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인들은 상대적으로 잠이 없다’라는 말에 동의하는가? 모든 노인에게 적용되는 이야기는 아니겠지만, 대체로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어느 정도 입증된 바 있다. 나이가 들면 왜 잠이 줄어들까? 나이에 상관없이 잠 잘 자는 법은 없을까?
나이와 수면 문제의 관계
미국의 수면 심리학자 셸비 해리스 박사는 “60~70대에 접어들면 ‘깊은 수면’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많다”라고 설명한다.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야뇨 증상으로 밤에 잠이 깨는 일도 더 많아진다.
나이가 들면서 신체는 여러 모로 변화를 겪는다. 보통은 기능이 저하되는 쪽으로 변화가 이루어지며, 수면 패턴에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성장 호르몬, 수면 호르몬 등의 분비가 감소하면서 총 수면 시간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깊은 수면이 줄어들고, 전체적인 수면의 질이 저하된다.
또한, 노화와 함께 뇌의 신경세포도 감소하게 되며, 이는 신경계의 균형에도 변화를 초래한다. 이러한 변화는 수면 주기를 조절하는 데 필요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을 일으켜, 깊은 수면 단계의 비율을 감소시키는 원인이 된다.
한편, 노년에 접어들면서 여러 만성질환이 발병하는 경우가 흔하다. 이런 질환은 때때로 수면을 방해할 수 있을 정도의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잠을 자던 중 통증으로 인해 깨어나게 되는 것 역시 수면 단계 비율이 줄어드는 것과 연관이 있다.
깊은 수면 단계는 비렘 수면의 세분화된 단계 중에서도 가장 깊은 단계에 해당한다. 근육의 회복 및 성장 등 신체적 회복과 발달이 이루어지는 단계이기도 하다. 하지만 노인의 경우는 전반적으로 근육이 감소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깊은 수면을 취하더라도 근육 회복 및 성장 효과가 덜하다.
깊은 수면의 효과를 충분히 누릴 수 없는 상황은 피로감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활동량이 줄어들며, 근육의 사용 빈도가 감소해 근육량 감소를 더욱 가속화한다. 이는 다시 수면의 질을 악화시키는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

잠 잘 자는 법의 핵심, 수면 환경
‘적절한 수면 환경’은 모든 연령대에 강조되는 요소 중 하나지만, 특히 노인들에게는 더욱 세밀하게 권장할 만한 요소다. 해리스 박사는 “시원하고 어둡고 조용한 수면 환경을 유지하라”고 강조한다. 가뜩이나 수면의 질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라면, 이런 요소가 미비한 수면 환경으로 인해 더 질 낮은 수면을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잠 잘 자는 법의 또 한 가지 사례로, 낮 시간을 이용한 명상이 제시되기도 한다. 보통 노인들은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낮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때 5~10분 정도 시간을 내 명상을 시도하면, 뇌를 더욱 편안한 상태로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줄이고 이완된 상태를 유도해 수면을 촉진할 수 있는 것이다.
여유로운 낮 시간을 보낼 수 있다고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낮잠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이는 수면의 규칙성을 유지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노인들의 특성을 고려한 제안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총 수면 시간이 줄어든 노인들이 낮잠까지 자 버리면, 밤에 잠을 이루기는 한결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규칙적인 수면 습관만 유지하더라도 바이오리듬을 유지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 적지 않은 도움이 된다.
지속적인 수면 문제 해결법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는 건 신체적 변화에 따라 자연스럽게 수반되는 현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수면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까지 그냥 감내하라는 의미는 아니다. 무엇보다, 수면이 부족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건강 문제들을 잘 알고 있지 않던가.
게다가 신체 기능이 약해진 노인들은 수면 부족으로 발생하는 건강 문제에 더 크게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수면 부족 자체는 어느 정도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것이 피로감이나 무기력함 등 어떤 이상으로 다가온다면 반드시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편안한 잠자리가 될 수 있도록 수면 환경을 개선하고, 총 수면 시간은 줄어들더라도 그 안에서 규칙적인 패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수면 문제로 인해 일상에 영향을 받고 있다면, 수면 클리닉 또는 상담 치료를 통해 개인 맞춤형 처방을 받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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