삼키기 어려운 증상, 마른기침, 인후 통증 등이 동반될 수 있어 감기 증상과 혼동되기 쉽다. 이 때문에 증상을 방치했다가 병변이 커지고 기도 폐쇄나 호흡 곤란으로까지 악화되는 사례도 있다.
다행히 후두암은 비교적 조기 진단이 가능한 암 중 하나다. 임 교수는 “내시경을 통해 손쉽게 병변을 확인할 수 있고, 초기라면 방사선 치료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다”며 “하지만 진단이 늦어질 경우 수술 범위가 커지고, 후두 전절제술이 필요한 상황까지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암이 성대 내에 국한된 경우에는 성대 보존 수술이나 내시경을 이용한 절제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그러나 암세포가 후두 외부로 퍼질 경우, 성대를 포함한 후두 전체를 제거해야 할 수 있고, 이후에는 음성 재활이 필수다. 이는 환자의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임 교수는 끝으로 “목소리 변화는 후두질환의 중요한 신호”라며 “2주 이상 쉰 목소리가 계속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야 하고, 이를 간과하면 생존율은 물론 삶의 질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의료진들은 감기와 혼동되기 쉬운 초기 증상을 바로 인지하고 대응하는 것이 후두암 치료 성패를 좌우한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 감기’로 넘기지 말고, 목소리의 변화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건강한 삶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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