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삼이 단순한 바다 생물로만 여겨졌다면 이제 생각을 조금 바꿔야 한다. 최근 연구에서 해삼에서 추출한 특정 당 성분이 암세포의 확산을 억제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성분은 Sulf-2라는 효소의 활성을 낮추는 작용을 하며, 이 효소는 암세포가 퍼지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특히 이 당 성분은 혈액 응고 기능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 부작용이 적고, 암 확산을 막는 데만 작용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해삼이 암 억제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1. Sulf-2 효소 억제하는 해삼 속 당 성분
해삼에서 추출한 ‘퓨코실화 콘드로이틴 황산’은 Sulf-2라는 특정 효소의 활성을 억제하는 특징이 있다. 이 효소는 암세포가 주위 조직으로 퍼지는 데 관여하는데, 이 당 성분은 해당 작용을 막아 암의 전이를 방해한다. 실험에서도 이 성분이 Sulf-2 활성을 눈에 띄게 낮추는 것으로 확인됐다.
암세포가 다른 장기로 이동하지 못하도록 길을 차단하는 원리와 비슷하다. 이로 인해 종양의 성장 속도가 느려지고, 치료 예후도 더 좋아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2. 혈액 응고 기능에 영향을 주지 않아 안전하다
일반적인 항암제나 효소 억제제는 부작용으로 혈액 응고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해삼에서 얻은 이 성분은 Sulf-2 효소만 선택적으로 억제하고, 혈액 응고와 관련된 다른 시스템은 건드리지 않는다.
실제로 실험에서도 출혈 위험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덕분에 치료 중 예상치 못한 합병증을 피할 수 있고, 환자 입장에서도 더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다. 부작용이 적다는 점은 신약 개발에 있어서 매우 큰 강점이다.

3. 자연 유래로 안전성 높고 구조도 독특하다
기존 Sulf-2 억제제 중에는 동물 조직에서 추출한 것들도 많았는데, 이런 경우 바이러스나 기타 병원체 오염 가능성이 있었다. 반면 해삼은 해양 생물로서 상대적으로 이런 위험이 낮고, 독특한 당 구조 덕분에 다른 약물보다 차별화된 효과를 보인다.
물론 해삼을 그대로 쓰기에는 자원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이 성분을 실험실에서 인공적으로 합성하는 연구도 병행되고 있다. 자연에서 얻은 안전한 물질이라는 점이 사람들로부터 큰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이유다.

4. 앞으로는 합성 기술과 임상 시험이 관건이다
이 성분을 실제 암 치료제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현재는 주로 실험실 수준에서 작용 원리와 효능을 검증하는 단계이고, 다음은 동물 실험과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이 진행돼야 한다.
특히 이 당 성분은 일정 분자량 이상이어야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정확한 분자 조절 기술도 중요하다.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다면, 기존 항암제와 병용하거나 독립적으로 사용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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