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단백 식단 섭취로 인한 장벽 및 장기능 저하 등과 관련된 영향이 남성에 비해 여성에게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특히 고단백질 식단이 권장되는 운동선수에게 다소 우려스러운 연구 결과라 할 수 있다. 게다가 성별에 따라 차이가 있어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장벽 기능 저하가 더 클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할 부분이다.
이에 연구팀은 향후 단백질 섭취량에 대한 권장사항은 장내 환경이 관여하는 만성질환의 예방이라는 관점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단백질은 필수 영양소 중 하나로 개별 음식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인 건강 유지 및 증진에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 또한 단백질의 소화 및 흡수는 매우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섭취한 단백질의 최대 10%는 소화되지 않은 채 대장에 도달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장은 공생균이 고밀도로 존재하는 기관으로,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은 대장에서 세균에 의해 발효된다. 이때 소화되지 않은 음식물의 양이 많으면 유익한 장내 세균인 비피더스균이나 유산균에 영향을 미쳐 소화되지 않은 단백질을 분해하는 세균이 늘어날 가능성이 지적되고 있다.
아직 명확하게 결론 짓지 못하는 점이 많지만, 단백질 섭취 증가가 장내 세균총의 유해한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유익한 장내 세균이 감소하고 유해한 장내 세균이 증가하면 장벽의 염증이나 파괴로 인해 기능이 저하되는 ‘장누수증후군’이라고 불리는 상태가 될 수 있다. 또한, 장누수증으로 인해 혈액 내 유해물질이 섞여 전신에 만성 염증을 유발하고, 심혈관 대사질환이나 신경퇴행성 질환, 혹은 정신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장벽 기능에는 성차가 존재할 가능성도 보고되고 있는데, 노화에 따른 변화도 성별에 따라 다르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단백질 섭취와 장기능의 연관성 및 성별 차이 유무에 대해서는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점이 많다.
연구팀은 “과도한 단백질 섭취에 따라 분해되지 않은 단백질이 장내 세균총의 구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그 세균 유래의 대사산물이 장내 장벽 기능을 저하시킨다. 이러한 영향에는 성별에 따른 차이가 존재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연구는 분변 샘플에 단백질을 첨가해 나타나는 변화를 관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박테리아 분포가 유의미하게 변화하고 대사산물에 성별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
연구 대상은 소화기 질환이 없고, 지난 2개월 이상 항균제, 완하제, 프로바이오틱스, 프리바이오틱스를 복용하지 않았으며, 채식이나 고단백 식단 등 특정 식습관이 없는 건강한 성인 남녀 각 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검체 채취 후 유청단백질, 생선, 우유, 콩, 달걀, 완두콩, 그리고 마이코단백질과 같은 비가수분해 단백질 0.9g을 첨가해 박테리아를 분석한 결과 단백질 첨가 시 단백질 분해성 세균인 박테로이데스와 클로스트리듐 코코이데스가 증가했다.
동시에 박테리아 유래 대사산물인 페놀, p-크레졸, 인돌류, 암모니아의 유의미한 증가가 확인됐다. 또한, 첨가하는 단백질의 종류에 따른 영향의 차이도 관찰됐다.
성별에 따라 비교했을 때, 클로스트리디움 클러스터 IX와 p-크레졸 수치는 남성에서 더 많이 증가했지만, 암모니아 생성량은 여성이 더 많았다. 또한, 세균군과 그 대사산물과의 관계에서 성별에 따른 유의한 상호작용이 관찰됐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는 식이 단백질의 가용성이 증가함에 따라 박테리아 군집이 보다 단백질 분해성 표현형으로 변화하고, 이러한 변화가 장내 투과성 증가와 관련된 박테리아의 최종 대사산물의 증가와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음을 설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결과는 우리의 연구 가설과 일치하며, 이러한 영향의 상당 부분이 성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한 것이다. 중요한 점은 단백질 공급원이 세균총의 구성과 세균의 대사 결과 모두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로 운동선수의 장 기능에 초점을 맞춘 연구는 아니지만, 운동선수는 장 기능이 저하돼 장누수증이 발생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원인으로는 훈련 부하로 인한 소화관 혈류 감소, 저산소증, 아데노신 삼인산(ATP) 고갈, 산화 스트레스 등이 꼽힌다.
단, 아미노산의 시스틴 및 글루타민 성분이 운동선수의 장 투과성 증가를 억제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기에 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에 따라 그 영향은 다를 수 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