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피부꼬리 췌피 원인 및 증상 치료 제거 수술 방법
항문에 웬 꼬리?… 말 못 할 고민 ‘항문피부꼬리’의 정체와 해결책
샤워를 하다가, 혹은 용변을 본 후 뒤처리를 하다가 우연히 항문 주변에 꼬리처럼 너덜거리는 피부가 만져진다면,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이게 혹시 치질인가?’, ‘암처럼 나쁜 종양이면 어떡하지?’, ‘왜 이런 게 생긴 거지?’ 온갖 걱정과 불안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죠.
남들에게 털어놓기 민망한 부위라 혼자 끙끙 앓다가 인터넷을 검색해보지만, 정보는 뒤죽박죽이고 내 경우가 어떤 것인지 정확히 알기란 어렵습니다.
오늘은 이처럼 많은 분들이 남몰래 고민하지만, 그 정체는 의외로 단순한 항문피부꼬리, 췌피(Anal Skin Tag)에 대해 A부터 Z까지 속 시원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항문피부꼬리가 무엇인지, 왜 생기는지, 그리고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정확히 알면 마음의 짐을 덜어낼 수 있을 거예요.
항문피부꼬리, 췌피너의 정체는 무엇이냐?
항문피부꼬리는 이름 그대로 항문 주변의 피부가 늘어져서 생긴 ‘꼬리’ 모양의 부드러운 살 조각입니다. 그 자체로는 질병이 아니며,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거의 없는 양성 피부 조직이죠.
많은 분들이 항문피부꼬리를 ‘치질(치핵)’과 혼동하시는데요, 둘은 엄연히 다릅니다. 이 둘의 관계를 이해하기 쉽게 풍선에 비유해 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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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전성 외치핵 (치질의 일종): 항문 주변의 혈관이 터져 피가 굳어 생긴 핏덩어리(혈전)입니다. 마치 공기를 가득 채워 빵빵하고 아픈 풍선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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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피부꼬리: 이 풍선에서 바람(혈전)이 저절로 빠지거나 치료 후 사라지고 난 뒤, 한번 늘어났던 고무가 완전히 원래대로 돌아가지 못하고 쭈글쭈글하게 남은 ‘빈 풍선 껍질과 같습니다.
즉, 항문피부꼬리는 혈관 덩어리인 치질과 달리, 혈관은 거의 없이 순수하게 늘어난 피부 조직인 셈입니다. 따라서 치질처럼 통증이나 출혈을 유발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억울하게 남은 흔적, 항문피부꼬리는 왜 생길까요?
항문피부꼬리는 대부분 다른 항문 질환의 ‘후유증’으로 남겨진 억울한 흔적인 경우가 많습니다.
1. 치질의 후유증 (가장 흔한 원인)
앞서 설명했듯, 혈전성 외치핵이 생겼다가 저절로 흡수되면서, 부풀어 올랐던 피부가 탄력을 잃고 늘어져 피부꼬리로 남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2. 잦은 항문의 팽창과 수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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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과 출산: 임신 중에는 호르몬의 영향과 무거워진 자궁의 압박으로 항문 혈관이 쉽게 붓습니다. 출산 시에는 엄청난 압력이 항문에 가해지죠. 이렇게 반복적으로 부었다 가라앉는 과정에서 피부가 늘어나 꼬리가 생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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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변비와 설사: 변비로 인해 화장실에 오래 앉아 힘을 주거나, 잦은 설사로 항문이 반복적으로 자극을 받으면 피부가 탄력을 잃고 늘어날 수 있습니다.
3. 치열의 후유증
단단한 변 등에 의해 항문 입구가 찢어지는 치열이 생기면, 우리 몸은 상처를 보호하기 위해 찢어진 부위 바깥쪽의 피부를 부풀어 오르게 합니다. 이 부풀어 오른 피부가 마치 ‘보초병’처럼 서 있다고 해서 초병 치핵(Sentinel Pile)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이 시간이 지나면서 항문피부꼬리로 남게 됩니다.
통증은 없는데, 왜 불편할까요? (주요 증상)
항문피부꼬리 자체는 통증이나 출혈을 일으키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여러 가지 불편함과 스트레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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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 문제와 가려움증: 늘어진 피부 주름 사이로 용변 후 잔여물이 끼기 쉽습니다. 이로 인해 뒤처리가 깔끔하게 되지 않고, 습기가 차면서 세균이 번식하여 항문소양증(가려움증)이나 냄새, 잦은 피부 짓무름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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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물감과 불편함: 항문에 무언가 달려있는 듯한 이물감이 느껴지고, 속옷에 쓸리거나 의자에 앉을 때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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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적인 스트레스: 다른 사람에게 보일 일은 거의 없지만, 스스로 자신의 몸을 볼 때마다 느끼는 미용적인 스트레스와 자신감 하락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혹시 다른 질병은 아닐까? (감별 진단)
항문 주변에 무언가 만져진다고 해서 모두 항문피부꼬리나 치질인 것은 아닙니다. 반드시 감별해야 할 다른 질환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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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지름 (콘딜로마): 인유두종 바이러스(HPV)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사마귀의 일종입니다. 닭 볏이나 브로콜리 모양으로 여러 개가 동시에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전염성이 있어 반드시 치료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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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암: 매우 드물지만, 딱딱하게 만져지거나, 모양이 불규칙하고, 출혈이나 통증이 동반된다면 항문암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항문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부끄럽다고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항문외과를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꼬리를 떼어내는 간단한 방법 (치료법)
항문피부꼬리는 약이나 연고로는 절대 없어지지 않습니다.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적 절제 입니다.
‘수술’이라는 말에 덜컥 겁부터 나실 수 있지만, 항문피부꼬리 절제술은 치질 수술처럼 복잡하지 않은 매우 간단한 수술에 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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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 대부분 수술 부위에만 시행하는 국소마취 하에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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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시간: 피부꼬리의 크기나 개수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10분~20분 내외로 매우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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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방법: 국소마취 후, 메스나 레이저를 이용하여 늘어진 피부꼬리 조직을 깔끔하게 절제해 냅니다. 출혈이 거의 없다면 봉합하지 않기도 하며, 필요한 경우 녹는 실이나 제거가 필요한 실로 한두 땀 정도 봉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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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 입원이 필요 없는 간단한 시술로, 수술 후 바로 일상생활 복귀가 가능합니다.
수술 후 관리, 이것만은 꼭! (회복 및 주의사항)
간단한 수술이라도 수술 후 관리가 최종 결과를 좌우합니다. 항문은 세균이 많고 예민한 부위이므로, 염증 없이 잘 아물도록 신경 써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좌욕, 좌욕, 또 좌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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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관리의 핵심입니다. 좌욕은 항문 주변의 혈액순환을 돕고, 상처를 깨끗하게 소독하며, 통증을 완화하는 1석 3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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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야에 40도 정도의 따뜻한 물을 받아 엉덩이를 담그고, 하루 2~3회, 한번에 5~10분 정도 앉아계시면 됩니다. 특히 배변 직후에는 반드시 좌욕을 하여 항문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소독약이나 비누를 사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식단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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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변비가 생기면 상처에 큰 부담이 됩니다. 물과 채소, 과일 등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여 변을 부드럽게 유지해야 합니다.
상처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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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며칠간은 소량의 출혈이 있을 수 있으므로, 거즈나 생리대를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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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욕 후에는 수건으로 문지르지 말고 톡톡 두드려 물기를 제거하거나, 드라이기의 시원한 바람으로 잘 말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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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받은 연고가 있다면 꾸준히 발라줍니다.
통증 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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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방된 진통제를 복용하면 대부분의 통증은 조절됩니다. 수술 후 1~2일이 지나면 통증은 거의 사라집니다.
일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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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당일부터 걷거나 앉는 등 일상생활은 모두 가능합니다. 하지만 약 1~2주간은 음주나 격렬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말 못 할 고민이었던 항문피부꼬리. 이제 그 정체를 알았으니 더 이상 두려워하거나 숨길 필요가 없습니다. 위생적으로나 미용적으로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잠깐의 용기를 내어 간단한 수술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습니다. 나의 소중한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를 기울이고, 건강하고 자신감 있는 일상을 되찾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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