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에 좋다는 잡곡밥, 정말 무조건 좋을까
현대인의 식탁에서 흰쌀밥보다 건강식으로 여겨지는 잡곡밥은 당뇨, 고혈압, 비만 예방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식이섬유, 미네랄, 항산화 성분 등이 풍부해 건강을 위한 식단에 자주 포함되죠.
하지만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보관법과 조리법을 잘못하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뭅니다. 특히 잡곡을 오래 두고 섭취하거나 세척·보관을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간 건강에 치명적인 곰팡이 독소, 아플라톡신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간암을 유발하는 아플라톡신의 정체
아플라톡신(Aflatoxin)은 곰팡이에서 생성되는 강력한 발암물질로, 특히 오래된 곡물이나 견과류, 콩류 등에서 발견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아플라톡신을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며, 소량이라도 장기간 섭취하면 간세포에 손상을 주고 간암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잡곡류는 껍질이 있어 습기를 더 잘 머금고, 보관 중 곰팡이가 자라기 쉬운 조건이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잡곡밥의 잘못된 보관이 부른 비극
많은 가정에서는 잡곡을 한 번에 다량 구매한 후 밀폐하지 않은 상태로 상온 보관하거나, 오래된 플라스틱 용기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과정에서 미세한 수분과 온도 변화로 인해 곰팡이가 번식하며, 눈에 보이지 않아도 이미 아플라톡신이 생성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국내 조사에 따르면, 잘못된 방식으로 보관된 혼합곡류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아플라톡신이 검출된 사례가 있으며, 이 상태로 섭취하면 장기적으로 간 기능 저하와 암 발병률을 높입니다.

60배 간암 위험? 식습관이 결정한다
대한간암학회와 식약처 자료에 따르면, 아플라톡신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사람은 간암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60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특히 B형 간염 보유자가 아플라톡신에 노출되면 간세포의 DNA 손상이 가속화되어 간경변, 간암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이는 단순히 유전적 요인보다 음식 섭취 습관과 보관 방식이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렇게 먹어야 진짜 건강식입니다
잡곡을 건강하게 섭취하려면 몇 가지 수칙을 지켜야 합니다. 첫째, 한 번에 많은 양을 사지 말고 1~2주 안에 소비할 수 있는 소량만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습기 없는 유리 용기에 밀폐 저장하고, 여름철이나 장마철에는 냉장 또는 냉동 보관이 이상적입니다.
셋째, 잡곡을 사용하기 전 반드시 흐르는 물에 2~3번 세척한 후, 30분 이상 불려서 섭취해야 합니다. 넷째, 이상한 냄새나 변색이 느껴질 경우 절대로 사용하지 말고 바로 폐기해야 합니다.

불필요한 리스크, 정보가 생명을 지킵니다
우리는 종종 ‘건강한 음식’이라는 이름 아래 무조건적인 신뢰를 보냅니다. 그러나 좋은 식재료라도 보관법, 조리법을 잘못하면 독이 될 수 있고,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곰팡이 독소는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기에 더욱 위험합니다.
잡곡밥을 매일 건강하게 먹기 위해선 올바른 관리와 인식이 필수입니다. 건강을 지키기 위해선 영양보다 더 중요한 것이 위험 요소를 제거하는 습관과 정보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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