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은 폐경을 기점으로 호르몬 환경이 급격히 달라진다. 특히 에스트로겐 수치가 떨어지면서 혈관 건강과 지방 대사가 크게 영향을 받는다. 에스트로겐은 원래 혈중 LDL 콜레스테롤을 억제하고 HDL 콜레스테롤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지만, 폐경 이후 이 보호 효과가 사라지면서 혈중 지질 불균형이 쉽게 발생한다.
따라서 같은 음식을 먹더라도 폐경 전보다 폐경 후에 심혈관 위험이 훨씬 커진다. 이 맥락에서 계란과 베이컨 조합은 단순한 아침 식사 메뉴를 넘어 건강에 부담을 주는 위험 식단이 된다.

고콜레스테롤 식품과 가공육의 문제
계란은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이고 비타민, 미네랄이 풍부하지만, 노른자에는 상당량의 콜레스테롤이 포함돼 있다. 한 개당 약 200mg 정도로, 성인의 1일 권장 섭취량의 절반에 해당한다. 폐경기 이전에는 에스트로겐이 콜레스테롤 대사를 보완했지만, 이후에는 조절 기능이 떨어져 혈중 LDL 수치가 더 쉽게 높아진다. 여기에 베이컨은 가공육으로, 포화지방과 나트륨 함량이 높고, 아질산염 같은 발색제가 포함돼 있다.

이 두 가지가 함께 섭취되면 혈중 지질 농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혈압 상승을 동반해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특히 폐경기 이후 여성은 체중 증가와 복부 지방 축적이 흔히 나타나는데, 계란+베이컨 조합은 이런 대사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심혈관 질환과 암 위험의 상승
가공육 섭취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군 발암물질로 분류돼 있다. 베이컨처럼 훈제·가공된 육류는 대장암, 위암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경 이후 여성은 호르몬 변화로 인해 암 발병률 자체가 높아지는 시기인데, 이런 식품을 자주 섭취하면 위험이 배가된다.

또한 계란 노른자와 베이컨이 동시에 포함된 고지방·고콜레스테롤 식단은 동맥경화를 촉진한다. 혈관 내 염증과 플라크 형성이 가속화돼,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위험이 증가한다. 실제로 유럽 심혈관학회 발표 자료에서는 폐경 후 여성의 가공육 섭취 빈도가 높은 그룹에서 심혈관 사건 발생률이 유의미하게 높았다.

체중 관리와 인슐린 저항성 악화
폐경기 이후 여성은 근육량이 줄고 기초대사율이 낮아져 같은 양의 음식을 먹어도 체중이 쉽게 늘어난다. 계란+베이컨 조합은 열량 밀도가 높고, 포만감에 비해 칼로리와 지방이 과잉 공급되기 때문에 체중 증가로 직결된다. 또 고지방 식단은 인슐린 저항성을 악화시켜 당뇨병 위험을 높인다.
실제 임상 연구에서도 가공육 섭취가 많은 그룹은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30% 이상 높았다는 결과가 있다. 폐경 이후 대사증후군 위험이 본래 커지는 상황에서, 이 조합은 당뇨와 고혈압, 고지혈증을 동시에 악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더 건강한 대안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계란 자체를 완전히 피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조리법과 조합을 바꾸는 것이 핵심이다. 삶은 계란이나 흰자 위주의 섭취는 양질의 단백질을 공급하면서 콜레스테롤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베이컨 대신 아보카도, 토마토, 퀴노아 같은 식품을 곁들이면 지방산 구성이 개선되고 항산화 성분이 보완된다.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는 단백질 섭취는 반드시 필요하지만, 포화지방과 나트륨, 콜레스테롤이 적은 방식으로 조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결국 계란+베이컨 조합은 간단하고 맛있지만, 폐경 이후에는 건강 리스크를 크게 키울 수 있는 식단이다. 작은 식습관 변화가 장기적인 심혈관 건강과 암 예방에 큰 차이를 만든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