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 인천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빈대와의 전쟁’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시 각 지자체와 지자체 보건소에 따르면 25개 자치구 중 7곳에서 17건의 빈대 발견 신고가 접수됐다.
일례로 지난 2일 서울 중구 남대문 쪽방촌 일대의 한 고시원에서 빈대가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고 보건소의 점검 중 침대 매트리스와 침구, 벽지 등에서 실제로 빈대가 발견됐다. 빈대가 출몰한 방과 가까운 방 3곳에서도 빈대가 발견돼 방제 작업이 이뤄졌다.
인구가 밀집한 서울에서도 각지에서 빈대 신고가 잇따라 시민 불편이 이어지면서 서울시 역시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여러 사람이 드나드는 영화관에 갔다가 빈대에게 물리거나 빈대를 집에 옮겨올까 봐 걱정돼서다.
기숙사 공동생활을 하는 대학가에서도 걱정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대구 계명대 기숙사에서 빈대가 출몰했다는 지난달 중순 보도가 불씨가 됐다.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이들도 혹시나 여행 중 빈대에게 물리거나 소지품에 빈대가 기어들어갈지 몰라 자구책을 찾고 있다.
서울시는 일단 민원이 쪽방촌·고시원 등 주거 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유형의 공동주택에 집중되는 상황을 감안, 위생 취약 시설 빈대 방제에 예산 5억원을 긴급 교부하며 집중 관리에 나섰다.
서울시는 쪽방촌·고시원에서 빈대 발생 여부를 스스로 확인할 수 있도록 자율 점검표를 제작·배부하고 소독제를 지원하는 한편, 빈대가 발생하면 방제를 지원하고 이후에도 신고센터를 통해 관리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또 지난 달 31일부터 지자체와 쪽방촌·고시원 외 빈대 발생 가능성이 높은 숙박시설, 목욕장, 찜질방 총 3175곳의 전수 점검을 시작했다. 빈대 예방법을 홍보하고 시설 소독·침구 세탁 여부 등 위생관리 실태를 특별 점검할 방침이다.
숙박시설 등에서 빈대가 발생한 경우 신속히 방제하도록 조치하고 첫 방제 작업 이후 10일 간격으로 2회 추가 점검해 빈대가 박멸됐는지 확인한다.
시민이 많이 이용하는 지하철,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도 방제 대상이다.
서울지하철의 경우 직물 소재 의자를 주기적으로 고온 스팀 청소하고 직물 의자를 단계적으로 변경해 나갈 예정이다.
6일 인천시 서구에 따르면 지난달 서구 모 사우나에서 빈대 성충과 유충이 발견된 이후 해당 업체 관련 민원 7건이 잇따라 접수됐다.
민원 중에는 이 사우나와 같은 건물에 있는 고시원을 언급하며 방역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거나 구청이 손 놓고 있으면 안 된다는 주장이 포함됐다.
빈대 출몰 이후 사우나에서는 4일간 소독 작업이 진행됐으며, 서구는 업체 측에 경고 조치와 함께 과태료 90만원 처분을 했다.
이 업체는 지난달 24일 목욕장 영업을 재개했으나 빈대가 발견된 찜질방 시설은 박멸이 확인되기 전까지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
하지만 해당 사우나와 같은 건물에 있는 고시원은 점검 대상에서 빠졌다. 온라인상에서는 해당 고시원에도 빈대가 살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이에 인천시 서구는 공중위생관리법상 관리 대상인 목욕탕·사우나와 달리 자유업종으로 분류되는 고시원의 경우 구청에 명확한 관리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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