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대접받던 시대는 끝”…이제 중고차 시장도 전기차 시대

전기차가 중고차 시장에서 빠르게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내연기관차가 주춤하는 사이 전기차는 거래량과 시세 모두에서 두각을 드러내며 새로운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6월 기준 전기차 대표 모델들의 중고 시세는 올 초 대비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의 시세는 대부분 하락세를 나타냈다.

전기차 시세는 대체로 1~2%가량 올랐는데 이는 단순히 가격이 유지된 수준을 넘어 실질적인 수요 증가로 인한 상승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고차 시장에서는 가격 변동이 수요 흐름을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특히 2천만원대에서 4천만원대 사이 중저가 전기차 중심으로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은 전달 대비 4.7% 올라 2225만원, 코나 일렉트릭은 1.8% 상승해 2875만원을 기록했다.

중형급 전기차에서도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났다. 아이오닉5는 1.6% 오른 3223만원, EV6는 4.2% 올라 4375만원까지 시세가 상승했다. 가격대별로 고르게 수요가 분산되며 전기차 시장 전반에 활기가 도는 모습이다.

전기차의 중고차 시세 상승은 특정 모델에 국한되지 않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양한 가격대에서 공통적으로 상승세가 포착된 만큼 전기차 전반에 대한 수요 기반이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반면 하이브리드 모델은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기아 K8 하이브리드는 3.2%, 현대 그랜저 하이브리드는 2.9%,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2.9% 각각 하락했다. 전기차 상승폭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흐름이다.

하이브리드는 연료비 절감 효과와 정숙성으로 그간 인기를 누려왔지만 중고차 시장에서는 감가 요인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전기차에 밀리는 양상이 본격화되고 있다.

전기차의 가치가 재조명받는 배경에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우선 대부분의 전기차는 출시된 지 5년을 넘지 않아 연식이 짧고 주행거리도 비교적 적은 경우가 많다.

또한 전기차는 구조적으로 부품 수가 적고 유지보수가 단순하다는 장점이 있다. 내연기관 대비 고장 우려가 적고 수리비 부담도 덜해 중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른다.

게다가 보조금이 적용된 전기차 신차는 감가상각을 거치면서 중고차 시세가 비슷한 내연기관차 수준으로 다가간다. 실구매가가 상대적으로 저렴해지는 효과다.

이러한 흐름은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있다. 전기차 구매에 대한 심리적 허들이 낮아진 것이다.

전기차에 대한 관심은 신차 시장에서도 확인된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2024년 1~5월 누적 전기차 판매량은 7만1833대로 전년 대비 43.4% 증가했다.

신차 시장과 중고차 시장에서 동시에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전기차가 단기 트렌드를 넘어 실제 구매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는 방증이다.

과거에는 충전 인프라나 유지비용에 대한 불안감이 전기차 수요에 제약으로 작용했지만 현재는 기술 발전과 정보 확산으로 이런 우려도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

전기차 중고차 시장의 성장은 향후 몇 년간 더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 연식이 짧고 상태가 우수한 물량의 공급이 점차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기차는 가격 안정성과 관리 편의성, 운행 신뢰성을 앞세워 중고차 시장에서 점점 더 강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으며 이런 흐름은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다.

• “리터당 29.4km 찍는 연비 괴물”…가격은 K5 수준인 이 세단은요
• 출시 초읽기 들어간 기아 EV5, 보조금 적용 시 가격은?
• “생각보다 좋은 매물 많네”…’1천만원 미만’ 최강 가성비 차 TOP3
• “누가 뭐래도 이 차가 연비킹”…막 다뤄도 실연비 25km/L 뽑는 SUV
• “진짜 1736만원에 팝니다”…’독보적 가성비’ 준중형 SUV의 정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