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특수’…용인 부동산, 대단지 완판 행진
집값도 선방…경기 하락 속 용인만 상승세
삼성·SK하이닉스 대규모 투자에 정부 지원도 가세
수도권 부동산 경기가 전반적으로 움츠린 모습이지만, 경기도 용인만큼은 예외다. ‘반도체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대단지 아파트가 잇따라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분양 열기 달구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의 대규모 투자와 정부 차원의 규제 완화 등 지원책이 힘을 보태면서 ‘반도체 특수’의 최대 수혜지 위상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작년 용인에 나온 4개 단지 중 3곳이 완판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분양 완료’ 소식을 듣기가 어려워진 만큼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지난달에는 처인구 남동에 들어서는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 총 1,681가구 대단지가 100% 계약을 마쳤다. 앞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와 ‘역북 서희스타일스 프라임시티’가 100% 계약을 마무리했다. ‘용인 둔전역 에피트’도 완판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경기도 미분양 아파트 현황(2025년 1월 말 기준)에 따르면, 도시형 생활주택을 제외한 용인시 처인구의 미분양 물량은 43세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역 내 주택 수요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집값도 선방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해 용인 아파트값은 0.13% 올랐다. 경기도 전체가 -1.13% 하락했지만, 용인은 반대 흐름을 보였다.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1월 표준지 공시지가는 용인 처인구가 3.9% 올라 도내 시군구 중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이들 단지의 ‘조기 완판’을 견인한 주역은 ‘반도체’였다.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은 삼성전자가 총 360조원의 투자를 예고했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은 SK하이닉스가 120조원 투자를 예정하고 있으며, 올해 2월에는 팹 1기를 착공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 팀장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기대감은 경기 남부권 전역에 공통적으로 깔려 있지만, 용인이 유독 좋은 분양 성적을 거두는 이유는 대규모 투자 계획이 실제 가시권에 들어섰기 때문”이라며 “향후 관련 일자리 창출과 인구 유입이 본격화되면, 용인 부동산 시장의 상승 동력 역시 더 견고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이동·남사읍 일대에는 삼성전자가 360조원을 투자해 팹 6기 등을 짓는 더 큰 규모의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단’이 계획대로 내년 착공에 들어가면 용인 지역 가치가 더욱 뛸 전망이다. 정부가 송전선로 비용,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과 용수 공급도 적극 지원한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산단 조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2월에도 국토부는 내년 착공을 목표로 상반기 중 토지 보상에 착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여러 지원책도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2월, 국토부에 따르면 반도체 산업단지를 관통하는 45번 국도의 이설·확장 사업 또한 상반기 중 턴키 방식으로 발주될 예정이다. 앞서 반도체 연구·개발(R&D) 및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 기간 연장과 공제율 상향을 골자로 하는 ‘K칩스법’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를 통과해, 기업들의 투자와 연구개발이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5일에는 반도체를 포함해 등 첨단전략산업을 폭넓게 지원하기 위해 50조 원 규모의 첨단전략산업기금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기금은 한국산업은행에 조성된다.
교통 인프라도 개선 중이다. 경강선 연장(계획)이 추진중이라 판교 접근성 개선도 기대되며, 동탄2신도시를 잇는 국지도 84호선은 현재 공정률 70%로 2026년 12월 개통을 앞두고 있다.
호재가 이어지는 만큼 신규 분양 아파트에도 관심이 쏠린다. 대우건설은 앞서 완판된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1단지에 이어 ‘용인 푸르지오 원클러스터 2∙3단지’를 올 3월말 분양 예정이다. 전용면적 59∙84㎡ 총 2,043가구 규모로, 앞서 공급된 1단지와 합쳐 총 3,724가구의 대규모 브랜드 타운을 이룬다. ‘첨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 국가산업단지’로 이어지는 45번 국도 옆에 자리를 잡았고,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일반산단’로 이어지는 국지도 57호선과도 연결되어 있어 양대 반도체 클러스터 접근성이 빼어나다. 도서관과 체육시설 등 다채로운 커뮤니티시설 및 우수한 조경도 마련될 계획이다. 특히, 은화삼지구를 관통하는 45번 국도 상부공원화가 추진되고 있으며, 삼성물산 리조트 부문이 상부공원 조성을 맡아 차별화된 조경을 선보일 예정이다. 상부공원화가 진행되면 1~3단지를 분절 없이 하나의 생활권으로 누릴 수 있다.
분양 관계자는 “가시화되고 있는 대규모 반도체 실감한 고객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어 2∙3단지도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며 “이번 SK하이닉스의 투자 발표 이후 용인 처인구의 미래 가치를 선점하려는 투자자들의 문의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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