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두’는 단순한 목이 아니라 생명과 발성의 핵심 구조다
후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목 앞부분, 정확히는 성대가 위치한 호흡기의 일부다. 이곳은 공기가 통과하는 길이자, 말을 하는 기능을 담당하는 구조로서 호흡, 발성, 연하작용(음식 삼킴) 등 일상적인 생존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그런데 이 후두 부위에 암이 생기면, 단순히 목소리만 바뀌는 문제가 아니다.
암이 조금만 진행돼도 호흡곤란, 목소리 변화, 음식 삼킴 곤란 등의 증상이 동반되고, 치료가 늦어지면 기관절개술(숨구멍 개방)이나 성대 절제 같은 극단적인 조치를 해야 할 수도 있다. 후두는 해부학적으로 좁고 민감한 부위라, 작은 병변도 큰 기능 장애로 이어지기 쉬운 위치라는 게 후두암의 가장 큰 위험 요소다.

술과 담배가 동시에 작용하면 발병률은 급증한다
후두암은 암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흡연·음주와 연관된 암 중 하나다. 특히 둘 중 하나만 해도 위험하지만, 동시에 즐기는 경우 발병률이 수십 배까지 증가한다. 담배 연기 속 니코틴과 타르는 후두 점막을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세포의 유전자 돌연변이를 유도한다. 여기에 술이 들어가면 알코올 대사 과정에서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점막을 더 민감하게 만든다.
술이 혈관을 확장시키고, 점막 투과율을 높이기 때문에 담배 속 유해물질이 더 깊이 침투하게 되는 효과까지 생긴다. 특히 공복 상태에서 음주 후 흡연을 반복하면 후두 점막은 거의 ‘직격탄’을 맞는 셈이고, 조직이 재생할 틈도 없이 손상이 누적된다. 이게 바로 후두암의 배경이다.

초기 증상이 ‘목감기’와 비슷해 방치되기 쉽다
후두암의 가장 무서운 점은 초기 증상이 너무 흔하고 익숙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목소리가 쉬거나, 목에 이물감이 느껴지고, 가벼운 통증이 있을 경우 대부분은 감기나 성대 무리로 치부하고 넘기게 된다. 하지만 이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악화된다면 후두암 가능성도 의심해야 한다.
특히 특정 쪽 목소리가 탁해지고, 침을 삼킬 때 통증이 있거나, 귀로 방사되는 통증이 동반될 경우는 더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진행되면 음식이나 침 삼킴 자체가 힘들어지고, 기침할 때 피가 섞이거나, 호흡이 거칠어지는 증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런 신호들은 ‘단순 염증’이 아닌, 병변이 커졌다는 위험 신호일 수 있다.

치료가 까다로운 이유는 위치와 기능 때문
후두암은 수술이 어렵진 않지만, 수술의 대가가 매우 크다. 종양의 위치와 크기에 따라 성대를 절제하거나, 후두 전체를 절제하는 경우가 생긴다. 이 경우 환자는 평생 목소리를 잃고, 인공 후두나 전자 발성기를 사용해야 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후두암은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생존율뿐 아니라 삶의 질 유지에도 핵심적이다.
또한 방사선 치료나 항암치료도 적용되지만, 후두는 열과 방사선에 민감한 조직이라 부작용도 적지 않다. 치료 후에도 목 마름, 연하 장애, 성대 마비 같은 후유증이 남기 쉬운 구조다. 게다가 후두암은 다른 두경부암보다 재발률이 높고, 치료 후 관리도 어렵다. 그래서 예방 자체가 가장 중요한 암 중 하나로 꼽힌다.

피할 수 있는 암이라면 생활습관이 가장 중요하다
다른 암과는 달리, 후두암은 비교적 명확한 유발 요인이 존재한다. 흡연, 음주, 과도한 음성 사용, 만성적인 후두 자극 등이다. 특히 담배는 끊는 순간부터 후두 점막 재생이 시작되고, 5년 이상 금연을 유지하면 발병률이 일반인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 금연은 그 자체로 후두암 예방의 가장 강력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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