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흡, 심박, 혈압, 소화 등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중요한 기능들이다. 이들은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조절된다. 이런 주요 기능들을 자연스럽게 조절하는 시스템을 가리켜 ‘자율신경계’라고 한다. 흔히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나뉜다.
자율신경계는 글자 그대로 ‘자율적’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일상적인 노력을 통해 개입하는 것은 가능하다. 마치 자율주행 모드로 운영되는 차량에 언제든지 수동 조작이 개입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신경계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자율신경 조절 방법에 대해 알아본다.
자율신경 조절 방법, 왜 필요한가?
자율신경은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의 균형으로 몸의 다양한 생리적 기능을 조절한다. 교감신경은 긴장과 활성화 영역을, 부교감신경은 안정과 이완 영역을 주로 관장한다. 건강을 위해 적당한 움직임과 휴식이 병행돼야 하고, 신진대사 역시 주기적인 휴식을 필요로 하는 것처럼,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 역시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 균형은 주로 교감신경의 과도한 활성화로 인해 깨진다.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는 대표적인 요인이 바로 스트레스, 불안, 우울과 같은 정신건강 요인들이다. 누군가는 ‘정신력이 약하다’라는 말로 개인 탓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겪어본 사람들은 안다. 정신력이라는 말로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것을.
일상을 수시로 침범하는 스트레스로 인해, 인간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교감신경 활성화를 경험한다. 이로 인해 소화불량, 불면, 각종 대사 이상, 면역력 약화, 만성 피로, 정신건강 질환 등을 겪게 된다.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위해, 자율신경 조절 방법을 이해하고 익히는 것을 더 미뤄서는 안 된다.
자율신경 조절 방법 – 1. 호흡
호흡은 딱히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반대로, 일부러 의식하면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는 과정이기도 하다. 호흡 조절은 준비물도 따로 필요 없고, 어떤 상황에서든 알맞게 시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면서도 매우 효과적이다.
보통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호흡은 얕고 빠르다. 일부러 호흡법을 바꾸도록 훈련을 한 사람이 아니라면 1~2초 내로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과정을 반복하게 된다. 이때 호흡을 깊고 느리게 유지하는 것은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몸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인 호흡을 보통 ‘흉식 호흡’이라 한다. 반면 의식적으로 깊게 하는 호흡은 심호흡 또는 ‘복식 호흡’이라 한다. 방법은 간단하다. 보통 숨을 쉴 때 가슴이 오르락내리락 하는 느낌을 기억하며, 그 느낌이 배에서 이루어지도록 의식적으로 해보는 것이다.
물론 실제로 공기는 횡격막 아래로 내려갈 수 없다. 다만, 숨을 깊게 들이쉬면 횡격막이 아래로 내려가면서 흉강의 용적이 늘어나기 때문에 배로 호흡하는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난다. 즉, 그 정도로 숨을 깊게 들이마시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것이다.
들숨과 날숨 사이에 숨을 멈추는 과정을 더해 총 3단계로 이루어진다. 약 4~5초 정도 숨을 들이마시고, 4초 정도 멈춘 채로 있는다. 그런 다음 약 5~6초 혹은 그 이상에 걸쳐 천천히 내쉬는 과정이다.
각 과정을 몇 초씩 하느냐에 따라 여러 가지 호흡법이 있지만, 초심자에게는 그 시간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평소보다 배 이상 깊게 호흡을 유지함으로써, 체내 산소 공급 효율을 높인다는 것이 포인트다. 이로써 심박수를 안정시킬 수 있고 신체와 정신을 편안한 상태로 이끌 수 있다.
자율신경 조절 방법 – 2. 명상
깊은 호흡을 익숙하게 할 수 있게 되면 명상이 좀 더 수월해진다. 명상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고 각각의 포인트가 다르기 때문에, 체계적으로 배우기 위해서는 전문가를 통해 배우는 편이 낫다. 하지만 일상 속 스트레스를 다스릴 정도의 간단한 명상은 기본 원리만 알면 누구나 실천할 수 있다.
명상의 기본은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다. 흔히 명상을 할 때 조용하고 편안한 환경을 강조하는데, 이 역시 호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기 시작할 때, 코에서부터 공기가 빨려들어가 몸 속으로 들어가는 느낌, 횡격막을 아래로 밀어내며 몸속에 공기가 가득차 있는 느낌, 다시 공기가 위로 올라오며 밖으로 빠져나가는 느낌에 하나하나 집중해보는 것이다.
이 과정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영 어색할 수밖에 없다. 처음 시도할 때는 대체 어디에 집중하라는 것인지 감을 잡지 못해, 자꾸 다른 생각을 떠올리게 되기도 한다. 상관없다. 생각이 떠올라 호흡의 흐름을 놓치면, 그냥 그 생각을 인정하고 다시 호흡으로 돌아가는 연습을 하면 된다.
흔히 ‘마음챙김’이라 하는 기법도 이러한 명상의 원리를 응용한다. 마음챙김은 ‘현재 순간’으로 집중의 범위를 확장한다. 하나의 순간을 구성하는 요소는 여럿이 있기 때문에, 그 순간 자체에 집중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따라서 초심자들은 어느 순간을 구성하는 여러 감각 중 하나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좋다.
예를 들어, 걸을 때 발바닥이 땅에 닿는 느낌, 걸을 때 뺨이나 팔 등의 피부에 바람이 닿는 느낌 등 특정한 감각 하나에만 집중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집중’을 통해 수시로 떠오르는 생각으로 인한 스트레스 반응을 줄이고, 심신을 편안한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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