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가만 70억이 넘는데 “조식 퀄리티는 초등학교 급식보다 못한” 아파트

해시태그 2025.08.04 조회수

72억 아파트, ‘1만원 조식’에 갈라진 입주민…고급 단지 호텔식 서비스의 한계

고급 아파트의 프리미엄 라이프, ‘호텔식 다이닝’의 도입과 기대

래미안 원베일리와 같은 초고가 대단지는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의 상징이 되었다. 특히 한강 조망, 뛰어난 입지와 더불어, 호텔식 조식 서비스와 같은 고급 어메니티는 입주민들의 큰 기대와 호기심 속에 도입됐다. 입주자대표회의 주도로 신세계푸드와 계약을 맺고, 1만5,000원 상당의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서비스는 집값에 걸맞은 고급 주거환경을 누리고자 했던 요구에 부응한 것이었다.

서비스 도입 1년도 안돼 ‘적자·분담금 부담’에 중단 결정

하지만 현실은 기대와 달랐다. 호텔식 조식 서비스는 곧 “고급은 좋지만 비용은 부담”이라는 입주민들의 현실적인 벽에 가로막혔다. 실제로 가구당 월 1만원씩 추가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는 운영사의 요청이 나오자, 단지 내에서 급격히 반대 여론이 번져갔다. 최근 진행된 입주민 투표에서는 과반수 이상이 서비스 유지를 위한 추가 요금 납부에 반대했다. 결국 운영사는 지속적 적자를 이유로 1년을 채 버티지 못하고 계약 종료를 통보했다.

“원하긴 했지만, 돈은 못 내겠다”…초호화 단지의 아이러니

래미안 원베일리만의 일이 아니다. 강남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는 조식시설 설치 자체가 취소됐고, 청량리역 한양수자인 그라시엘은 대금 미정산 등으로 중단된 바 있다. 프리미엄 어메니티가 단지 차별화 포인트로 홍보되지만, 정작 입주 후에는 극히 일부만 사용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하는 것이다. 수익성 악화, 낮은 이용률 외에도 추가 비용을 둘러싼 갈등, 주방 소음·음식 냄새 같은 현실적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겹쳤다.

고급 서비스의 지속 가능성과 “실질적 합의”의 중요성

전문가들은 고급 주거 서비스가 국내에서 정착하기 위해선, 모든 입주민의 실질적인 사용 수요와 분담 의사가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단순히 집값에 걸맞은 ‘겉치레’로 기획만 되어선 안 되며, 실수요 발굴·충분한 사전 합의·지속적 소통 체계 등 시스템적 뒷받침이 필수라는 분석이다. 실제 입주민 특성과 라이프 패턴이 서비스 기획 및 유지의 핵심이 되고 있다.

아파트 커뮤니티 서비스, 한국 주거문화의 새로운 과제

호텔식 조식과 같은 어메니티는 한국 주거문화에서 아직 ‘실험’ 단계다. 아파트 브랜드 간 고급화 ‘차별화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지만, 입주민 모두가 정기적으로 지갑을 열고, 운영사와 지속 협의하는 문화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앞으로는 ‘집에 걸맞은 생활’이란 기준 역시 점점 개별화되고, 실제 생활 패턴과 필요한 서비스에 한해 맞춤형 설계가 이루어지는 방향이 정착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