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소 머리가 아플 때 진통제를 복용하면 대부분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기 마련이다. 하지만 진통제를 먹어도 전혀 통증이 가시지 않거나, 시간이 갈수록 통증이 심해진다면 이는 단순한 두통으로 보기 어렵다.
특히 복용 용량을 늘려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통증의 원인이 말초가 아닌 중추신경계, 특히 뇌 내부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 뇌종양은 그 위치에 따라 주변 신경조직을 압박하거나 염증을 일으키며, 통증 경로 자체를 왜곡시킨다. 이런 경우에는 일반 진통제의 작용점이 제대로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약효가 나타나지 않는다.

아침 시간대에 통증이 심해지는 이유는 뇌압 상승
뇌종양 환자에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두통이 주로 새벽이나 아침에 심해진다는 점이다. 우리가 자는 동안에는 뇌척수액의 흐름과 머리로 가는 혈류량이 증가하는데, 이는 수평자세와 함께 두개내압을 높이는 요인이다.
특히 뇌에 종양이 있는 경우, 주변의 부종이나 혈관 압박으로 인해 체위 변화에 따라 뇌압이 더 쉽게 상승하게 된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두통이 심하고, 활동을 시작하면서 조금씩 완화된다면 이는 체위성 뇌압 상승의 전형적인 징후로 봐야 한다.

기존과는 다른 양상이라면 무조건 경고 신호
기존에 겪던 두통과는 다르게 통증의 양상이 달라졌다면 반드시 원인을 의심해야 한다. 갑작스럽게 통증의 빈도와 강도가 바뀌었거나, 통증 위치가 이동하거나 넓어졌다면 이는 뇌의 구조적 변화와 연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두통과 함께 시야가 흐려지거나 말이 어눌해지고, 한쪽 팔다리에 감각 이상이 나타나는 경우는 뇌종양이 특정 부위를 압박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이런 신경학적 증상은 두통보다 훨씬 결정적인 단서가 되며, 조기 진단이 생명을 좌우할 수 있다.

MRI 없이는 절대 구별할 수 없다
뇌종양에 의한 두통은 겉으로 보이는 증상만으로는 감별하기 어렵다. CT나 간단한 검사로는 병변을 놓치기 쉽고, 특히 초기엔 염증이나 다른 이상 소견과 구분이 안 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진통제에 반응하지 않는 두통이나 새벽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두통은 반드시 조영 증강 MRI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한다.
이 검사는 종양의 위치와 크기뿐 아니라, 뇌실과 혈관계 침범 여부, 주변 조직의 부종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결정적인 진단 수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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