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은 끊어야 하는데, 밥은 든든하게 먹어야지.”
이런 생각으로 빵 한 조각은 참으면서 국수 한 그릇은 거리낌 없이 드시는 분들, 많으시죠?
특히 “제대로 된 식사”에 대한 강박이 있어서 간식은 죄악시하면서 정식은 많이 먹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빵 한 조각을 참고 국수 한 그릇을 먹는 게 혈당에는 훨씬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국수 한 그릇 = 식빵 6장
먼저 탄수화물 양부터 비교해 봅니다.
식빵 한 조각(30g)의 탄수화물은 약 15g인데, 잔치국수 한 그릇(면 100g 기준)에는 무려 70-80g의 탄수화물이 들어있습니다.
단순 계산으로도 식빵 5-6장을 한 번에 먹는 것과 같은 수준이죠.
더 심각한 건 국수는 대부분 정제 밀가루로 만들어져서 혈당지수(GI)가 매우 높다는 점입니다.
소면의 GI지수는 85, 우동은 80 정도인데, 이는 포도당(100)과 거의 비슷한 수준입니다.
반면 식빵의 GI지수는 70 정도로 국수보다 오히려 낮습니다.
국수 한 그릇을 후루룩 먹는 시간은 10분도 안 걸리죠.
이렇게 빠르게 많은 양의 고GI 탄수화물이 몸에 들어가면 혈당이 급격히 치솟게 됩니다. 식빵 한 조각을 천천히 씹어 먹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혈당에 큰 충격을 주는 겁니다.
면류 숨겨진 함정
국수의 위험성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국수를 먹을 때는 보통 국물도 함께 마시죠. 멸치육수나 사골육수는 그나마 괜찮지만, 인스턴트 국수의 국물에는 나트륨과 MSG가 엄청나게 많이 들어있습니다.
더욱이 국수를 먹고 나면 금세 배가 고픕니다. 국수는 면과 국물이 대부분이라 단백질이나 지방, 섬유질이 부족해서가 원인입니다.
따라서 혈당이 급상승한 후 급하강하면서 2-3시간 후에는 더 강한 허기를 느끼게 됩니다.
특히 비빔국수나 냉면 같은 메뉴는 더욱 위험합니다. 면에 고추장, 설탕, 물엿까지 더해져서 혈당 폭탄이 되어버립니다.
시원하고 개운하다고 생각하며 먹었는데, 실제로는 간식 여러 개를 한 번에 먹은 것과 다름없는 효과를 내는 셈이죠.
빵 한 조각의 의외한 장점
그렇다면 빵은 정말 괜찮을까요? 물론 흰 식빵도 정제 밀가루로 만들어져서 혈당을 올립니다. 하지만 국수에 비하면 양반인 수준입니다.
첫 번째 장점은 양 조절이 쉽게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빵 한 조각은 30g 정도로 탄수화물이 15g인데, 이 정도는 혈당에 크게 부담을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수는 기본이 한 그릇 단위라서 양 조절이 어렵죠.
두 번째는 씹는 시간이 면에 비해 길다는 것입니다. 빵을 천천히 씹어 먹으면 포만감도 느끼고, 탄수화물이 체내에 천천히 흡수돼서 혈당 상승 속도가 상대적으로 완만해집니다.
반면 국수는 후루룩 삼키게 되어 천천히 먹기가 어렵습니다.
세 번째는 토핑 추가가 쉽다는 점이에요. 빵에 아보카도나 계란, 치즈 같은 단백질을 올리면 혈당 상승을 더욱 완만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국수와 빵 똑똑하게 먹는 법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국수를 드셔야 한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국수를 먹을 때는 면의 양을 평소의 절반으로 줄이고, 대신 달걀이나 두부, 콩나물 같은 단백질을 추가하세요.
그리고 김치나 나물 반찬을 함께 먹으면 섬유질이 탄수화물 흡수 속도를 늦춰줍니다.
빵을 선택할 때는 흰 식빵보다는 통곡물빵을 선택하고, 단백질이 풍부한 토핑을 올려 먹는 것이 좋습니다. 버터나 잼 대신 아보카도, 삶은 계란, 그릭요거트 같은 걸 활용하면 혈당 관리에 훨씬 도움이 됩니다.
이제 간식과 정식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려야 합니다. 중요한 건 음식의 형태가 아니라 내용물입니다. 정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건강한 게 아니고, 간식이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게 아닙니다.
혈당 관리 측면에서 보면 빵 한 조각에 단백질을 추가해서 먹는 게 국수 한 그릇보다 훨씬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제대로 된 식사”에 대한 강박에서 벗어나 적게 먹더라도 영양 균형을 맞추고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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