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캠핑이나 바비큐 할 때, 혹은 집에서 오븐요리를 할 때 ‘알루미늄 호일’은 빠질 수 없는 조리 도구다. 열을 잘 전달하고, 음식이 눌어붙지 않도록 해주며, 세척을 줄여주기까지 한다. 하지만 최근 건강 전문가들은 양념된 고기나 절임 식품을 알루미늄 호일에 싸서 굽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단순히 불에 직접 닿는 문제가 아니라, 화학적 반응에 의해 유해 물질이 생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루미늄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하지 않은 금속이다
알루미늄은 자연계에 존재하는 금속으로, 포일, 캔, 조리기구 등에 널리 사용된다. 하지만 우리 몸에서는 알루미늄이 생리적으로 필요한 금속이 아니며, 배출이 어려운 편에 속한다.

소량 섭취해도 신장이 건강한 경우 대부분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반복적으로 축적되면 신경계 손상, 알츠하이머병, 골격계 장애 등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럽식품안전청(EFSA) 역시 알루미늄의 주간섭취허용량을 체중 1kg당 1mg 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며, 이 기준은 쉽게 넘기기 쉬운 양이다.

산성과 염분이 알루미늄을 ‘용출’시킨다
알루미늄 자체는 안정된 물질이지만, ‘산성’ 환경에서는 금속 성분이 녹아 나오는 특성이 있다. 특히 레몬즙, 식초, 고추장, 간장, 된장 등 산도(pH)가 낮은 재료가 포함된 음식은 호일과 접촉할 경우 알루미늄 이온이 쉽게 음식으로 침투한다. 이런 현상은 특히 고온에서 조리할 때 더욱 두드러지며, 실제 실험에서도 양념된 고기를 호일에 싸서 180도 이상에서 구웠을 경우, 일반 생고기보다 알루미늄 용출량이 2~5배 증가하는 결과가 나타났다. 절임 식품, 장류, 발효 소스가 첨가된 음식도 같은 위험군이다.

절임육이나 양념육은 호일 조리 시 금속 섭취량이 급증
알루미늄 호일은 기름기 많은 고기나 생선을 굽는 데 편리하지만, 문제는 고기 자체가 아니라 양념 속 염분과 산 성분이 금속 용출을 가속화시킨다는 점이다. 특히 고기를 미리 재워두는 절임육이나, 간장/고추장/마늘/식초 등으로 양념된 육류는 알루미늄과 접촉 시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생기면서 금속이 음식으로 녹아들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이로 인해 실제 조리 후 고기의 표면을 분석해보면, 1회 섭취만으로도 WHO 기준치를 초과하는 알루미늄이 검출되기도 한다. 반복적으로 이러한 방식으로 요리할 경우, 아이·노인·신장기능이 약한 사람에게 건강 부담이 될 수 있다.

플레이버와 색깔 변화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양념된 고기를 호일에 구웠을 때, 평소보다 금속성 맛이나 씁쓸한 뒷맛, 표면이 얼룩지듯 변색되는 경우가 있다면 이미 알루미늄이 용출되었다는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산 성분과 만나면 호일 표면이 변형되거나 벗겨지기도 하는데, 이 때 생긴 미세 금속 조각은 음식에 혼입돼 육안으로는 구분하기 어렵다. 그뿐 아니라 고온의 불판 위에 놓인 호일은 열이 국소적으로 집중되어 음식 표면을 급격히 태우기도 하며, 이 과정에서 벤조피렌이나 PAHs(다환방향족탄화수소) 같은 발암 물질 생성 가능성도 증가한다.

호일 조리, 안전하게 하려면 ‘이렇게’ 사용하세요
그렇다고 호일을 아예 쓰지 말라는 뜻은 아니다. 사용법에 주의하면 충분히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
첫째, 양념되지 않은 생고기나 생선만을 호일에 싸서 굽고, 간은 조리 후에 하는 방식이 가장 안전하다.
둘째, 호일 안쪽에 베이킹 페이퍼를 한 겹 깔거나, 불소 코팅된 전용 시트지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셋째, 레몬즙, 식초, 간장, 발효 장류가 들어간 음식은 반드시 도자기, 내열 유리, 스테인리스 재질 조리기구에 조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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