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시간 동안 남성은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이 자연스럽고 일반적인 행동처럼 여겨져 왔다. 이는 문화적 관습과 성역할 고정관념이 맞물려 형성된 결과이기도 하다. 특히 공공장소나 화장실 환경이 대체로 남성이 서서 소변을 보도록 설계되어 있다는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최근 영국 비뇨기과 전문의들은 이 관습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서서 소변을 보는 것이 반드시 건강에 좋은 습관은 아니며, 오히려 장기적인 비뇨기 건강 측면에서는 ‘앉아서’ 소변을 보는 습관이 더 이롭다는 의견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제로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남성의 좌변기 사용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전립선 건강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영국 헤르렌클리닉 비뇨기과 전문의들의 조사에 따르면, 남성이 앉아서 소변을 볼 경우 방광이 더 완전히 비워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특히 전립선비대증이 시작되는 중년 이후 남성들에게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서서 소변을 볼 때보다 앉아서 볼 때 방광 수축력이 향상되고, 요 잔류량이 감소하면서 전립선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이다.
전립선이 커지면 요도가 압박을 받아 배뇨가 어려워지고, 이로 인해 소변이 완전히 배출되지 않아 잔뇨가 남게 된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요로 감염, 방광염, 급성 요폐 등 2차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반면, 앉아서 소변을 보면 골반근육이 이완되고 복압이 자연스럽게 작용해 배뇨 효율이 높아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단순한 자세의 차이로 그치지 않는다.

골반저근육 이완에 도움이 된다
서서 소변을 볼 경우, 하체 근육이 긴장된 상태에서 배뇨가 진행된다. 반면 앉는 자세는 골반저근육을 안정적으로 이완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골반저근육은 소변 조절뿐 아니라 전립선과 직장 주변 장기를 지탱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이 근육이 긴장된 상태로 반복적인 배뇨가 이뤄지면, 장기적인 골반통, 요실금, 야간뇨 등의 문제를 유발할 가능성이 생긴다. 앉아서 배뇨할 경우에는 이런 근육군이 자연스럽게 안정된 상태가 되기 때문에 배뇨 리듬이 더 정돈되고, 불필요한 긴장감도 줄어든다. 특히 하복부에 힘을 주지 않아도 되는 자세라는 점에서, 노년층에게는 보다 안전한 배뇨 방식이 될 수 있다.

청결과 위생 관리에도 유리하다
앉아서 소변을 보면, 가장 직접적으로 체감되는 변화는 화장실의 청결도가 확연히 향상된다는 점이다. 서서 소변을 볼 경우 발생하는 스플래시 현상, 즉 소변이 튀어 주변에 오염을 일으키는 현상은 육안으로 보기보다 훨씬 넓은 범위로 퍼진다. 실제 연구에 따르면 서서 소변을 볼 때 변기 주변 1.5m까지 미세한 오염 입자가 퍼질 수 있다.
이러한 위생 문제는 단순히 보기 싫은 수준을 넘어, 세균 번식과 감염 확산의 경로가 될 수 있다. 가족 구성원이나 공용 화장실 사용자에게는 간접적인 건강 위협이 되기 때문에, 앉아서 배뇨하는 습관은 공동 생활 공간의 위생 수준을 높이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특히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이라면 위생 관리 차원에서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심리적 안정감과 수면의 질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생리학적으로는 앉은 자세가 더욱 안정적인 배뇨 환경을 조성한다. 이것은 특히 야간뇨 증상을 자주 겪는 중년 남성들에게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서서 소변을 보면 중간에 흐름이 끊기거나, 잔뇨감이 지속되어 다시 잠자리에 들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면 앉아서 소변을 보면 더 깊고 안정된 배뇨가 가능해, 수면의 질까지 향상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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