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운동을 많이 하면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지만, 강도 높은 운동을 과도하게 하면 오히려 콩팥에 해가 될 수 있다. 특히 최근엔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근육을 키우기 위한 고강도 운동과 고단백 식단이 유행하면서, 요로결석이나 신장 기능 저하 환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단순히 땀을 많이 흘려 수분이 빠지는 것만이 원인이 아니다.
강도 높은 운동은 체내 대사 부산물의 배출량을 급격하게 늘린다. 이 중 상당수가 소변을 통해 배출되는 요소, 크레아티닌, 요산 같은 질소 노폐물인데, 신장은 이걸 걸러내느라 과도한 부담을 받는다. 운동량이 많을수록 대사량도 많아지고, 이로 인한 신장 과부하가 결석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진다.

탈수 상태는 결석 형성에 최적의 조건을 만든다
운동 중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체내 수분이 급격히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소변의 농도가 진해진다. 이 상태에서 소변 속에 있는 칼슘, 수산염, 요산 같은 결석 형성 물질들이 물에 충분히 희석되지 못하고 서로 엉겨 붙기 쉬워진다. 이게 바로 요로결석의 초기 단계인 결정(crystal)을 형성하는 구조다.
문제는 강도 높은 운동일수록 운동 중 수분 보충이 어렵고, 운동 후에도 갈증을 뒤늦게 느껴 수분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다는 점이다. 단순히 땀을 흘렸다는 게 문제가 아니라, 그로 인해 체내 수분이 모자라고, 소변 농도가 짙어지는 대사 환경이 결석을 만들기 좋은 토대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은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

고강도 운동은 ‘근육 파괴’와 ‘요산 축적’을 일으킨다
운동은 기본적으로 근섬유에 미세한 손상을 일으키고, 이걸 회복하면서 근육이 커지는 방식이다. 그런데 고강도 운동에서는 이 미세손상이 커지고, 근육 속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크레아틴, 요산, 미오글로빈 같은 대사 부산물이 혈중에 많이 풀려나오게 된다. 이 물질들은 전부 신장을 통해 배출되어야 하며, 축적되면 신장에 독성을 유발할 수도 있다.
특히 요산(Uric acid)은 결석을 만드는 핵심 성분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통풍과 관련이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요산 결석의 상당수는 고단백 식사와 과한 근육 사용이 겹쳤을 때 발생한다. 강도 높은 운동을 하는 사람이 물을 적게 마시고 단백질 섭취를 과도하게 하면, 요산 결정을 막을 방법이 거의 없어진다. 이것이 운동 후 결석이 늘어나는 또 다른 과학적 이유다.

전해질 불균형도 결석과 연관이 깊다
운동 중 땀을 흘리면 단순한 수분만이 아니라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 같은 전해질도 빠져나간다. 이 전해질들은 소변의 pH를 조절하고, 결석 형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특히 시트르산염(citrate)이라는 성분은 칼슘 결석이 만들어지지 않도록 방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고강도 운동 후 전해질이 부족하면 이 보호 기전이 무너진다.
그뿐 아니라, 전해질 불균형 상태에서는 소변의 산도도 떨어져 요산 결석이 잘 생기는 산성 환경으로 바뀐다. 이런 변화는 짧은 시간 안에도 일어날 수 있으며, 특히 운동 중 이온 음료나 전해질 보충제를 충분히 섭취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위험이 커진다. 결석은 단기간 내 생기지 않는다고 오해하기 쉽지만, 환경만 갖춰지면 매우 빠르게 생긴다.

예방하려면 ‘운동량’보다 ‘회복 환경’이 중요하다
강도 높은 운동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문제는 운동 후 회복과정에서 신장에 부담을 주는 요소들을 방치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충분한 수분 섭취와 전해질 보충, 고단백 식단의 절제다. 단백질은 몸에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지나친 섭취는 요산 생성과 신장 부담을 증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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